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출근길 문답을 중단한 이후 1년 만에 기자들 앞에 섰다.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며 "모든 것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29일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전국민의 열망을 담아서 민관 합동으로 범정부적으로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며 먼저 엑스포 유치를 위해 활동한 박형준 부산시장, 주요 대기업 회장, 외교부와 각 대사관, 국무위원 등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범정부적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며 "당선인 시절에는 고맙게도 우리 기업들이 여기에 함께하겠다고, 민관이 공동으로 일을 하겠다고 참여를 해주셔서 지난 1년 반동안 정말 아쉬움 없이 저희는 뛰었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저 역시도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개국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통화도 해왔지만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저희가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며 "이 모든 것은 전부 저의 부족이라고 생각해달라. 우리 민관은 합동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다. 이것을 잘 지휘하고 유치를 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전 과정에서 밝힌 국토균형발전,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라는 국정기조는 철저하게 이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서울과 부산을 두 개 축으로 해서 우리나라 균형발전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였다"며 "마치 축구에서 운동장을 전부 써야 좋은 경기가 나오듯 이제 우리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서 더 점프하기 위해 국토의 모든 지역을 충분히 산업화해서 다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외국에서 보면은 알려진 주요도시로서 그 나라를 인식한다고 했다. 멀리 외국에서 보면은 대한민국 하면은 서울밖에 모른다"며 "일본하면 전 세계적으로 도쿄와 오사카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서울과 부산이라는)두 개의 축으로서 세계에 (대한민국을)알리고 이것을 거점으로 해서 발전을 견인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을 해양과 국제금융과 첨단산업, 디지털의 거점으로서 계속 육성하겠다"며 "영호남의 남부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굳이 서울까지 오지 않더라도 남부지역에서 부산을 거점으로서 모든 경제산업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차질없이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 외교라는 기조 하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는 대한민국 국격을 위해서라도 철저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유치 과정에서 국제사회에 저희가 이야기한 우리가 전쟁의 폐허에서 이만큼 성장해오는 데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 우리가 돌려주려고 한다고 했다. 나눔의 엑스포, 연대의 엑스포라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엑스포 유치를 총지휘하고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부산시민들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실망시켜드린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모든 것은 제 부족함"이라고 했다. 대국민 담화 종료 후 질의응답 시간은 없었다.
28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 1차 투표에서 부산은 투표에 참여한 165개 회원국 가운데 29표를 얻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119표를 받아 엑스포를 유치했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받았다. 여권은 투표 전까지 '막판 역전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부산은 결선 투표에도 이르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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