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친구라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법연수원 동기로서 호형호제할 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중앙대 법학과 2년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다. 또 권성동 원내대표의 주장대로라면 자신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자신의 친구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정형식 헌법재판관도 심판을 공정하게 진행할 수 없는 인물이 된다. 권성동 원내대표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를 맡고 있다. 국민의힘이 헌재의 탄핵심판에 불복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모양새다.

21일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에 대한 의구심의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문형배 대행이 이재명 대표와 과거 연수원 시절 동기로서 노동법학회를 함께하며 호형호제하는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법조계에 파다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문형배 대행이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이자 대통령에 대한 실질적 탄핵소추인인 이재명 대표와 절친이라면 헌재 소장 대행으로서 탄핵심판을 다룰 자격이 과연 있겠나"라며 "지금 헌재에 계류된 10건의 탄핵은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연쇄탄핵이다. 문형배 대행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 탄핵심판의 공정성이 확보될 수 없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오늘 이야기한 문제들을 헌재가 명확히 답변하지 않고 외면한다면 헌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헌재가 왜 장관급 인사들에 대한 탄핵심판보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 속도를 내느냐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심판은 두 번의 준비기일을 모두 마치고 오늘 벌써 세 번째 변론기일"이라며 "그보다 이틀 전에 탄핵(소추)이 가결된 법무부 장관과 경찰청장은 아직 준비기일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왜 이리 불공정한가"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 측은 두 번에 걸쳐 신속재판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는데 헌재는 이를 무시하고 국회 측에 법무부 장관 탄핵 입증계획서 제출 기한을 무려 2주씩이나 줬다"며 "그런데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최종 제출기한인 어제까지도 입증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헌재와 민주당의 짬짬이식 고의지연전술"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재명 대표는 중앙대 법학과 2년 선후배 사이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80학번, 이재명 대표가 82학번이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17기, 이재명 대표가 18기다. 지난해 12월 18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예방한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이재명 대표는 "고시 공부를 같이 한 옆방을 쓰던 선배님"이라고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먼저 하라고 손짓하자 이재명 대표는 "선배님 먼저 하십시오"라고 웃으며 양보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비공개 대화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배우자가 과거 대학생 시절 이재명 대표 미팅을 주선해 준 이야기가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법조인대관을 보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형식 헌법재판관과 사법연수원 17기 동기다. 정형식 재판관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50년 지기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임명한 재판관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 표걸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6일 정혁식 재판관의 처형 박선영 전 의원을 진실화해위원장에 임명했다. 정형식 재판관은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주심 재판관이다.

정형식 재판관은 지난해 12월 2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차 변론준비기일에서 '왜 대통령 탄핵 사건을 제일 먼저 진행하냐'는 피소추인 측 항의성 질문을 받았다. 이에 정형식 재판관은 "여러 탄핵 사건이 들어와 있다. 이 사건이 지금까지는 제일 마지막에 들어온 사건이지만, 대통령 탄핵 사건이 다른 어떤 사건보다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정형식 재판관은 "무조건 앞에 있는 사건부터 처리해 나가는 게 아니라 가장 시급하고 빨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재판관 회의에서 정했던 것"이라며 "탄핵심판은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과 다르다. 헌법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못박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헌재 탄핵심판 지연 문제제기를 하면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사건을 언급했는데, 박성재 장관도 권성동 원내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주장대로라면 집권여당 대표가 사법연수원 동기를 위해 헌재를 흔드는 모양새가 된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대한민국 '1호 헌법연구관'이자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동서대 석좌교수가 있다. 이석연 교수는 지난해 12월 15일 MBN '시사스페셜-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유에 비해 '새 발의 피'"라며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게시될 때도 전원 일치로 파면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적이 있는데, 이번 사안은 탄핵 사유에 있어서 훨씬 더 명확하다. 빠르면 2개월 안에 탄핵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사법연수원 동기 서성건 변호사, 최거훈 변호사, 차기환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이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주장대로라면 집권여당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의 주장을 받아 헌재를 흔드는 여론전을 펴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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