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언론인 압수수색을 직격한 지 하루 만에 검찰이 유시춘 EBS 이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의 회담에서 '언론을 쥘 방법을 잘 아는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오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유시춘 EBS 이사장의 사무실, 자택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유 이사장 사무실은 경기도 고양시 EBS 사옥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달 4일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는 유 이사장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고, 업무추진비를 부정하게 사용한 의혹이 있다며 관련 내용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김홍일)와 대검찰청에 이첩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26일 유 이사장 해임 전 청문을 진행했다.
청문에 임기하기 전 유 이사장은 "누구에게도 청탁하지 않았다. 오직 EBS의 빈약한 공공재정을 확충하고 청소년들이 양질의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진력했다"며 "업무추진비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사용했으며 사적인 용도로 쓰지 않았다. 코로나로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던 시기 일산의 집필실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음식과 선물 등을 구입했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해임 추진은 정부가 그간 진행해 온 공영방송 경영진 솎아내기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일이라 짐작할 뿐"이라며 "사소한 실수가 있었을지언정 무리하게 해임해야 할 사유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해임 처분이 이뤄지면 법적 수단들을 통해 해임의 위법성을 확인받고자 한다"고 했다.
유 이사장 압수수색은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언론·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거론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이 대표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에 대해 중징계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보도를 이유로 기자·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께서도 혹시 말 한마디 잘못했다 '이거 잡혀가는 거 아닌가' 이런 걱정들을 하는 세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는 ▲윤 대통령 관련 언론보도가 명예훼손이라는 이름으로 강제수사가 됐다 ▲MBC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위원장 류희림)의 법정제재 7건이 법원에서 모두 효력정지됐다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 중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그런 내용은 보고받지 않았다" "가짜나 조작일 경우 국가업무 방해로 수사된 것 아니겠느냐"고 답변했다.

30일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언론을 쥐려면 그 방법을 잘 아는데 그럴 생각이 없다' '관여한 바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진 정책위의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사정기관을 장악하고 언론을 장악해 초기에 90% 지지율을 기록한다 한들 끝까지 갈 수도 없고, 차라리 이 상태로 꾸준히 가야 마지막에도 국정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언론을 장악할 생각이 전혀 없고, 관여해서도 안 되고, 관여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방통심의위 '입틀막' 심의·제재 논란과 관련해 '잘 몰랐다', '정부에서 독립된 기관에서 하는 일 아니냐'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한다. 민간독립기구인 방통심의위는 위원 추천권을 대통령과 국회가 갖고, 대통령이 위촉한다. 현재 방통심의위는 윤 대통령이 야당 추천 방통심의위원을 해촉하고, 보궐 위원을 임명하지 않아 여권 절대 우위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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