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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최원준 MBC PD

빈집살래 시즌3 제작 후기 "팔복동에 방문객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2023. 09. 20 by 이영광 객원기자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MBC의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가 지난 9월 6일 방송을 끝으로 1년여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빈집살래> 시즌 1, 2는 빈집을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집으로 재생하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수리수리 마을수리’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번 시즌 3는 전북 전주시 팔복동에 있는 빈집 네 채를 상가로 리모델링해 한 마을을 되살리는 초대형 빈집 재생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전과 후 팔복동 마을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방송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지난 8일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편을 연출한 최원준 MBC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포스터,  최원준 PD (사진제공=MBC)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포스터, 최원준 PD (사진제공=MBC)

<빈집살래 시즌3> 6부작이 지난 6일 4개 가게의 가오픈 모습을 담으며 종영했어요. 1년 넘게 제작하셨다던데 방송 마친 소회가 특별할 듯합니다.

“사실 제작 과정은 많이 고통스러웠어요. 방송도 방송이지만 제가 감당하기에 프로젝트가 너무 컸던 것 같아요.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게 하기까지 조율 과정이라든지 방송 외적인 부분이 너무 많이 힘들었거든요. 근데 한편 돌아보면 진짜 지금까지 방송 만들면서 느끼지 못했던 보람이 있었어요.

그동안 방송이라는 게 끝나면 휘발돼 버리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방송은 달랐어요. 실제로 지금 저희가 인터뷰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전주시 팔복동에 있는 가게 4개와 공원을 소비자들이 이용하고 있고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거든요. 또 거기 운영하시는 분들의 실제 공간이 된 거라 이번 방송 통해 이 세상에 영향을 주는 뭔가를 남겼고, 그게 아직 작동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보람 있는 프로젝트였던 것 같습니다.”

이 프로그램 제작 전에 빈집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이전에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고요. 제작 준비하면서 많이 알아보고 고민하게 됐습니다.”

빈집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된 부분이 있다면?

“전주는 지역 도시 가운데 큰 도시인데도 이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지역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문제는 이게 전주만이 아니라는 점이고, 여러 가지 요소들이 엮여 있지만 분명히 해결해야 되는 사회문제 중 하나예요. 저희가 공영방송이잖아요. 공영방송으로서 충분히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런 요소들을 다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PD님은 이전 <빈집살래> 시리즈는 어떻게 봤어요?

“빈집 재생해서 거기에 거주할 분들 선별한다는 것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해요. 빈집 문제가 서울도 서울이지만 지방은 더욱 심각하거든요. 인구 통계적으로도 우리나라 인구가 늘지 않는데 지방에서도 신도시 개발에 주력하고 있잖아요. 인구는 그대로인데 신도시를 개발하면 구도심엔 자연스럽게 빈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렇다면 그 빈집을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생깁니다.

시즌 1, 2는 거기에 거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채워 넣었던 것 같아요. 근데 시즌 3을 준비하면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싶었어요. 물론 빈집 한 채를 재생해 사람을 살게 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죠. 그런데 중요한 건 동네가 거주지로서의 매력이 살아나느냐, 또 사람들이 찾아오느냐인데 그건 별개의 문제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빈집 한 채를 재생하는 게 아니라 마을 단위의 지역을 재생할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봤습니다. 특정인이 거주하는 공간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법한 가게로 만들면 그 ‘지역’을 재생하는 의미를 갖게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죠. 그런 점에 시즌3의 차이점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주란 도시를 택한 이유는?

“처음에 지역을 특정하고 시작했던 건 아니에요. 저희로선 지역 재생의 의지가 있는 지자체가 필요했고, 사실 많은 지역을 접촉했어요. 지방 도시들은 대부분이 빈집 관련 문제들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여러 지자체에 빈집 밀집지역이나 새뜰마을 사업을 위한 예산이 많이 확보된 상황이죠. 관건은 빈집 재생 예산을 어떤 형태로 쓰느냐인데, 많은 지역을 접촉했지만 통상적인 환경미화 외에 다른 의지를 갖고 있는 지역은 많지 않았어요.

근데 다행히 전주시에서 저희가 제시한 청사진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받아들여 주셨어요. 전주시는 지금까지 다른 지자체가 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지역 재생이나 빈집 재생을 해보고 싶은 의지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전주시라는 ‘관’과, 저희가 함께했던 기업이 글로우서울이라는 기업인데요. 그렇게 ‘민과 관’이 협력해 소외된 지역을 살리는 새로운 형태의 재생 모델을 보여주자는 뜻을 모아 전주시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전주에 빈집이 많을 텐데 왜 팔복동인가요?

