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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증거 없이 피의자 진술 유출…추측성 보도" "마약 공급책, 투약 정황 등 묘사…모방·선정성 소지" KBS 보도본부 "중대범죄·사회적 관심사안, 실체 규명 필요"

KBS, 이선균 보도 추측성·선정성 비판에 "사회적 관심 커"

2023. 12. 28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배우 이선균 씨 마약투약 의혹 보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당사자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추측성 보도, 피의사실 묘사가 상세한 선정적 보도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KBS 보도본부는 "사회적 관심이 커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KBS '뉴스9'은 이 씨와 서울 강남 유흥업소 실장 A 씨의 전화통화 내용을 입수해 지난달 24일 <[단독] 유흥업소 실장 “5차례 투약” 진술…이선균 측 “허위 주장”>보도를 리포트했다. KBS는 "두 사람의 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등장한다"며 혐의와 무관한 사적 통화 내용을 보도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또 KBS는 "A 씨가 경찰에 관련 내용을 진술한데다 통화녹취까지 존재하자 경찰이 이 씨의 마약 투약 여부를 본격 조사하고 나선 것"이라며 "특히 경찰은 이 씨의 마약 투약 의심 시점과 횟수까지 특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KBS는 "다만, 이런 내용 들은 A 씨의 경찰 진술과 경찰이 확인한 간접 정황을 바탕으로 추정한 내용으로, 경찰은 아직 이 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직접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KBS '뉴스9' 11월 24일  갈무리
KBS '뉴스9' 11월 24일 갈무리

지난 10일 방영된 KBS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서 김형일 극동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 씨와 이번 사건 핵심 피의자인 유흥업소 실장의 전화통화내용 단독 보도가 있었다"며 "시청자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보도 당사자가 부당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유명 연예인 관련된 사안이다 보니 시청자들의 관심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아직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직접 증거는 찾지 못한 상태에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피의자 진술 내용이 경찰 외부로 유출되고, 또 이를 토대로 추측성 보도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임인재 한양사이버대 광고미디어학과 겸임교수는 "이선균 씨, 권지용 씨 등 연예인 마약 투약 여부에 보도 초점이 있었다. KBS 뉴스가 마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시청자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마약보도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뉴스 전달 방법론적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KBS가 마약의 효능과 환각상태, 마약 공급책 등을 상세히 묘사하고 마약 투약 정황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을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임 교수는 "범죄사실을 묘사할 때 범죄의 원인을 개인에 집중한다면 분노만 불러 일으키고 관련 정책 지지와 같은 긍정적 효과는 이끌어내기 힘들다"며 "국민의 알 권리 측면에서 보도내용의 상세함은 있어야겠지만 범죄의 모방 및 선정성 측면에서 마약 보도의 상세함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박희봉 KBS보도본부 사회부 팀장은 "해당 사안은 마약 남용이 공중보건과 사회질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대범죄라는 점, 그리고 유명 연예인이 연루돼 사회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는 점에서 언론이 실체를 규명할 필요성이 컸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팀장은 "경찰 수사가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서 유명 배우 연예인의 마약 투약 정황에 대한 추가 취재가 이루어져 단독 보도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최종 기사화된 해당 보도는 사건 연루 당사자와 경찰, 해당 연예인 등의 입장과 반론을 최대한 취재하고 각 당사자들의 입장을 균형 있게 비교형량해 내용이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수사의 난맥상, 해당 연예인의 반론도 충실히 포함됐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하지만 지적해주신 것처럼 향후 보도에서 시청자의 알 권리와 범죄 피의자의 인권, 정책 제시 등과 같은 다양한 측면이 조화될 수 있도록 취재·제작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KBS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서 박희봉 KBS보도본부 사회부 팀장이 배우 이선균 씨 마약 투약 의혹 관련 단독보도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지난 10일 KBS 'TV비평 시청자데스크'에서 박희봉 KBS보도본부 사회부 팀장이 배우 이선균 씨 마약 투약 의혹 관련 단독보도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이 씨가 사망하면서 이 씨와 유흥업소 실장의 사적 통화내용을 공개한 KBS, 유튜브 채널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KBS 단독 보도가 보도가치가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7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공영방송 KBS가 범죄사실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없는 대화내용을 유출하면서 고인이 생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모멸감을 느끼게 했던 것"이라며 "가짜뉴스나 온라인에서 마구잡이로 떠돌아다니는 개인 신상이나 사생활 관한 정보를 국가가 제대로 규제하지 않으면 안타까운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씨 관련 보도가 최근 2872건에 달한다고 한다"며 "특히 언론이 이 씨의 사생활을 무차별하게 폭로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마약 사건과 관련 없는 사적 대화가 나왔는데 이게 뉴스가치가 있는 것인가. KBS가 선정적 보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KBS가 이 씨의 통화내용을 공개하고, 유튜브에 선정적인 제목과 함께 공개되면서 (뉴스가)더 확산됐다"고 했다. 

이에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KBS 단독 보도에 대해 "뉴스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챙겨보고 재발하지 않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게 옳다"고 답했다. 

한편, 28일 KBS 보도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신청했다는 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글 작성자는 "KBS는 '국민의 알 권리'라는 미명 아래 한 사람의 인권을 잔인하게 짓밟았으며 결국 그를 사지로 내몰았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범죄로 엄히 단죄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신문고 민원을 통해 방심위에 심의를 신청했다는 사실을 알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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