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경영진이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인건비 비중을 20% 수준으로 낮추고 특별명예퇴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명예퇴직 대상은 20년 이상 근속자 1770명이며 구조조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박민 사장은 여러 차례 '인력 감축'을 거론한 바 있다.
KBS는 28일 부장급 이상부터 본사 임원진까지 참여한 ‘위기극복’ 워크숍을 진행했다. KBS는 올해 800억 원 정도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광고수입이 800억 원, 수신료 수입이 197억 원 줄었다.
경영진은 현재 30%대인 인건비 비중을 20%대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타 지상파의 인건비 비중이 20%대 이하로 알려졌다. KBS 예산의 77.4%가량을 차지하는 경직성 고정비 중 42%가 인건비다. 경영진은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직성 고정비가 너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당장 경영진은 특별명예퇴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명예퇴직 대상은 20년 이상 근속직원 1770명으로 고통분담금 성격의 위로금 등을 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추후 구조조정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니어급 인력도 공통직군에 배치될 예정이며 근무성적 하위 5% 미만 직원은 인재개발원에서 별도의 교육 후 새로운 부서에 배치된다. 근무평가 삼진아웃제도는 누적 3회로 변경된다.
또 경영진은 기존 서비스 사업과 신규 자본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프로그램 제작 비용을 15%가량 삭감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 위탁비도 10~20% 삭감된다.
다만 수신료 인력은 기존 163명에서 416명(253명)으로 늘려 현장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구조조정’과 ‘명예퇴직 확대’를 시사한 박민 사장의 계획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박민 사장은 지난 14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명예퇴직을 확대 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인 인력 구조를 개선하겠다. 그래도 인력 운용 효율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구조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입사하면 성과와 관계없이 누구나 상위직급으로 올라가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고 예산의 가장 큰 부분인 제작비 낭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13일 취임식에서 “올 한해 적자가 800억 원을 웃돌 것이라고 하는데 민간 기업이라면 벌써 망했을 것이라는 지적조차 이제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며 “공영방송의 핵심적 재정 기반인 수신료를 낭비하는 적폐는 일소해야 한다. 더이상 기둥 뒤의 직원, 고용 자체가 목적인 조직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후보자 시절 ‘구조조정’을 거론했다. 박 사장은 7일 인사청문회에서 “문화일보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을 때는 구조조정을 직접 기획하고 주도하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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