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성동 전 월간조선 편집장의 EBS 부사장 임명·출근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김 전 편집장은 과거 '신천지 홍보 기사'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EBS 부사장 임명에 정권이 개입한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권이 총선 참패에도 방송장악 논란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미디어스 취재 결과, 다음주 중 김 전 편집장의 EBS 부사장 임명·출근이 예정돼 있다. 앞서 김 전 편집장은 지난달 18일 임명돼 EBS에 출근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보류됐다. 사실상 내정자 신분인 셈이다. EBS는 신임 부사장을 맞이하기 위해 차량, 운전기사, 컴퓨터 등의 준비까지 마쳤다. 

EBS 사옥 (EBS)
EBS 사옥 (EBS)

김유열 사장 취임 후 지난 2년 간 EBS 부사장은 공석이었다. 한국교육공사법(EBS법)은 '임원 결원이 발생하면 30일 이내로 보궐임원을 임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EBS는 법 위반 상태를 이어왔다. EBS법상 부사장 임명 권한은 사장에게 있지만, EBS 부사장 임명에 정부가 개입해왔다는 게 정설 아닌 정설이다. 그동안 EBS 부사장 후보는 정부측에 인사검증 자료를 제출하고, 경찰 세평조회까지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편집장의 기사 <HWPL 이만희 대표 인터뷰-내가 지구촌 전쟁종식과 세계평화운동에 뛰어든 이유>(2016년 5월호)는 신천지 홍보 논란을 빚었다.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은 신천지의 외곽 위장단체로 알려졌다. 이 밖에 김 전 편집장은 ▲'고발사주' 사건과 '김대업 병풍' 사건의 유사성 ▲'자유'의 가치를 아는 윤 대통령 ▲좌파들의 못된 역사 점령 시도 등의 주장을 폈다.(관련기사▶EBS 부사장에 '신천지 홍보 논란' 월간조선 전 편집장)

윤석열 정권이 EBS를 통해 이념전쟁을 벌이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 전 편집장 부사장 임명에 더해 유시춘 EBS 이사장 해임이 추진되고 있다. 차기 이사장 자리를 두고 강규형 이사(국가기록관리위원장)와 이준용 이사(자유언론국민연합 공동대표)가 경쟁 중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공산전체주의' '반국가 세력' 등의 표현으로 보수적 이념을 강조해왔으며 총선 전에는 영화 '건국전쟁' 흥행에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과거 EBS는 ▲독립유공자 후손 다큐 제작 중단 논란 ▲한국사 교재 역사왜곡 논란 등을 빚어왔다. (관련기사▶EBS서 방송판 '이념전쟁' 벌어지나)

더불어민주당은 22대 총선 민심 중 하나로 '언론장악 중단'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5일 "윤석열 정권 2년 만에 여야 영수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받들기 위한 회담이 되어야 한다"며 "영수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져야 될 사안을 말씀드린다. 집권 이래 계속되고 있는 언론탄압과 방송장악 행태에 대해 대통령의 분명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 의장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좌절됐던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법('방송3법')의 재입법도 추진할 것"이라며 "더 이상 공영방송의 사장과 이사들이 정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공영방송을 정권의 충견이 아닌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돌려놓으라는 국민의 요구에 대해서도 화답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동안 공영방송 이사는 '관행'을 이유로 여야가 7대4(KBS 이사회), 6대3(방문진) 구도의 나눠먹기식 추천을 해왔다. 윤석열 정부는 KBS 낙하산 사장, 방문진 이사 강제해임, YTN 사영화 등의 논란을 빚어왔다. 오는 8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교체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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