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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김남용 춘천MBC PD

“'가고잡소'는 언제든 '중꺾마'에 응답하겠습니다”

2022. 12. 22 by 이영광 객원기자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제35회 전국MBC-TV 작품경연대회에서 춘천MBC 프로그램 <가고잡소(☞ 다시보기)>가 대상을 수상했다. ‘중소기업 청년 상생 프로젝트’를 내건 <가고잡소>는 춘천MBC에서 매주 토요일 방송되는 오피스 예능으로, 강원도 내 백년기업과 유망 중소기업을 소개하고 도내 취업준비생 연결을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의 연봉이나 복지 등 현실의 취준생들이 궁금해할 법한 정보를 제공하며, 기업문화도 파악할 수 있다. 

우수 프로그램 수상 소감과 함께 제작 이야기, 향후 계획 등을 듣기 위해 지난 12일 <가고잡소> 제작하는 춘천MBC 김남용 PD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김남용 춘천MBC PD
김남용 춘천MBC PD

16개 지역MBC 프로그램 중 <가고잡소>가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소감 부탁드려요.

“먼저 이 자리를 빌려 대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이끌어준 이상민 PD님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작품경연대회에서 정규 프로그램의 대상 수상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들었어요. 뛰어난 작품들 사이에서 <가고잡소>가 대상 받은 것은 지역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것, 그리고 보통 딱딱하고 지루한 기업 관련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또 조금 발칙하게 그려낸 새로운 시도로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싶었고요. 무엇보다 5월부터 저희가 쉼 없이 매주 제작에 온 힘을 쏟았는데 그 노력과 열정을 조금이나마 보답받은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가고잡소>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전라도 지역에선 ‘무엇을 하고 싶다’를 ‘무엇을 하고 잡다’로 많이 표현하잖아요. 그것과 조금 연결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풀어서 말씀드리면 저희가 ‘가고 싶은 중소기업 일자리를 소개하고 만들자’라는 의미에서 ‘가고’를, 그리고 일자리가 영어로 잡(job)이잖아요. 거기에 중소기업의 ‘소’를 선택해서 ‘가고잡(job)소’라고 프로그램 이름을 지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역의 취준생들이 가고 싶어 할 만한 ‘지역의 중소기업’을 알리고 나아가서 취업 연결까지 시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램 기획 배경이 궁금합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청년 유출’이잖아요. 그 청년 유출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대부분 일자리 부족 문제를 꼽죠. 일자리 부족은 단순히 방송 프로그램으로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일자리 문제의 원인 중 하나를 지역 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판단했어요. 그래서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의도로 시작하게 됐고요.

특히 대기업이나 유명 기업들은 연봉이 얼마인지, 복지는 어떻게 되는지 등 취준생이 원하는 기업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지역 중소기업들의 경우 그런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죠. 대부분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저임금에 복지정책은 하나도 없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보니, 지역의 취준생들 역시 중소기업에 취업해볼까 하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환경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중소기업과 청년 일자리 문제가 핵심이네요?

“선배 PD인 이상민 PD가 우리 지역에 중소기업이 많으니까 이걸로 프로그램 기획을 해보자고 제안했고요. 중소기업 이야기에 어떻게 접근해볼까 생각해보니 일자리 문제가 있었죠. 거기에 제가 기업 관련 프로그램들을 많이 봤는데, 요즘 MZ세대들이 원하는 혹은 보고 싶은 프로그램들이 적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쪽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게 됐어요. 정리하면, MZ세대의 관점에서 솔직하게 기업을 파헤치고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무엇인지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춘천MBC 오피스 예능 프로그램〈가고잡소〉
춘천MBC 오피스 예능 프로그램〈가고잡소〉

프로그램이 시트콤과 다큐를 접목한 느낌이 있던데?

