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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하를 버려야 할 때다[하재근의 TV이야기]
하재근/문화평론가 | 승인 2010.05.02 12:55

'심은하의 남편'으로 유명한 지상욱 씨가 “아내가 유명 배우였다는 것이 자신에겐 아무런 의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지상욱 씨는 "언론에서 후보자 아내에게 관심을 쏟는 것이 좀 과하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엔 정치인 부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젠 모든 가족이 올인해서 정치판에 선거를 치르는 그런 문화도 바뀌어야 된다"고 했다네요.

황당한 말입니다. 한국 최고의 스타를 부인으로 둔 것이 아무 의미도 없다니요. 사람들이 지상욱이란 이름 석 자를 알게 되고, 그가 갑자기 유명 정치인이 된 것은 순전히 '심은하의 남편'이라는 타이틀 때문입니다. 심은하 같은 부인을 두지 못한 정치초년생들이 들으면 울화가 터지겠네요.

언론에서 후보자 아내에게 쏟는 관심이 과하다며 가족이 올인해서 선거 치르는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말을 지상욱 씨가 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지상욱 씨 측이 자신의 사무실 개소식 때 심은하가 참석할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보도자료를 연예기자들에게까지 배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와 심은하는 참석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심은하가 만약 참석했다면 각종 연예뉴스는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심은하 소식으로 도배가 됐을 것이고, 지상욱 씨는 일약 스타 정치인으로 부상했겠죠.

이런 걸 보면 지상욱 씨도 대스타 부인 심은하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활용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언론의 관심이 너무 과하다고 비판하면서 그 관심을 절묘하게 이용하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면서 아내가 유명 배우였다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니, 너무 가식적인 말 아닌가요? 사실 주부들은 웬만한 3선 의원 이름도 못 외웁니다. 지상욱 씨는 심은하 덕분에 주부들에게 정치지도자급 인지도를 거저 얻었습니다.

이 정도로 덕을 봤으면 자신의 오늘을 만들어준 부인의 효과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대신에 앞으로 본인이 잘 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 훨씬 솔직하게 느껴질 겁니다. 부인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면서 개소식 때 부인이 참석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건 너무 옹색하네요.

   
 

- 심은하를 버려야 할 때 -

지상욱 씨의 말 중에 "언론에서 후보자 아내에게 관심을 쏟는 것이 좀 과하다"는 말은 어쨌든 맞는 말입니다. 비록 지상욱 씨측이 그 관심을 즐기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들긴 하지만, 말 자체는 맞는 얘기죠. 심은하에 대한 관심이 너무 과합니다.

심은하가 정치인과 결혼을 하고, 그 정치인이 지금 대중정치에 나서려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능력과 국민의 검증으로 책임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상욱 씨는 스타 부인 덕분에 저절로 지도자급 인지도를 얻어버렸습니다. 이건 반칙입니다.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 지상욱 씨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이 그 못지않은 열정과 신념을 가지고 대한민국 정치에 참여하려 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단지 부인을 잘 뒀다는 이유만으로 저 만치 앞서서 출발한다면 반칙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정당한 정치질서가 아닙니다.

지상욱 씨는 지금 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로 우리 국가의 정치를 하려 합니다. 그렇다면 국민은 그를 냉정하게 검증해야 합니다. 대스타 부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남편에게 후광 효과를 만들어줘서 냉정한 검증을 어렵게 할 겁니다.

언론의 시시콜콜한 심은하 부부 동정보도가 국민들이 그 부부에게 정이 들도록 하는 효과도 있겠죠. 이러면 부지불식간에 국민들이 그 부부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돼 정상적인 판단이 힘들어집니다.

그러므로 지상욱 씨 말대로 언론은 이제 심은하에 대한 과한 관심을 거두어야 합니다. 심은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면 정당하지 않은 정치적 효과가 발생합니다. 그것은 결국 부메랑처럼 국민에게 해가 되어 돌아올 겁니다. 이젠 대스타 심은하를 버리고 정치인의 부인 '심은하 씨'를 인정해야 할 때라는 것이죠.

만약 배경 좋은 집안의 자제들이 외국에 다녀온 다음, 유명 여자 스타와 결혼해 그 인지도를 바탕으로 정치지도자가 되는 패턴이 생겨버린다면 우리나라 정치판은 정말 우스운 꼴이 될 겁니다. 그런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인의 부인이 된 순간, 우린 '대스타 그녀'를 버려야 합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하재근/문화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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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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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imfem 2010-05-02 14: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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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imfem 2010-05-02 13: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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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imfem 2010-05-02 1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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