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누가 처음 2PM '재범'을 추방하자 했을까? < 비평 < 뉴스 < 큐레이션기사 - 미디어스

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주요메뉴

본문영역

비평

동아일보에서 시작되어 연예뉴스가 받아 쓴

누가 처음 2PM '재범'을 추방하자 했을까?

2009. 09. 10 by 김형진/객원기자

논란이 뜨거운 사건일수록 그 시발점을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그 시작이 인터넷일 경우에는 파도를 타고, 줄을 잡고 어렵사리 좇아가도, 최초가 아닌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복잡하고 피곤하더라도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그럴싸한 육하원칙으로 써내려가 이후 끔찍한 쓰나미를 일으킨 바로 그 최초의 기사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로 시작하거나 끝나는 기사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수십 번의 클릭질은 기본, 물리적 시간은 물론 손가락 힘이 고여지는 신체적 통증까지 참아야 한다. 보통의 경우 클릭질하는 시간이 아깝고 손가락에 힘주기도 싫어 무시해왔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꼭 봐야했다.

바로, 동아일보였다. 9월 5일, 기사 입력시간은 오전 9시 37분. 인터넷판 동아일보 연예뉴스 카테고리에 <‘2PM’ 재범 “한국 역겨워…美 가고싶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등장했다.

인기그룹 2PM의 박재범이 미국 소셜네트워킹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게시물에는 재미교포 출신인 박재범이 미국 친구, 팬 등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자신의 마이스페이스 게시판에 영어로 올렸다는 글과 해석 등이 담겨 있다. 이 화면이 조작이 아닌 실제 박재범의 글일 경우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범이 2005년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시절에 직접 쓴 것이라는 문제의 글에는 한국은 역겹다(Korea is gay: 'gay'는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속어로 동성애자가 아닌 비하의 표현으로도 쓰인다)” “나는 한국인이 싫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등이 적혀 있다.

▲ 동아일보의 첫 기사 입력 시간은 9월5일 9시37분이지만, 이후 7일 오후4시28분 기사는 수정됐다. ⓒ동아일보 화면 캡처

또 “한국인은 정상이 아니다. 내가 하는 수준 낮은 랩을 잘한다고 칭찬한다. 정말 멍청하다” 등의 글도 있다. 2007년 연예계 데뷔를 앞두고 한국 연예인처럼 꾸민 자신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나의 게이(동성애자) 버전 같다”라고 적은 것도 보인다. 이 게시물에는 또 비가 JYP와 계약을 종료하고 소속사를 이전한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자조 섞인 심한 욕설을 올린 것도 나와 있다.

인터넷에 이 게시물이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은 “돈 벌러 한국에 온 미국인” “당장 너의 나라(미국)로 돌아가라” 등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제2의 스티븐 유(유승준)”라며 재미교포 출신 연예인들의 정체성을 비난하는 표현도 눈에 띈다.

오역논란, 원문논란을 막기 위해 일단 기사 전문을 올린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마지막 기사 수정일이 9월 7일 오후 4시 28분이라는 점이다. 4일 만에 2PM의 재범은 사과도 하고,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하차하였고, 급기야 2PM 탈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버린 터인데. 이틀이 지나는 동안, 기사 내용에 무엇이 첨가되고, 삭제되었는지 수정부분을 알 수 없다는 점을 참고해주기 바란다. 늦은 감 없지 않지만 그래도 현 시점에서 2PM 재범의 ‘한국 비하 발언 논란’이라 불렸던 사건의 최초 기사에 ‘빨간펜 선생님’이라도 되어봐야겠다.

동아일보, '2PM 재범'파문 최초 진원지?

우선에는 기사에는 출처가 전혀 없다. 물론 2PM 박재범이 글을 “한국인을 비하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는 사이트도 있고, 관련 내용도 캡처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 게다가 기사는 “인터넷에 이 게시물이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은 ”돈 벌러 한국에 온 미국인“ ”당장 너의 나라(미국)로 돌아가라“ 등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제2의 스티븐 유(유승준)“라며 재미교포 출신 연예인들의 정체성을 비난하는 표현도 눈에 띈다”고 마무리 하였다. 도대체 어느 사이트에서? 아니면 어떤 게시판에서? 도무지 알 수 없다. 어디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말이다.

참으로 두루뭉술하다. 이것이 바로 연예 기사가 파장을 일으키는 전형이다. 게다가 그 대상이 요새 가장 '핫'한 2PM 아닌가. ‘짐승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는 2PM의 리더 박재범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인 아이콘이었다. 그런 그가 연습생 시절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손톱만큼의 ‘논란’의 여지라도 있기에 기사의 얼개 따위를 따지지 않고 일단 질러보는 것이다.

