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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소매체 '특종 가로채기' 도넘어이미 보도된 내용, '단독' 달아 기사 게재…"시청자·독자 속이는 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11.16 13:47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거대언론의 중소매체 '특종 가로채기'가 도를 넘고 있다. 다른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 대해 인용보도는 없어진 지 오래됐다. 게다가 이미 나온 기사를 작성하면서 '단독'이라는 말까지 제목에 달아 내보내는 일도 횡행하고 있다.

▲2017년 3월 8일자 일요신문 보도 일부(위)와 3월 14일자 중앙일보 보도. (사진=일요신문-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지난 3월 14일 중앙일보는 <[단독] '이건희 동영상' CJ 전 직원 전자레인지로 휴대전화 파기>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서 중앙일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생활 동영상을 만든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전 CJ제일제당 부장 선 모 씨가 체포 직전 자신의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파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자랑스럽게 '단독'이라는 말을 제목에 붙여 자신들이 이 내용을 처음 보도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미 이 내용은 중앙일보에 앞서 일요신문이 보도했던 내용이었다. 중앙일보 보도보다 1주일 앞선 지난 3월 8일 일요신문은 <'이건희 동영상' 발단은 삼성 vs CJ 파워게임?> 기사에서 검찰 사정에 정통한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선 부장이 압수수색을 앞두고 사용 중인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등 증거를 파기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전국민적 관심이 쏠렸을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비선진료 의혹에 대한 많은 기사들이 보도됐는데, 그중 하나가 JTBC가 지난해 11월 9일 보도한 <[단독] 최순실 일가 진료 병원에 '동시다발 정부 지원'> 기사다. 해당 기사에서 JTBC는 "오늘 또다른 병원이 등장했다"면서 "서울 강남의 이른바 프리미엄 병원 '차움'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JTBC는 최순실 씨와 최 씨의 언니 최순득 씨, 조카 장시호 씨, 전 남편 정윤회 씨까지 이 병원의 주 고객이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16년 11월 7일자 일요신문 보도와 11월 9일자 JTBC보도. (사진=일요신문-JTBC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이 역시 이미 일요신문에서 보도했던 내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JTBC 보도에 앞서 11월 7일 일요신문은 <[단독] 최순실-최순득-박근혜 억대 회비 의료센터 고객이었다> 기사에서 대학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나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그 소문을 들어 알고 있다. 최순실 씨와 그 언니인 최순득 씨,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함께 차움병원에서 '안티에이징' 등 진료를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최근 시사인 보도로 실소유주 논란이 일고 있는 '다스'와 관련해서도 JTBC는 지난 11월 14일 <[단독] MB 아들 인수 업체에 수십억 자금 빌려준 다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서 JTBC는 "다스의 지분이 전혀 없는 이시형 씨(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회사(에스엠)에 무슨 이유로 이처럼 많은 돈을 빌려준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일요신문에서 이미 한 달 전에 보도했던 내용이다. 일요신문은 지난 10월 14일 <[단독] 이명박 아들 이시형 '제2의 다스' 설립 확인'> 기사에서 "에스엠은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지 않는 한 다온을 인수할 수 없었던 셈"이라면서 "이 씨를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이 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이미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러한 행태는 결국 자사 기사의 클릭수를 늘리려는 언론들의 어긋난 단독 경쟁이 부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미 다른 언론사에서 보도된 걸 단독을 달아서 다시 보도하는 건 시청자와 독자를 속이는 일"이라면서 "언론윤리에 비춰보면 바람직한 태도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진봉 교수는 "결국 자극적인 기사나 단독기사 등을 통해서 더 많은 트래픽을 유도하고, 광고를 유도하려는 건데 그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면서 "그것도 큰 언론사가 중소언론사가 보도한 내용을 보도하면서 단독이라고 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가치와 언론윤리에 맞지 않는 도둑질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온라인 시대에는 모든 게 축적된다. 찾아보면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속일 수 없는 뻔한 거짓말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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