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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인·경제인 비판 온라인 기사, 기자도 모르게 삭제 반복 "앞으로 주변 압력 책임지겠다" 편집국장 약속 한달 뒤에도 삭제

매일신문 기자들 "기사 쓰고 이렇게 부끄러웠던 적 처음"…왜?

2024. 01. 04 by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대구 지역지 매일신문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한 정치인, 경제인 관련 온라인 비판 기사가 삭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매일신문 기자들 사이에서 ”기사 쓰고도 이렇게 부끄러웠던 적은 처음“이라는 한숨이 터져 나온다.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매일신문지부와 한국기자협회 매일신문지회는 공동 성명 <힘 있는 신문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자가 누구인가? 기자들을 자가검열하게 만드는 자가 누구인가?>를 발표했다. 

매일신문 CI
매일신문 CI

이들은 “기사가 기자 모르게 또 삭제됐는데, 한두 번이 아니고, 두어 번도 아니고, 서너 번도 아니다”라며 “언론으로서 마땅히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외부의 일을 왜 내부 구성원끼리 원망하는 일로 만들어버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자유언론실천위원회와 편집제작평의회에서 관련 문제 제기가 잇따랐고, ‘재발 방지’도 연방 확언했지만 부도난 어음처럼 또다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자 신문 19면에 배치된 <‘홍준표 초상화’ 고교 동창 대구미술관장 선임 논란> 기사는 같은 날 오후 3시 46분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삭제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으며 이후에도 삭제된 이유를 설명받지 못했다.

2022년 5월 31일자 <이인선, ‘2전 3기’ 성공신화?...선거 후 더 골치> 온라인 기사는 출고 2시간여 만에 삭제됐다. 당시 데스크는 기자들에게 “기사가 문제가 될 경우, 즉 회사가 곤란해질 경우에는 웹에서 빼 달라고 할 수 있다”면서 “심각한 경우 조치를 먼저 하고 담당 기자에게 공지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듬해 온라인 기사 삭제가 재차 발생하자 편집제작평의회에서 관련 문제 제기가 있었다. 매일신문은 지난해 5월 1일자 9면에 게재된 <경찰, ‘영주 아파트 토석 무단반출 및 채취량 축소 의혹’ 관계자 입건> 기사를 출고 이튿날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이를 두고 편성제작평의회에서 “기사 삭제 문제는 언론사의 자존심 문제가 걸려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사 삭제에 대한 프로세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온라인 기사 삭제는 반복됐다. 같은 해 11월 <혈세 들여 연수 갔다가 대통령 보러 돌아온 대구 북구의원들> 기사는 출고 2시간여 만에 기사를 작성한 기자도 모르게 삭제됐다. 이에 대해 이춘수 편집국장은 기자들에게 “이번만 양해해달라”며 “앞으로는 사정을 떠나 주변 압력과 항의에 대해 내가 책임지겠다. 불가피하게 기사를 내리면 담당 기자에게 꼭 연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 한달 만인 12월 3일 <대구은행 캄보디아 로비 자금...감찰, 김태오 회장에게 징역 4년. 벌금 82억 원 구형> 온라인 기사가 출고 12분 만에 내려갔다.

매일신문 기자들은 “말로 다시 말을 돌려막기를 반복하니, 불신만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며 “‘힘 있는 신문을 만들어달라는 사주의 당부가 있었다’는 말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갈 따름이다. 현장에서는 ‘기사 쓰고도 이렇게 부끄러웠던 적은 처음’ ‘취재하고 기사 쓰기 힘 빠진다’는 목소리가 늘어난다”고 비판했다.

매일신문 기자들은 “구성원들의 문제 제기 자체를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발행인과 편집인은 온라인상에서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강구하고 구성원 앞에서 확약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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