결국 어찌 되었는가. 재범의 글을 두고 일파만파, ‘한국 비하 발언’이라 논란의 수식을 붙였던 글들을 차치하자. 다만 동아일보가 처음 기사를 쓴 9월 5일 오전 9시 즈음에는 대한민국 국민 4800만 가운데 몇 명이 박재범 논란에 술렁였는지 전혀 알 수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인터넷을 ‘핫’하게 만들고 있다는 동아일보의 기사보다 이후에 이를 받아쓰기에 나선 연예뉴스의 너덜너덜한 촉수에 의해 재범의 ‘한국인 비하 발언’은 인터넷 상의 엄청난 논란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고백하건데 이런 류의 기사를 볼 때다마 ‘난 모른다.’ 이번 역시 재범이 마이스페이스를 이용했는지, 혹은 어떤 글을 썼는지도 몰랐다. 기사를 보고나서야 알았다. 인터넷을 떠도는 그 수많은 ‘연예뉴스’들이 대개 그렇다. 연예뉴스에 앞장서지는 못하지만, 절대 뒤처지지 않는 감각과 속도를 지니고 있어도 대개의 논란들의 경우 언제나 벌써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라고 쓰여 지니 기가 찰 노릇이다. 나 혼자만 뒷북을 치는 상황은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나’ 역시 네티즌이다. 과연 그들의 네티즌은 누구인가? 단언컨대, 이번의 경우 재범의 ‘한국 비하 발언’ 논란은 9월 5일 오전 9시 즈음에는, 단언컨대 ‘논란’까지는 아니었다.

연예뉴스는 무엇을 했는가?

근데 이미 재범의 과거를 들춘 동아일보 기사는 네티즌들 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하였다. 수정하면, 동아일보 덕분에, 줄줄이 받아쓰기에 나선 연예뉴스 덕분에 ‘초! 빠르게 확산’되었다. 재범의 ‘한국 비하 발언’이 말이다. 오역 논란, 재범의 숨겨진 글들의 등장은, 그가 시애틀로 향한 이후였다.

재범을 둘러쌓던 다양한 일들, 현상들은 일단 논외로 하겠다. 다만 재범은 모든 것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단 나흘 만에, 넉넉잡아 닷새 만에 일이다. 그 닷새 사이, 연예뉴스는 무엇을 했는가. 네티즌 사이의 ‘논란’이라며 전했던 동아일보의 기사는 인터넷 어느 공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지, 혹은 문제가 되었던 온라인 사이트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채 그저 ‘논란’을 조장하고 말았다. 네티즌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재범을 소위 말하는 ‘여론재판’의 장으로 떠민 장본인인 것이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투의 기사를 이젠 좀 접어야 하지 않을까. 정확하게 말하면 제대로 ‘선별’하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대체로 이런 류의 기사들이 포탈에 등장한 순간부터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기 마련인데, 과연 기사에서 ‘사실’의 경계는 어디까지라 말할 수 있을까. 게다가 누가, 어디서는 그저 ‘네티즌’이, ‘인터넷’으로 설명하면 끝나는 일, 이건 정말 손 안대고 코 푸는 일이다.

결국, 재범의 ‘한국 비하 발언’이라 불리는 사건은 동아일보 바로, 그 최초 기사가 뜬 순간 ‘논란’이 되었고, 그 시간 이후에 재범은 최악의 궁지로 몰리고 말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최신순 추천순  욕설, 타인비방 등의 게시물은 예고 없이 삭제 될 수 있습니다.
JAY...HELLO? 2010-09-21 17:37:37
제가 너무 주저리주저리 거렸죠?

간단하게 정리해드릴께요



이딴 신선한 개소리는 집어치우시고 좀 보면서 감동받을 기사 올려라 눈이 썩을거같아서 읽기힘들다 아주 지랄은 지들끼리 다 해쳐먹고 살아요 좋은 기사 올려줘요 십장생들 ^^
JAY...HELLO? 2010-09-21 17:33:40
왜 잘못만을 따지려 드나요? 재범의 한국 비하발언이라 아닐수도 있습니다 제왑 비하 발언이라면요?결국 누리꾼들이 자기들 심심하니 일한번 터트려 볼까?라는 장난식의 마음으로 터트리고 재범을 세상끝까지 밀어낸거겠죠 기자들은 또 "아이고 이거 대박인데?"라는 마음으로 당신들의 손가락을 놀려서 기사를 써 올려 제왑을 옹호하는 글을 내어재범을 궁지에 몰려 넣었겠죠 참 신선한 개소리 잘 읽었습니다4년 전 18살때의 일이니 그것또한 고려해야 할지 않을까요?
정말 이딴 신선한 개소리를 올릴려고하시면 근본 조사부터 철저히 하시고 개념기사 올려주세요 이딴 소리에 상처받을 팬들좀 생각해주세요 ^ㅠ^...
ceuuji 2009-11-16 22:06:42
희대의 피해자

재범군 정말 미안합니다.
J A Y 2009-11-16 20:34:53
와............말이안나오네.....
미친거임 2009-09-30 14:03:48
음.. 십하게 뒷북이자만 동아일보 진짜 병맛이네요. 진짜 사람 하나 죽여야 정신차리는게요? 완전 미쳤네요... 당신들 같은 사람들때문에 우리나라 언론이 이따구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