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소음을 만들어 내던 유세 소리와 지겹도록 눈을 괴롭히던 선거 현수막, 그리고 마치 세상에 중요한 것은 오직 그것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모든 매체를 장악했던 선거 소식. 선거가 끝나고 나니 이제야 온몸의 감각이 제자리를 찾는 느낌이다. 감각들은 하나의 사건이 터지고, 그것이 수습되어 마무리 되고 난 후에 재발견되는 그 일상의 자리로 돌아온다. 해피엔딩의 영화처럼 돌아온 일상 속에 평온함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우리가 돌아온 일상은 오히려 사건이 일어나기 전보다 (혹은 그 사건을 경함한 이후에 오는 그 시차 때문에) 더욱 남루하고 적대적인 것으로 남아 있다.선거는 이 남루한 현실을 마치 한 번에 변화시킬 수 있을 것만 같은 엄청난 과장과 기만의 포화상태 속에서 진행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선거는 (
나는 정치를 모른다. 내가 직접 경험해본 정치 행위라는 것은 기껏해야 선거 때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일뿐이다. 특정 정당의 당원이 돼본 적도, 다만 몇 푼이 됐든 정치 기부금을 내본 일조차 없다. 힘 센 정치인들이 텔레비전에 나와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민주주의니 국격이니 국가안보니 주워섬기면서 자기들이 마치 이 나라의 운명을 두 어깨에 죄다 짊어진 양 떠벌이는 걸 보면 정치라는 것도 실은 그들만의 잔치이거나 힘겨루기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지 10년이 다 되도록 정치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으니 주류언론이 정치뉴스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도 실은 잘 모른다. 얼마 전까지 기자였던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변신해 청와대에서, 국회에서 언론 자유에 반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당을 위해 언성을
봄철엔 이사가 잦다. 이삿짐을 나르는 고가 사다리의 작동 소리가 아침 잠을 깨우곤 한다. 우리는 현대의 유목민이다. 우리에겐 자기가 사는 곳에 익숙해질 기회가 없다. 만일 익숙해지고 있다면, 그건 떠날 때, 바뀔 때가 됐다는 신호일 뿐이다. 손낙구의 책 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절반이 넘는, 셋방 사는 가구의 80%가 최소 5년에 한번 이사를 한다. 5년이 지나면 동네 사람 3분의 2가 바뀐단다.마흔 여덟 해를 살면서 열여덟 번의 이사를 했다. 평균으로 치면 2년 반 마다 이사를 한 셈이 된다. 그 중 열일곱 번의 이사는 지금의 아파트로 오기 위한 과정이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나셨지만, 필자의 부모는 단 한번도 셋방살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2년 전 이 맘 때 마련한 필자의 아파트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6.2 지방선거가 끝났어요. 선거운동 기간동안 후보자 못지않게 허걱거린 집단이 있었으니 언론사 종사자들이에요. 유세장마다 쫒아 다니며 기사쓰기에 바빴더랬어요. 선거기간동안 전북원음방송과 새전북신문사가 만화영화에 나오는 영희 철수처럼 검지를 서로 치켜들고 “크로스!” 외치며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하기로 했어요. 2010 시민매니페스토만들기 전북본부와 함께 를 열었어요. “후보자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자질과 공약을 분석 검증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정책선거 분위기를 조성할 목적”이래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도지사와 교육감, 14개 시군 자치단체장 후보를 대상으로 토론회를 연대요. 지역살림 누가 잘 알고 공부 잘
6.2 지방선거를 통해 명확해진 것은근래 보기 힘들었던 관심이 집중된 6.2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만 두고 볼 때,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견제, 반대, 분노 등이 종합적으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표현으로 노풍이 북풍을 넘어섰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풍은 북풍을 넘어섰으되, 돈풍 또는 부풍을 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견제든 반대든, 노풍의 효과든 그것은 결국 자본의 힘, 더 정확하게는 자본주의적 코드화에 충실한 자들의 힘은 넘어서지 못했다는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선거란 사실 지배의 코드가 대중에게 관철되는 한계 안에서 작동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선거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이슈란 선거 공간에서 코드화됨으로써 이슈로서 자리 잡는 것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가 힘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는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심판이었다. 