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13일 김장겸 MBC 사장의 해임결의안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를 통과했다. 방문진은 이날 중으로 주주총회를 소집해 사장 해임 절차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진행하고, 찬성 5명, 기권 1명으로 이를 의결했다. 야권 추천 김광동 이사는 이사회에 참석했지만 투표를 앞두고 퇴장해 '기권' 처리됐다.

방문진은 이날 김장겸 사장의 퇴직연금 등 관련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별도의 지침이 있을 때까지 지급을 유보했다. 지난 2013년 김재철 전 사장은 방문진의 해임이 결의되고,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 처리가 완료되기 직전 자진사퇴해 3억원 가량의 퇴직금을 수령한 전례가 있다.

또 방문진은 사장이 해임되면서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할 때 과도한 권한 행사를 방지하기 위해 인사나 새로운 계약 등을 하지 못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방문진은 MBC에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MBC가 이에 응하지 않을 때는 나머지 30%의 지분을 소유한 정수장학회와 13일 중 주주총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 해임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13일 방문진 이사회가 김장겸 사장 해임을 결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완기 이사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미 정수장학회와 얘기가 됐다”며 “오늘 중으로 주주총회가 열리지 않겠냐”고 밝혔다. 또 이완기 이사장은 “MBC가 소집하지 않아도 (방문진과 정수장학회가) 지분 100% 총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주총회를 할 수 있다”며 “이미 그런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말했다.

유기철 이사는 “MBC에 오늘(13일) 내 주주총회 소집공문을 보내 MBC가 거부하거나, 회피하면 6시에 주주총회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완기 이사장과 여당 추천 김경환, 유기철, 이진순, 최강욱 이사는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안을 지난 2일 발의했다.

그동안 야당 추천 권혁철, 김광동, 이인철 이사 등이 태국 출장과 김장겸 사장의 소명 불응 등으로 두 차례에 걸쳐 회의가 무산됐다.

이날 이사회에서 야당추천 김광동 이사만 참석해 "취임 6개월 밖에 안된 김장겸 사장이 사장직에서 해임돼야 할 하드코어적 이유를 대라"며 해임안의 부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완기 이사장은 “노조 파업을 72일간 지속하고 있고, 시청자들의 시청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장겸 사장 해임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표결을 선언했다.

방문진은 새 사장 선임 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완기 이사장은 “사장 추천 과정에 대해 아직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진 않았다”면서도 “(사장 임명에) 한 달 이상 끌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완기 이사장은 “선임 방식에 대해 고민만 있지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 “사장추천위원회도 좋은 방식이긴 하지만 여러 우려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이사들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문진은 오는 16일 정기 이사회를 앞두고 있다. 16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는 그동안 속기록을 작성하지 않고 폐기하고, 회의록에 이름이 명기되지 않는 점을 개선하는 안이 이미 상정돼 있다. 한달 이내 사장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MBC 사장 선임과 관련한 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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