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가전사들이 공공기관에 정부가 채택한 기술 표준과 다른 유럽식 UHD TV를 납품하면서 재고 떨이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30일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UHD TV 공공기관 납품 내역’을 공개하고, 올해 공공기관에 납품 된 1만2242대의 UHD TV 중 9583대가 정부가 채택한 기술 표준과 다른 유럽식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신경민 의원은 “회수된 줄 알았던 유럽식 UHD TV가 공공기관에 버젓이 납품됐다”며 “삼성과 LG전자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재고‧털어내기를 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신경민 의원은 “삼성과 LG전자는 대한민국 대표 가전사답게, 유럽식 UHD TV 구매자 피해 보상과 더불어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신경민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공공기관에 제대로 된 표준제품 구매 안내를 안 한 것도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 및 공공기관에 UHD TV 구매 관련 안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 공공기관 UHD TV 납품 내역 (단위 : 대) (자료=신경민 의원실)

신경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공공기관에 납품한 UHD TV 가운데 69.7%에 달하는 5547대를 유럽식으로 납품했다. LG전자는 4036대의 유럽식 UHD TV를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

UHD 방송 표준 기술은 미국식과 유럽식으로 나뉜다. 과기정통부와 지상파 방송사는 유럽식 표준을 적용한 UHD 시험방송을 실시했지만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미국식 UHD TV를 기술 표준으로 확정했다. 시험방송이 실시되고 기술 표준이 확정되는 동안 삼성과 LG 등 가전사는 유럽식 UHD TV를 생산·판매했다. 하지만 실제 방송은 미국식으로 진행돼 기존 유럽식 UHD TV를 산 소비자들은 별도의 셋톱박스를 사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가전사들은 올해부터 일반매장에서 미국식 UHD TV를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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