4대강 사업 중단과 세종시 원안 추진을 당론으로 삼고 있는 야당들이 야권연대를 이루었고 실제 광역단체장 선거공약에는 4대강 공사 중단을 내걸고 선거운동을 하였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당연히 4대강 공사 등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컸다. 시민사회도 과거 선거시기에는 정치권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려 하였던 행적과는 달리 야권연대에 깊숙이 개입한 이유도 바로 4대강 공사 중단을 위해서였다. 여하튼 이번선거에서 야권연대라는 것은 과거 선거공학이라는 것을 적용할 수 없는 특별한 재난상황에 대응하기위한 비상조처였던 셈이다. 나는 특히 이번 선거에서 4대강 사업이 선거쟁점화가 되지
김제동은 옳았다. 선거에 관한 코멘트는 아니었지만 “사람은 틀릴 수 있다고 해도 사람들은 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힘을 여실히 입증했다.정치권이나 언론은 이번 결과가 선거일 이전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를 해석하는 데 분주하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은 부동층 혹은 바닥 민심의 정체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혹자는 유권자들이 앞서가는 후보에 표를 던져 승자에 편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밴드왜건(bandwagon) 대신 약자를 동정하는 언더독(underdog)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침묵의 나선(spiral of silence) 이론이 현상화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 이론은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주류에 속하는 것
2008년 5, 6, 7월 ‘촛불’이 있었다. 거기엔 국민 건강을 무시하는 듯한 정권의 오만한 태도, 이를 둘러대는 정권의 거짓말, 이미 팽배해 있는 학교 줄 세우기의 강화, ‘강부자-고소영’ 내각이란 조롱까지 불러온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정권의 도덕적 불감증 등에 대한 젊은층과 여성의 분노가 있었다.이후 촛불은 침잠했다. 반성하겠다던 정권은 벌금으로, 형사고발로 수많은 시민들을 옥죄었다. 본격적인 방송 장악과 인터넷 통제에 나섰고,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한 비난은 물론 세종 행정도시 건설 방안까지 좌파 정책으로 낙인찍을 정도로 무차별하고 몰상식한 색깔 공세를 노골화시켰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라는 엽기적인 발상을 4대강 사업이라고 말만 바꿔 강행하는 데서 보이듯, 뻔뻔스러움의 강도는 시간이 갈수
고백하건대, 안달했다. 지난 주쯤부터였다. 선거가 임박하고 응답률도 미욱한 여론조사 결과가 '위기'를 조장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후보 단일화'를 위한 압박이 이어졌다. 왠지 안달이 났다. 그렇다고 '후단'에 대한 반박도 뚜렷하게 말하지 않았다. 프레임에 엮이지 않아야 한다, 싶어서였다. 그리고 30일,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가 사퇴하고 유시민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조장된 '위기'에 덧대 안달했던 나는 드러내놓고 우울했다. 하지만 내 안달과 우울은 그저 자기만족과 자기 위안에 불과했음이 곧 까발려졌다. 각성은 한 선배의 말 한마디로부터 왔다. 부끄러워 잠시 고개를 떨궜다. 무언가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거나 혹은 긴장없이 겉으로만 대충 개입하면 '철저히 개입하면서 적절한 거리두기'로 다가갈 수 있는 총체
