[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차기 사장에 최승호 MBC 해직PD가 내정됐다. 방송문화진흥회는 제21차 정기이사회에서 사장후보자 3인(임흥식·최승호·이우호)에 대한 최종면접을 진행하고, 직후 표결을 거쳐 최승호 PD를 MBC 차기 사장에 내정했다. MBC는 오늘 주주총회를 열고 최승호 내정자를 최종 선임한다.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는 7일 제21차 정기이사회에서 사장후보자 3인에 대한 최종면접을 진행한 후 표결을 통해 최승호 MBC 해직PD를 차기 사장으로 내정했다. 야권이사들의 불참 속에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두 차례 표결을 거친 끝에 나온 결과다. 방문진의 표결은 재적인원 9명 중 과반이 넘어야 의결되는데 5명인 여권 이사들의 표심이 엇갈리며 2차 표결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MBC 새사장으로 내정된 최승호 해직 PD(방송문화진흥회 제공)

최승호 내정자는 사장 내정 발표가 난 직후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MBC가 그동안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끼쳐드렸는데 MBC가 국민께 돌아가는 기회가 됐다"며 "제가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데 꼭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승호 내정자는 최우선 과제로 해직자 복직과 인적 쇄신을 꼽았다. 최 내정자는 "우선은 해직자들 복직에 대해서 회사의 대표로서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MBC를 이끌어갈 분들을 선임해서 MBC의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게 발등에 떨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승호 PD의 차기사장 내정소식이 전해진 이후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내어 "MBC가 '노영방송'이 됐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승호 내정자는 "MBC에서 노조는 구성원들의 자율적인 의지를 수렴해내는 중요한 조직체"라며 "늘 노조가 했던 역할은 공정방송을 망치는 일에 대해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싸운 역할이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노조와 가깝다느니 멀다느니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선입견을 가지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승호 내정자는 이날 최종면접에서 인적쇄신과 관련해 "노사 공동으로 재건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한 것은 좀 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과정으로 해나가려고 한 것"이라며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 조직을 망치고 동료를 망친 구체적 근거가 있는 분들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고 청산 대상을 명확히 밝혔다.

최승호 내정자는 시용·경력사원들에 대해 "이분들이 뉴스를 하는 과정에서 불공정보도 비윤리적 취재행위 이런 부분들이 문제가 됐었다"며 "그런 문제에 대해 치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최 내정자는 "화합은 꼭 필요하다"며 "잘못은 잘못이 있는 대로 정확히 밝히고 그러고 난 뒤에 자연스럽게 (화합의)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작자율성과 보장에 대해 최승호 내정자는 "저 자신이 MBC에 있을 때 20여년 동안 프로그램을 잘 만들 수 있었던 것도 MBC가 당대의 어떤 방송사보다 자율성을 보장해줬기 때문"이라며 "사장으로서의 인사가 가장 문제(요인)이다. 사장의 인사권을 견제하는 견제하는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승호 내정자는 2012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MBC로부터 해고당했다. 당시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은 외부 인터넷매체와 만난 자리에서 최승호 PD를 이유 없이 해고했다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최승호 내정자는 해직 이후 '뉴스타파'를 제작하고 영화 '자백'·'공범자들'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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