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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별관에 보조출연자 대기실 마련…“권익 위한 첫 걸음”

각시탈 보조출연자 사망 303일만에 마련된 대기실

2013. 02. 14 by 김수정 기자

KBS 별관 앞에는 그간 못 보던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별관 입구 주차장 쪽에 자리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KBS 드라마에 나오는 보조출연자들이 쉴 수 있는 대기실이다.

▲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KBS 별관에서 드라마 출연자 대기실 개소식이 열렸다. ⓒ미디어스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앞에서는 드라마 출연자(보조출연자) 대기실 개소식이 조촐하게 치러졌다. 이날 개소식에는 KBS의 장성환 콘텐츠본부장, 이강현 드라마 국장, 신광식 시설관리부장, 장경섭 시큐리티 팀장,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 노조위원장과 보조출연업체 두 곳의 대표가 참여했다. 고 박희석 씨의 아내 윤아무개 씨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윤아무개 씨는 지난해 4월 18일 버스 전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KBS 드라마 <각시탈>의 보조출연자 박희석 씨의 아내다. 윤아무개 씨는 관련 회사 4곳(KBS, 팬엔터테인먼트, 보조출연업체 태양기획, 버스회사 동백관광)이 보조출연자 죽음에 진심 어린 사과 없이 책임을 회피했던 것에 반발해 지난해 5월부터 3개월 넘게 침묵시위를 벌였다.

‘돈 때문에 시위한다’는 비아냥거림과 악플이 난무했지만 정작 박희석 씨의 유족들이 원한 것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자막 요청 △보조출연자 대기실 마련이었다. KBS는 지난해 9월 6일 <각시탈> 최종회 당시 박희석 씨의 죽음과 관련해 애도와 유감의 뜻을 표한 바 있다. 보조출연자들의 열악한 처우가 개선되길 바랐던 유족들의 두 번째 요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날 개소식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장성환 콘텐츠본부장은 “보조출연자 대기실 마련은 보조출연자의 권익을 위한 첫 걸음”이라며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에 대한 아주 작은 예의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제작현장에서 보조출연자들의 인권과 처우 개선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고 박희석 씨의 아내 윤아무개 씨에게도 마이크가 돌아갔지만 윤아무개 씨는 “할 말이 없다”고 운을 뗀 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이강현 드라마국장은 “보조출연자들이 쉴 곳이 없어 소파에 있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KBS가) 배려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며 “어려운 회사상황에서도 경영진이 결단해 작지만 따뜻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금이나마 추위, 더위에 고생하시는 보조출연자 분들이 여기서 편안히 쉬었으면 좋겠다”며 “KBS는 항상 동료로서 따뜻하게 여러분들과 함께하기를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커팅식 후에는 다같이 새로 지어진 보조출연자 대기실을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보조출연자 대기실은 작은 방 2개와 큰 방 1개로 이루어져 있다.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어 별관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이 대기실은 새벽이나 심야 시간대에 이동하는 보조출연자들이 머무르는 용도로 쓰이며, 주간에는 개방되지 않을 예정이다. 출입에 대한 문제는 KBS, 보조출연자 업체, 보조출연자 노조가 서로 상의 후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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