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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보수단체의 난동에서부터 “좌파척결” 주장까지

‘PD수첩’ 판결 법원 풍경은?

2010. 01. 20 by 송선영 기자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 보도와 관련해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 5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법정 519호

오전 10시50분.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법정 519호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꽉 찼다. <PD수첩> 판결 결과를 직접 듣기 위해 몰려든 보수단체 회원들로 법정 안은 물론이고 법정 밖 복도도 북새통을 이뤘다. 이런 변수를 예상하지 못한 채 느긋하게 현장에 도착해 늦게나마 사태를 파악한 기자들은 좌절했다. 취재수첩을 제대로 들고 서있기도 힘든 탓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방청석 앞 쪽에 자리를 잡은 일부 기자들은 보수단체 회원들의 호통에 자리를 빼앗기기도 했다. ‘어디 젊은 것이 앉아있냐’는 게 호통의 이유였다.

법원 관계자가 사람들을 향해 “피고인들이 입장해야 하니 조금씩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법정으로 입장하는 <PD수첩> 제작진을 향해 “누군지 얼굴 좀 보자” “빨갱이들 어디 좀 보자”는 등, 격한 말을 날렸다. 이 때 송일준 PD가 한 보수단체 회원과 눈이 마주쳤다. 이 회원은 “저 ○○ 어딜보냐”며 강하게 분노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은 보수단체 회원의 격한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 한 기자는 ‘신변 보호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문성관 판사가 재판장에 입장했고, 판결문을 읽기 시작했다.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검찰이 주장한 공소사실에 대한 판사의 반박이 이어질 때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발끈했다. 이들의 발끈은 ‘제작진 전원 무죄’라는 판결이 이어진 뒤에는 판사에 대한 모독과 좌파 세력들을 향한 거센 분노로 이어졌다.

▲ 보수단체 회원들이 MBC 카메라 기자를 향해 욕설을 하고 있다. ⓒ송선영
#2. 법정 밖, 그리고 법원 로비

오전 11시30분. 판사가 퇴장 한 뒤 법정은 소리가 뒤섞여 혼란스러웠다. 제작진을 향해 “축하한다”는 환영의 뜻을 밝힌 이들의 목소리와, <PD수첩> 제작진과 판사, 나아가 좌파 세력들을 향한 거센 분노의 목소리가 겹치면서 복도까지 시끌시끌했다.

“이게 무슨 판결이야” “이런 좌파00들” “김정일 같은 것들” 등…. 보수단체 회원들의 거센 분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1층 법원 로비로 내려온 이들은 MBC 취재진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MBC 카메라 기자는 일부 회원들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심한 몸싸움까지는 아니었지만, 신체적 위협이라고 느끼기에 충분한 정도였다. 그들은 “MBC와 좌파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고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물러간 그 자리에 <PD수첩> 제작진이 섰다. 법원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나섰다. 일부 제작진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마음의 큰 부담을 덜은듯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 PD수첩 제작진이 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송선영
#3. 법원 기자실

오후 2시.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정책관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실에 있던 십여명의 기자들은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받아 적었다. 민 전 정책관의 기자회견이 생각보다 길어졌는지 옆에 있던 취재진은 “15분 째 계속 저러고 있네”라며 지루해하기도 했다.

민 전 정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판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오늘 편향된 판결을 보면서 PD수첩 제작진이 그처럼 당당하고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던 이유를 알 것 같다. 국론분열과 대한민국을 국제적인 웃음거리로 만든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면죄부를 준 사법부는 과연 이 나라 법질서와 기강을 세우는 최후의 보루인지를 되묻고 싶다. … 언론의 자유라는 나무 아래에서 더 이상 PD수첩과 같은 허위의 독버섯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민 전 정책관은 교대역 주변에 있는 탐앤탐스라는 커피숍에서 한 측근과 함께 차를 마셨다. (이 커피숍 안에는 나를 포함한 기자 3명이 있었다.)

▲ 민동석 전 정책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선영
#4.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

오후 2시30분. 건국이념보급회, 나라사랑실천운동,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자유민주수호연합, 바른교육어머니회 등 단체가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좌익판사를 척결하자’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최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에 대한 판결,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에 대한 판결,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판결, 그리고 오늘 <PD수첩> 판결 등을 문제 삼으며 좌익 판사, 좌익 세력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좌익세력이 나서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 좌익판사, 좌익 기자들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지만, 그래도 이 대한민국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좌파 판사들이 폭동 주동자들을 다 풀어주고 있다. 판사들 때문에 대한민국이 미쳐가고 있다.”

▲ 보수단체 회원들이 '좌파판사 척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송선영
2010년 1월20일, 법원 앞 풍경은 요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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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 2010-01-22 11:53:53
항의하는 사람들 보면 끔직 하네요
김일성교회 교인들 같아요 하는행동과 말하는 모습이
정일이 사주 받았나 아니면 일성이가 영혼을 불어넣었나
무서우이 우리사는 세상에는 이런사람 필요없는데 북으로 넘어가서 지랄하지
저승사자 2010-01-22 11:36:18
그래 잘하고 있어..그래야 국민들은 더 멀어질테니깐..
그러니까 2010-01-22 10:21:21
너들도 나이들고 할일없어봐라 저러고 논다
아X발 2010-01-22 05:50:05
정말 병.ㅅㅣㄴ같지만 재밌네요.
병x호gu들 2010-01-22 05:13:17
저런 꼴통같은 노인네들 때문에 지금 이나라가 이모양 이꼴이지...저 노인네들은 전두환같은 사람들 보면 아주 환장을 하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