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시청자위원회에서 ‘노란봉투법을 촉구하는 노동자의 인터뷰는 편파적’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열린 KBS 시청자위에서 윤성준 위원은 “유최안 씨 인터뷰가 노동부 장관 인터뷰보다 2분 길었다고 인터뷰가 불공정하고 편파적이었다는 주장은 시청자로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과연 뉴스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KBS '뉴스9'는 지난해 12월 25일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 부지회장은 지난해 6월 대우조선해양 파업 당시 자신을 0.3평 철제 구조물에 가두는 농성을 했으며, 지난해 말 국회 앞에서 노란봉투법 처리를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진행했다. 유 부지회장은 KBS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 파업 이후 사측이 파업참여자 5명에게 47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며 그렇기에 더욱더 노란봉투법이 처리돼야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KBS는 유 부지회장 인터뷰 이틀 뒤인 27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장관은 노란봉투법은 헌법정신과 우리나라 노동법, 노사관계법 근거를 흔드는 것이라며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9일 개인 페이스북에 “KBS <뉴스9>의 보도는 편파, 왜곡을 넘어 ‘뉴스 농단’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라고 썼다.
정 비대위원장은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다루면서 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의 인터뷰를 8분 48초 동안 내보내며 ‘노란봉투법이’ 처리되면 불법파업이 줄고 노사 갈등이 줄어들 것이라는 민노총의 일방적인 입장만 보도했다”며 “경영계의 우려는 단 한마디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KBS직원연대는 “8분 48초인 민노총 관계자 인터뷰에 비해 노동부 장관 인터뷰는 6분 11초에 불과해 민노총 관계자 인터뷰가 노동부 장관 인터뷰보다 훨씬 길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난에 윤성준 시청자위원은 “기계적 균형을 맞추는 것도 뉴스 보도에 필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언론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라는 것에 차이가 있지 않나, 정치인이나 장관들은 영향력을 굉장히 크게 미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약자인 노동자들, 그다음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는 적게 반영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은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하면서 노동개혁이 굉장히 큰 화두로 떠올라 정치권의 공격도 굉장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 KBS는 사회적 약자, 일반 근로자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정은 위원은 “유최안 부지회장을 초대해 노동자 당사자의 목소리로 노조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전했던 것은 참 반가웠었다. 또 유명 작가를 초대해 산업재해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이야기하면서 해당 사안이 폭넓게 이야기돼야 한다는 보편성을 얻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앞으로도 의외의 인물과 시각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석 KBS 통합뉴스룸 국장은 “제작가이드라인에 KBS가 제공하는 공론장은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가 보장되고 공정하게 전달되도록 노력하자고 돼 있다. 또 특정한 상황에 있어 편견 없이 균형 잡힌 시각과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고 되어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가이드라인에 기계적 중립은 없다"고 했다.
김 국장은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정부의 발표 이런 것이 많이 보도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 인터뷰나 이런 것을 통해 노동자나 사회적 약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로 생각한다”며 “이번 유최안 씨 대담도 마찬가지고 앞으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목소리를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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