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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 수립 공청회, 누구를 위한 자리인가?[2주에 한번, 이주이야기]
박진우 / 이주노조 활동가 | 승인 2017.11.13 11:25

지난 2007년 한국정부에서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을 제정하고 2008년부터 외국인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10년간 1,2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이 시행되었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제3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 계획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첫 번째 이주민 정책이자 그 기반을 마련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이주노동자 당사자의 목소리는 물론, 관련된 노동인권단체들의 의견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채 11월 8일에 첫 번째 공청회를 열고 12월에 외국인정책위원회를 열어 최종적으로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3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 초안마저도 지난 1,2차에 비해 달라진 것이 별로 없고, 그동안 쏟아진 숱한 국내외 인권기구들의 권고나 이주노동인권단체들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아서 그 우려가 상당히 크다. 이에 이주노동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일방적인 ‘3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 논의 반대한다! 인권·노동권에 기반을 둔 계획을 수립하라! 이주인권단체 기자회견>를 열고 이후 공청회에 참여하여 토론자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정부 측 입장과 문제제기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3차 외국인 정책기본계획의 비전은 <국민공감! 인권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안전한 대한민국>이고, 핵심가치로 <상생>, <통합>, <안전>, <인권>, <협력>을 두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초안이기 때문에 향후 변경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인권을 국정운영의 중심기조로 내세우는 정부의 외국인정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미흡해 보인다. 지난해까지 시범운영을 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중인 초단기 계절 이주노동자 제도(이에 대해서는 지난 기사 <초단기 계절 이주노동자 제도 전면시행에 부쳐>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다)를 전면적으로 더욱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나, 도입국가별 배정 시 국가별 ‘불법체류율‘과 ’남용성 난민신청율’을 반영하겠다는 것도 이주노동자의 인권 노동권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올해 8월 7일 충북 충주 공장 기숙사 옥상에서 목을 매 숨진 27살 께서브 스레스타의 사건처럼, 고용허가제로 인해 사업장변경을 하지 못한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문제해결 의지나 대안적 방향을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외국인 권익 옴부즈맨 제도, 외국인근로자 산재 예방을 위한 맞춤형 지원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추상적인 내용에 불과할 뿐 실질적 인권보호 여부는 판단하기가 어렵다.

2017년 11월 8일 제3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가 구로 꿈나무극장에서 열렸다. 당일 공청회 관련 기자회견 사진.

지난 10년 정책과의 차별점 부분에서 외국인 지원 관련 국민 부담이 증가했다는 점을 들면서 앞으로 수익자 부담형 이민, 통합기금을 도입하겠다고 한 부분 역시 비판이 많았다. 이미 지금도 비자 연장이나 체류자격 변경 등에 드는 수수료가 과도하게 인상되어 많은 이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통합체계와 체류, 영주, 국적을 연계하겠다는 부분도 사회통합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최소한의 체류연장조차 허가하지 않겠다는 점에서 그 어떤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이주민통제강화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이주공동행동 정영섭 공동 집행위원은 토론문에서 ‘3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정영섭 공동 집행위원은 이미 10년 이상 체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무시한 채 무조건적인 비전문직 취업이민자들의 정주화 방지 강화는 장기적인 방향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5년 내 현재수준의 절반가량으로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을 줄이겠다며 신속출동팀, 광역단속팀 등을 확대 운영할 것이 아니라, 미등록을 발생시키고 있는 제도상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정부는 우수인재, 전문인력 유치 등을 늘 일순위로 두면서 재정을 많이 지출했지만 이에 대한 성과가 어떠했는지 전혀 알 수 없고,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전문 이주노동자(고용허가제)에 대한 사업장 변경 보장, 퇴직금 국내 지급 등의 대안적 제도 논의가 반영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들은 가장 최근인 2017년 유엔사회권위원회 권고를 포함하여 이미 국제사회에서 수차례 권고되었던 내용으로 대표적인 것만 뽑아도 다음과 같다.

2012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권고
: 당사국이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촉구하고, 강제 추방된 노동자의 수, 근로감독 중에 적발된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수, 노동조건, 구금기간에 관한 정보를 요청한다. 위원회는 당사국이 합법적으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경직된 고용허가제 때문에 미등록이 되지 않도록 모든 조취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2017년 유엔 사회권위원회 권고

: 사업장변경을 제한하고 사업장 변경시 이주노동자들을 사용자의 권한에 종속시키는 고용허가제상의 조건들이 이주노동자들을 착취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에 여전히 우려한다... 당사국이 고용허가제하에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사업장변경 제한을 폐지할 것을 권고한다. 

2015년 유엔 인종차별특별보고관 보고서

: 근로기준법 56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정규 근무시간 외의 노동에 대하여 모든 사람들이 시간외 수당 전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라; 이주노동자의 계약서에 숙식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경우 적절한 숙식의 기준을 명확히 하라; 고용노동부가 정기적으로 모든 농장을 점검하여 근로기준법과 고용허가제 계약을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그리고 의무를 위반한 고용주에 대한 적절한 제재를 포함해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

2014년 ILO 전문가위원회 권고

: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들이 차별에서 효과적으로 보호되도록 보장

이밖에도 농축산업, 어선원 이주노동자, 이주여성, 이주아동, 난민, 인종차별 철폐 등 이주운동영역에서 제기되고 있는 주장들이 나왔지만 시간관계 상 모든 부분을 다 이야기하지 못하였다. 전체토론에도 많은 문제제기와 의견 등이 제시됐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추후 반영하겠다는 모호한 답변 외에 어떠한 방식의 의견수렴절차를 거칠 것인지, 추후 공청회 여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직접 공청회에 참석한 유일한 이주노동자였던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끝끝내 발언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의 대상인 이주노동자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공청회는 과연 누구를 위한 자리인 것인가?

촛불정권을 자임하며 인권의 가치를 핵심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는 조금 나아진 방향의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을 바라는 것은 과한 기대인 것일까? 오랜 기간 동안 국내외 인권기구들이 권고한 내용, 이주노동조합을 포함한 이주노동인권단체들이 숱한 기자회견과 집회를 통해 외친 구호들,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를 문재인 정부가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박진우_ 2012년부터 이주노동조합의 상근자로 일을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대안학교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고 있어서 언젠가는 이주아동 대안학교 선생님을 하겠다는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일을 한 지 5년이 되어가지만 부족한 외국어실력 탓인지 가능한 한국어로만 상담을 하고 있다. 이주노조 합법화 이후에 다음 역할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무엇을 하더라도 스스로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박진우 / 이주노조 활동가  pjww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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