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방송문화진흥회 구야권 이사들이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고영주 이사장은 자진 사퇴 의사가 없으며 오히려 불신임이나 해임되면 법적 다툼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기철·이완기·최강욱 이사 등 구야권 이사는 24일 “고영주 이사장은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책무를 소홀히 했을 뿐 아니라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질렀다”며 불신임 안을 사무국에 제출했다.

구야권 이사들은 사무국에 제출한 불신임 결의안에서 “고 이사장은 그 동안 MBC의 불법경영과 경영진의 부도덕을 은폐・비호함으로써 MBC의 공적 의무의 실현과 경영의 관리․감독이라는 방문진의 기본 책무를 방기했다”면서 “MBC 구성원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MBC의 특정 임원과 함께 모의하고 교사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또 구야권 이사들은 “(고영주 이사장은) 편파적으로 이사회를 이끌고, 다수를 내세워 정관이나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등 부당한 방식으로 방문진을 운영했다”면서 “MBC 본사, 자회사, 계열사로부터 골프접대와 고가의 선물을 받는 등 개인적 비위로 이사장으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실추시켰고, MBC사옥 처리 과정에서도 과도하게 권한을 남용했다”고 강조했다.

구야권 이사들은 “(고영주 이사장은) 공당의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낙인찍는가 하면, 국회, 검찰, 사법부, 언론, 학교 등 우리 사회 곳곳에 공산주의자나 프락치가 있다는 등 ‘선을 넘어선 이념편향적 발언’으로 사회혼란을 부추기고 공공연하게 사법부를 불신하는 등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날 고영주 이사장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자신 사퇴 의사가 전혀 없다”며 불신임이나 해임되면 법적으로 따져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영주 이사장은 “처음에는 25일쯤에 이사가 선임되면, 26일 쯤 이사회를 열어서 툭툭털고 나간다는 생각했다”면서도 “지금 나가면 비리가 있어서 나가는 것처럼 뒤짚어쓰게 생겼다. 내가 비리가 있는지 없는지 끝까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고영주 이사장은 “자진사퇴를 하나 안하나, 서너 시간 차이”라고 덧붙였다.

또 고영주 이사장은 “불신임 결의도 받고, 방통위 해임도 받고 해서 내가 옳은지 그른지 법적으로 끝까지 따져보겠다”며 불신임 이후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고영주 이사장은 MBC의 저널리즘 가치 하락이나, 시청률 하락 등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광우병 보도 같은 것도 없어지지 않았냐”며 “MBC의 신뢰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구야권 이사들은 고영주 이사장의 불신임안에 처리에 대해 “보궐이사가 선임되는 대로 빠른 시간에 이사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25일 전체회의에서 보궐이사를 선임하게 되면, 이르면 26일 방문진 이사회가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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