'다이내믹(dynamic) 코리아', '천안함 사태' 그리고 '그로테스크(grotesque) 코리아'1.난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농담(?)을 심심찮게 하곤 했다. '6․2 지방선거 앞두고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충돌행위를 먼저 벌일까 안 벌일까?'하는 물음을 던지고 나서, 정답은 '못 벌인다. 그 이유로 미국, 중국, 러시아도 벌벌 떠는 '세계 최강' 북한 해군의 보복이 두렵기 때문에'라고 말을 하면 대개는 배꼽을 잡지는 않더라도 크게 웃곤 했다.이렇게 난 천안함 사태 관련 이 정권의 공식 발표를 거의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이지스함이 3척이나 떠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와중에 중어뢰 2개를 실을 수 있는 북한 잠수정이 서해 외곽을 크게 돌아 조류의 흐름을 이용해 천안함 2~3km
최근 천안함 사태 소식을 듣다보면, 옆으로만 퍼지는 버블제트,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에도 탐색해내지 못했던 스텔스 잠수함, 지워지지 않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무력부 공식 매직체까지 “마치 SF같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아마 황당하다는 의미로 SF라는 단어를 사용했겠지만, 사실 SF는 그런 정도로 황당하지는 않다. SF는 지극히 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장르이다. SF를 ‘공상과학’이라 알고 있는 분들에겐 난데없는 이야기겠지만, SF는 전혀 공상적이지 않다. SF는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며, 현실적이고, 정치적이다.SF의 정치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 ‘공상과학소설’이라는 단어부터 잠깐 집고 넘어가자. 한국에서만 사용하고 있는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이 기괴한 용어는 1940년대부터 미국에서 발간
4+5 선거연합과 진보그 동안 진보 세력의 승리를 위해 4+5 선거연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여기서 4는 시민사회단체인 2010연대, 민주통합시민행동, 시민주권, 희망과대안이고 5는 정당인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을 의미한다. 비록 전국 규모의 선거연합은 결렬됐지만, 이곳저곳에서 선거연합이 이루어졌다. 지방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선거연합 특히 4+5 정책연합위원회에서 합의했던 1차 12대 공동정책과 2차 8대 공동정책 및 지방공동정부안은 소중한 진보의 가치를 담고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진보의 가치와 공동정책의 경험은 향후 진보 세력의 대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원래 진보는 역사 발전을 전제로 하여 지금 이곳의 모순과 문제들을 해
'스토리텔링'이 유행이다. 사전적 의미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 이야기가 담화로 변하는 과정’을 뜻하는 스토리텔링은 극영화를 비롯해 다큐멘터리와 같은 사실의 기록을 다룬 영상부터 시작해서 디지털 게임 그리고 광고와 같은 마케팅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상품의 가격과 이미지만을 밋밋하게 보여주는 광고의 시대는 이제 식상하다.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에게 상품을 더 각인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상품의 얽힌 이야기를 가공한다든지 또는 평범한 사람 또는 명인들의 이야기를 들러줌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욕을 자극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기법은 실제 이야길 쓰는 경우도 있고 전설, 신화, 게임 등에 나오는 스토리를 차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라
나름 개인용 컴퓨터와 함께 자라난 세대인지라 어릴 적에는 PC게임을 상당히 즐겨했었다. 20대 중반까지만해도 늘 그렇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위험천만한 던젼을 오가며 퀘스트를 해결하고 레벨업을 하던 롤플레잉 게임이나 국가를 세우고 군대를 모집하여 천하평정에 나서던 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 빠져 두문불출하고 며칠씩 방구석에 쳐박혀 지낸 적도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좋아했던 게임은 스포츠 게임이었다. 워낙 어려서 야구나 농구를 좋아해온 지라 이에 관련된 게임이 출시되면 없는 살림에도 어떻게든 구해서 실행해 보곤 했다. 스스로 마이클 조던도 되고 켄 그리피 주니어도 되는 상상을 모니터 안에서라도 실현시켜 보곤 했던 것이다.나이가 들고, 특히 결혼을 하면서부터 예전처럼 게임을 잘 하지 않게 되었다.