“전주시 내에도 여러 군데를 답사했어요. 근데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봐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빈집이 많다고 하더라도 전주시가 행정적인 절차들을 처리하기 좀 더 수월한 곳, 또 마스터로 나왔던 유정수 대표님 경험에 의해 재생했을 때 사람들이 찾아오기에 좀 더 나은 공간 등 여러 조건을 따져봤을 때 팔복동이 낫다고 판단했어요.”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빈집 선택하는 게 중요했을 것 같은데 기준이 있었을까요?

“이번 프로젝트는 결국 빈집을 상가로 바꾸는 거였잖아요. 상가로 바꾸려면 일정 수준의 면적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일단 면적을 고려했는데, 집이 너무 크면 공사비가 상당히 올라가니까 그렇게는 할 수 없었어요. 그러니 적당한 면적의 빈집이 필요했죠. 그리고 이번 시즌 제목이 ‘수리수리 마을수리’인 것처럼 빈집들이 마을처럼 모여 있어야 했어요. 이 정도가 빈집 선정의 기준이었습니다.”

빈집이어도 주인이 있지 않나요?

“그 부분이 중요한 요소였어요. 빈집에 주인이 있으면 저희가 가게로 재생했을 때 빈집 가격이 올라간다든지 해서 이득을 얻게 되는 거잖아요? 그건 공익적이지 않다고 판단했어요. 전주시와 같이 일을 했던 여러 이유 중 하나인데, 이 빈집들은 전주시가 소유하고 있었거든요. 방송 통해서 누가 돈 벌었다는 구설이 나오지 않게 장치를 마련했죠.”

박나래, 채정안, 신동, 김민석 씨가 참여했잖아요. 섭외 이야기가 있을까요?

“사실 섭외는 전형적인 방식으로 했어요. 그러니까 박나래 씨는 자타공인 인테리어 금손에 <구해줘 홈즈>도 하고 계시고 여러모로 유명하잖아요. 이 프로젝트에 그런 이미지가 필요했고요. 채정안 씨 같은 경우도 여전히 센스 있고 트렌디한 분이니까 인테리어 같은 부분에서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신동 씨나 김민석 씨는 자영업을 해보셨던 분들이라 가게 하는 데 어울릴 거라 판단했죠. 굉장히 전형적인 요소들로 이분들 섭외했는데 1년 넘게 같이 일하면서 여러모로 좋았고 결과적으로 잘한 판단이었단 생각이 들어요.”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유정수 글로우서울 대표를 마스터로 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셨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중요한 요소가 있었는데요. 그동안 방송에서 가게를 다뤘던 프로그램에 리스크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연예인분들이 일회적으로 운영하는 가게들은 상관이 없어요. 방송이 끝나면 없어지니까요. 그 외에 가게가 활성화 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많잖아요? 프로그램 진행할 때 열정 이런 부분은 다들 대단하시죠. 근데 문제는 열정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란 점이에요. 가게 운영이라는 게 어느 정도의 노하우도 필요하고 능력도 필요하죠.

저희가 지역(마을)을 재생하겠다는 의도로 가게를 만드는 건데, 물론 100% 성공하는 가게는 없지만 그 가게가 운영이 잘돼야만 지역 재생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려면 검증된 노하우와 능력이 있는 사람 혹은 기업이 필요했죠. 글로우서울의 유정수 대표 같은 경우 서울의 익선동과 창신동, 대전 소제동 등 버려진 공간들을 재생해서 성공시킨 능력과 노하우가 있는 회사고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분이죠. 그런 노하우와 능력이 있는 기업의 대표가 이 프로젝트를 같이 가줘야 재생 성공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PT 대전’도 했는데 왜 넣은 건가요?

“방송에서 어떤 형태로는 건축 과정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건축 방송의 기원이자 바이블이 된 프로그램을 <러브하우스>라고 볼 수 있는데 <러브하우스>에는 건축 과정이 생략됐거든요. 저희는 건축 과정을 담고 싶었는데 과정을 다 보여주는 건 무리더라고요. 그래도 최소한 ‘건축가들과 실장이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이 공간을 변화시킬 것인지’ 계획을 보여드리고, 이 계획이 어떻게 실현되는지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네 팀이나 되니까 그걸 하나의 장치로 보여줄 수 있는 게 PT가 아닐까 싶어서 그런 단계를 넣었습니다.”

