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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기자 "'라돈 침대와 후쿠시마' 엮는 괴담이라니" 직격 조선일보 기자, 라돈 침대 회사 '불기소' 근거로 '정치가 만든 공포' 주장 IAEA 공동 연구에서 라돈 유해물질 확인

조선일보 '오염수' 칼럼에 "괴담 비판하려 괴담 생산한 격"

2023. 07. 27 by 송창한 기자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조선일보가 2018년 SBS의 '라돈 침대' 보도를 소환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논란과 엮어냈다. 조선일보 기자는 탈원전 정권에서 근거 없이 라돈 침대에 대한 공포가 확산했고 침대 회사는 망했다며 "머지않아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수입되고 오염수도 라돈 침대처럼 잊힐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핵심 근거는 검찰의 침대 회사 불기소 처분이다.

이에 '라돈 침대'를 취재한 SBS 강청완 기자는 "괴담을 비판하기 위해 괴담을 생산하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강 기자는 라돈핵종의 인체 피폭 위험도를 평가한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연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공동으로 이뤄졌다며 "라돈이 인체에 나쁘다는 건 이미 입증된 과학적 사실"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7월 11일 칼럼과 SBS 7월 27일 취재파일 갈무리 

조선일보 한현우 문화전문기자는 지난 11일 칼럼 <[한현우의 미세한 풍경] 라돈 침대와 후쿠시마 오염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논쟁은 5년 전 벌어진 라돈 침대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시판된 침대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됐다는 한 방송사 보도로 시작된 이 사건은 2018년 5월부터 연말까지 침대 공포를 키우며 계속됐다"고 했다. 

한 기자는 "검찰은 지난 2020년 1월 해당 침대 회사 대표를 불기소했다. 라돈 침대와 폐암 등 질병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고 했다. 라돈 침대가 몸에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팔았다는 사기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며 "침대 소비자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법원은 작년 8월 침대 회사 손을 들어줬다. 회사는 이미 망한 뒤였다"고 했다. 

한 기자는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라돈 침대'에 대해 방사선 피폭량이 기준치 이하라는 1차 발표 입장을 번복, 침대 회사 7개 모델에서 많게는 기준치의 최대 9배가 넘는 피폭량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탈원전 정권에서 라돈 침대는 설 땅이 없었다"고 했다. 한 기자는 "과학을 믿지 않고 원자력에 대한 편견을 극대화하려는 소수의 정략적 판단이 이런 코미디를 낳았다"는 2020년 정범진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의 조선일보 기고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한 기자는 "이런 논쟁은 과학에 지독하게 불리하다. 한쪽 플래카드에 '핵 폐기수 너나 마셔라'라고 쓰여 있고 다른 쪽엔 '후쿠시마 오염수 피폭량은 X레이 1회 분량인 0.05mSv의 1000만분의 1'이라고 적혀 있다면 어느 쪽이 읽힐까"라며 "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정화된 후쿠시마 오염수는 당장 1리터라도 마실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기자는 "나는 머지않아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수입되고 오염수도 라돈 침대처럼 잊힐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게 판단할 만한 과학적 지식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정치인과 과학자 중 한쪽을 믿어야 할 때 서슴없이 과학자를 택할 뿐"이라고 했다. 

이에 SBS 강청완 기자는 27일 <[취재파일]'라돈 침대와 후쿠시마' 엮는 괴담이라니>에서 "설마 했던 부류의 글이 소위 정론지에 버젓이 실리고야 말았다. (중략)칼럼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잘 알겠고 그 취지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면서 "그럼에도 해당 칼럼에 대해선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괴담을 비판하기 위해 괴담을 생산하는 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기자는 "라돈 침대는 탈원전 정책 탓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내세우는 근거가 검찰이 라돈 침대 회사 대표를 불기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검찰 수사의 쟁점은 회사 대표의 고의성 여부였지 라돈이 몸에 나쁘냐 마냐가 아니었다"며 "담배회사 임직원들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폐암 환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해서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 아닌 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강 기자는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고, 1992년 라돈핵종의 인체 피폭 위험도를 평가한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는 IAEA와 공동으로 이뤄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영향을 평가한 바로 그 IAEA"라고 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진=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사진=연합뉴스)

강 기자는 "라돈 침대 이슈가 빠르게 잊히는 건 사실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제도적 변화에 따른 현상이고 마땅히 그래야 할 일이다. 언제까지 시민들이 침대에 몸을 누이며 불안해야 한단 말인가"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도 마찬가지다. 과학적 결론이 타당하다면 시민들이 언제까지고 수산물과 해수욕을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그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국민을 설득하고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이 정치인과 학자, 언론의 할 일"이라고 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2019년 9월 17일 <"삼중수소만 빼면 깨끗"...얼결에 후쿠시마 오염수 심각성 인정한 日과학기술상>기사에서 당시 다케모토 나오카즈 일본 과학기술상이 국제원자력기구 총회에 참석해 한 발언을 보도했다. "방사능 오염수는 정화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삼중수소를 제외하면 다른 방사능 물질은 검출되지 않는다"는 발언이다.

조선일보는 이 발언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국제사회에 처음 공론화한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방사성 물질이 잔류한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조선일보는 "‘삼중수소(Tritium)’는 후쿠시마 제1원전서 나온 방사성 물질로 기형이나 암을 유발하는 방사능 물질"이라며 "자연계에서도 나오는 방사능 물질이라 다른 방사성 물질과 비교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원전 오염수에서 나온 고농도 삼중수소의 경우에는 발암이나 기형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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