국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원을 ‘자연 사회주의’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공공 공원에 보조금을 주자는 정책을 만든 정부 관료와 정치인에게 ‘좌파’ 딱지를 안 붙인 걸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미국의 명문 야구구단 뉴욕양키즈가 새 양키 스타디움을 열었을 때 수다한 유력 정치인이 포함된 광적인 양키즈 팬들이 보인 열렬한 환호를 말이다. 하지만, 그 화려하고 떠들썩한 잔치의 이면에는 믿기 힘든 미국의 기만적인 친기업 정책이 도사리고 있었다. 2005년 뉴욕시는 공공 공원인 맥콤댐 파크 일부와 멀랠리 공원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공지도 하지 않고 고작 8일 만에 압류했다. 이 땅은 호화 개인관람석 60개가 딸린 새 양키스타디움을 짓겠다는 뉴욕양키즈의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음모론이 존재한다. 단순한 우연이나 재미로 치부하기에는 그 범위나 정도가 상당하다. 음모론은 중요한 인물이나 사건과 거의 필연적으로 연루되어 있다. 예수가 결혼했다는 설이나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에 영국 왕실이 개입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비롯해 중요한 역사적 사건 뒤에 프리메이슨과 같은 그림자 정부가 있다는 소문 그리고 인종차별주의자들이 특정 지역의 인종을 말살시키기 위해서 에이즈를 개발했다는 풍문도 있다.최근에 들었던 음모론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상당히 과대평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과대평가된 이유는 환경 재생 관련 기술들을 가진 세력들이 그것들을 상품화하기 위해 환경과 관련된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음모론에는 대체에너지 산업은 물
"빨간 꽃 노란 꽃 꽃밭가득 피어도하얀 나비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소금 땀 비지 땀 흐르고 또 흘러도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또 저물도록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아련한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이 노래를 다시 떠올린 것은 4대강 공사현장을 지켜보면서이다. 늦가을에 가물막이 공사로 착공한 4대강 공사는 겨울에 폭설이 와도 멈추지 않았고 4월까지 지속된 이상 한파와 잦은 강우, 강설에도 공사판은 쉬지 않고 돌아갔다. 어느 때 부터인가는 깊은 밤에도 하얗게 불을 밝히며 24시간, 주야 없이 공사작업은 이뤄지고 있다. 이러니 쉼 없이 돌아가는 미싱과 함께 다람쥐 쳇바퀴처럼 끝없는 노동의 굴레에 포박당한 8
5월 18일 이른 아침,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망월동으로 가는 길이 현실만큼 암담하고 힘든 과정이 됐다. 기념식으로 가는 길, 경찰들이 나와 비표를 갖지 않은 차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묘역이 가까워질 수록 경찰의 숫자는 더욱 많아졌다. 묘역을 따라 전투경찰들의 버스들이 줄을 섰다. 끝이 보이지 않은 차량의 행렬은 행사 참여자의 숫자를 압도하고도 남았다. 묘지의 주인은 30년 전 국가폭력에 저항해 산화한 이들도 아니었고, 이들을 추모하는 이들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수 없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보이지 않는 대통령의 목소리만이 총리를 통해 일방적으로 흘러나왔다. '화해' '관용' '평화' '대화' '토론' 같은 공허한 말
문화방송(MBC) 언론 노조가 13일 총파업 39일을 맞아 파업을 중단했다. 하루 전, 12일에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김재우 기업혁신연구소 소장을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위원회(이하 방문진) 보궐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김재우는 벽산그룹 대표이사를 지냈고 소위 ‘삼성맨’,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일컬어진다고 한다. 이미 정부는 KBS 정연주 사장을 강제 해임하고 전경련 출신의 손병두 이사장을 포진시켰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결국 자본의 이해관계이다. “언론자유가 영업의 자유 아래 포괄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말은 맑스가 젊은 시절 프로이센의 검열 입법이 갖는 특성을 규명하면서 한 말이다. 맑스는 당대의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경제적 문제들이 밀접하게 관
*스포일러 조금 있음그러고 보니 거기도 술자리였다. "자, 마시자~", "건배~"로 시끌벅적했다. 술상 건너편에 앉은 85학번 선배는 89학번 선배의 눈앞에 검붉은 얼굴을 디밀고 "씨발, 니가 대체 후배들을 위해 한 게 뭐야?"라고 소리쳤다. 89학번 선배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을만큼 눈이 한 움큼 풀려있었다. 흐리멍덩한 눈동자에선 '왜 내가 이런 말을 들어야하지?'라는 의아함이 읽혔다. 디지털시계는 새벽 2시를 찍었다. 그 앞에선 86학번 선배가 "아 씨발, 형 좀 그만해. 젠장할, 20년이 지나도 변한 게 없냐"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래도 85학번 선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옆에 앉았던 92학번 선배는 86학번 선배의 허리춤을 감싸 안고 "형, 그러지 말고 앉아"라고 애걸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