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통영=양문석 통영정책연구원 이사장] <디지털타임스>가 19일 자 8면에 ''부실 원인' 해양플랜트 안한다더니…대우조선 또 저가입찰'이란 큰 제목으로 대우조선해양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작은 제목으로 '노르웨이 FPSO 저가입찰 논란', '"사업중단 약속 어긴것 모자라 한국업체간 출혈 경쟁 부추겨 무리한 수주잔량 채우기 꼼수'라며 격렬히 비난했다. 큰 제목과 작은 제목만 보면 우리나라 조선업체끼리 또 '저가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괴롭히는 것으로 비친다.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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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뉴스를 살펴보니 <디지털타임스> 단독 보도다. 기사 내용 중 출처가 명확한 것이 하나도 없다. <디지털타임스> 기사로 들어가 보자.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보다 저가로 수주금액을 써낸 것을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 대우조선이 수주를 따낼 목적으로 입찰가를 대폭 낮춰 적어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제시한 금액에 비해 대우조선 입찰가격이 적어도 200억~300억 원 낮게 책정됐다"며 "지금같이 신조선가가 바닥인 상황에서 낮은 입찰가를 제시할수록 유리한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가 수상하다. 기자는 '조선업계에 따르면 …', '일각에서는 …', '업계 관계자는 …'이라고 가리키면서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저가 경쟁을 주도함으로써 우리나라 조선업체가 함께 어려워진다고 보면, 이런 주장의 출처를 못 밝힐 까닭이 없다. 우리끼리의 '저가 수주 경쟁' 은 사실상 살인적이었고, 이제는 하지 말아야 할 제살깎아먹기 경쟁이 분명한, 정당한 비판이고 합리적인 주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타임스>는 업계, 일각, 업계 관계자로 출처를 두루뭉술하게 밝히면서 몇 가지 구석에서 의심을 자초한다.

첫째, 특정 업체를 비난할 목적으로 썼거나 둘째, 정보와 주장의 출처가 이해관계자이거나 밝혀져서는 안 될 다른 내용이 있거나 셋째, 핵심내용의 전제나 평가가 합리적이지 않을 때. 이럴 때 기자는 출처를 숨기는 경향이 강하다.

<디지털타임스>는 기사 제목을 통해 저가경쟁을 대놓고 꼬집었다.

그런데 정작 왜 저가경쟁인지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근거가 없다. 특정 기업과 소유 관계로 얽혀 있는 언론이 해당 특정 기업의 경쟁사를 비판하는 기사를 쓸 때는 스스로 엄격해야 한다.

<디지털타임스>의 대주주는 문화일보다. 40.65%의 지분을 문화일보가 갖고 있다. 문화일보 대주주는 사실상 현대중공업이다. 지난 1998년 현대그룹이 계열을 분리했을 때, 현대중공업이 출자한 문우언론재단과 동양문화재단이 문화일보 지분 중 각각 30.63%로 모두 61.26%를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가 기사를 이런 식으로 쓰면, 자신들의 대주주가 현대중공업이라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과 경쟁한 현대중공업이 사실상 손자회사인 <디지털타임스>를 동원해, 대우조선해양을 '저가경쟁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여론조작에 나선 것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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