건축 과정은 어땠나요?

“여러 가지로 힘들었죠. 사실 건축이라는 게 설계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또 과정에서 비용 변동 요소도 있어요. 그리고 이 비용이라는 건 또 굉장히 많은 요소로 연동이 되더라고요.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초창기에 잡았던 비용과 실제로 들어간 비용이 많이 달라졌어요.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인건비도 변동되고 갖가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갈등도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잘 조율해 나가는 게 중요했죠.

또 건축이 원래 하고자 했던 안대로 꼭 되는 건 아니니까 변동 상황이 생길 때마다 조율하는 일이 힘들었는데, 이런 갈등을 방송에 녹일 수 있는 건 아니죠. 힘든 지점들은 있었지만 다들 마을을 재생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마음을 모아서 좋은 결과물을 냈던 것 같습니다.”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공개모집 해서 4명의 운영자를 선발했는데 일반적인 운영자의 개념인가요?

“가게를 실제로 운영하는 사람이죠. 사장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근데 전체 관리를 글로우서울이 하고 있고, 집은 또 전주시가 소유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 가게의 운영권을 갖고 계신 분이라고 하면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운영자분들은 초기 자본금이 필요하지 않고 홍보 관련 부분도 저희 방송을 통해서 하게 되니까 그런 고민에서 자유롭게, 만들어진 가게들을 운영하시면 되죠.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글로우서울이 여기에 큰돈을 투자해서 이 빈집이 재생될 수 있었거든요. 건축비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운영자분들이랑 거의 1대 1로 수익을 나누는 형태로 계약했고, 그렇게 지속적으로 운영해나가는 방향으로 장치를 마련했어요.”

CEO로 이해하면 될까요?

“그렇죠. 운영자는 CEO에 가깝네요.”

가오픈 때 분위기는 어땠나요?

“‘팔복동에 이런 데가 생겼다’면서 신기해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가게 디자인들도 다 멋있고 음식들도 독특하고 신기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느낌이 제일 강했던 것 같아요.”

가오픈 이후 한 달이 지났는데 팔복동은 현재 어떻다고 하나요?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방송 보고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전주시에서도 여기가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 돼가는 것 같아요. 전주시에 거주하는 분들한테도요. 그리고 저희가 가게 4개랑 공원들도 같이 했는데 그것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단 생각이 들어요. 방문객들이 그냥 먹고 가는 게 아니라 주변도 둘러볼 만한 지역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시고 있거든요. 또 전주 여행하시는 분들이 한옥마을만 가는 게 아니고 여기도 한번 가보자 하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지만 그런 지점에 있어서는 정말 보람된 프로젝트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MBC 빈집 재생 프로젝트 〈빈집살래 시즌3 – 수리수리 마을수리〉 (사진제공=MBC)

방송 제작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제작발표회 때 박나래 씨도 무식하면 용감하다 그런 말씀 하셨는데, 제 입장에서는 정말 너무 크고 어려운 프로젝트였거든요. 방송 제작 기간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제작 기간이 길어지고 그에 연동돼 제작비가 올라가다 보니 방송으로서도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스스로의 압박감이 되게 심했고요. 장기간 진행하며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큰 보람을 느끼게 해준 프로젝트였습니다. 사실 방송적으로도 배운 게 많은 프로젝트였어요.”

어떤 점에서요?

“제가 시사교양 PD인데, 사실 접하는 프로그램 유형이라는 게 제한적이었어요. 근데 이 프로젝트는 매 회차가 매우 버라이어티하게 진행됐거든요. 어떤 회차에서는 빈집을 돌아다니더니, 다른 회차에서는 퀴즈를 진행하고, 어떤 회차에서는 무대 설치해서 PT를 진행하고, 또 어떤 회차에서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처럼 사람들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마지막 회차에서는 가게 운영까지 했거든요. 굉장히 다양한 장르를 압축적으로 해봤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방송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방송으로 마무리가 되는 거지만 네 가게의 운영자분들은 이제 시작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삶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 분들인데, 그 행보가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팔복동이란 마을이 애초 프로젝트 의도대로 잘 살아나도록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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