“사실 프로그램 만들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입니다. 저희는 ‘2030 청년 취업준비생들이 보는 기업 예능’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중소기업이나 청년 일자리 다루는 프로그램들은 사실 매우 정형화돼 있거든요. 대부분 지루하고 딱딱한 내용인데, 그런 프로그램들의 타깃은 20~30대 청년 취업준비생들이죠. ‘우리 회사는 이런 회사입니다.’라고 소개는 하지만 정작 청년 취준생이 원하는, 연봉이나 복지‧업무 환경 같은 기업정보는 쏙 빠져 있잖아요.

저희는 취준생 청년들이 정말 원하는 정보를 전하고자 해요. 기업의 연봉을 묻고, 꼰대 문화는 있는지 없는지처럼 어떻게 보면 조금 민감하고 난감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고 또 그걸 통해 재미와 웃음을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자님께서 시트콤과 다큐가 섞인 것 같다고 표현하신 것 같습니다.”

배우 강성훈 씨와 엄대현 씨가 프로그램 이끌어 가잖아요. 이분들 섭외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강성훈 배우는 <가고잡소>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존재입니다. 혹시 <좋종소>라는 웹드라마를 아시나요? 유튜브에서 나왔던 드라마인데 중소기업의 민낯을 리얼하게 그려내서 큰 인기를 끌었어요. 저희가 기획단계 당시 그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었어요. 강성훈 배우가 <좋좋소>에서 악덕 중소기업 대표인 정필돈 역을 맡아서 출연했었습니다. 저희 프로그램 기획의도 중 하나가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는 거였는데, 강성훈 배우만 한 캐릭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운 좋게 섭외하게 되었고요.

그리고 엄대현 배우는 사실 대학로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연극배우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선배가 춘천의 한 극단 대표님과 친분이 있어요. 그래서 그분의 추천을 받아 함께하게 됐는데, 엄대현 배우는 정말 숨 쉴 때마다 애드리브를 한 개씩 한다고 해서 저희가 ‘1숨 1애드리브’가 되는 사람이라고 표현해요. <가고잡소>가 기업 이야기라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데 엄대현 씨는 어떤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웃음을 만들어내죠. <무한도전>으로 치면 박명수 씨 같은 캐릭터입니다.”

처음 제안했을 때 배우들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엄대현 씨 같은 경우에는 연극배우시다 보니 많은 사람한테 알릴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셔서 흔쾌히 OK 하셨어요. 그리고 배우들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 하잖아요? 강성훈 배우 같은 경우 어떻게 보면 중소기업 대표 이미지를 계속 연장시키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서 어렵지 않을까 했거든요. 그런데 강성훈 배우가 사회적기업에도 관심이 많고, 게다가 중소기업에서 일도 많이 해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고잡소> 프로그램 기획의도 설명하고 섭외 요청 드렸더니 너무 흔쾌히 좋다고 해주셨죠.”

춘천MBC 오피스 예능 프로그램〈가고잡소〉 배우 강성훈 씨
춘천MBC 오피스 예능 프로그램〈가고잡소〉 배우 강성훈 씨

취업준비생과 중소기업을 섭외해야 할 텐데 기준이 있을까요?

“명확하게 정해놓은 기준은 없지만, 섭외했던 중소기업이나 취준생들을 보면 중요한 건 이야기가 되는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기업과 취준생 취업을 연결시키잖아요. 기업과 취준생 모두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서로의 요구 사항이 잘 맞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가를 보고 섭외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청각 보조장치를 제조하는 MIJ라는 회사를 저희가 섭외해서 촬영했었는데요. 그 회사는 특정 자격증 소지자, 청각 관련 학과 학생이 직원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제작진에게 미리 말씀 주셨었고, 다행히 저희 지역 한림대학교에 청각 관련 학과가 있어요. 거기 학생 중에서 저희가 원하는 친구를 섭외하게 됐고, 다행히 두 사람 매칭이 돼서 잘된 케이스가 있습니다.

또 메타버스 활용 사업을 하고 있는 더픽트라는 회사가 있어요. 사실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데 직원들끼리 존댓말(‘ㅇㅇ님’처럼 님을 붙여서 말하는)을 쓰고, 반려견을 데리고 출퇴근하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유명한 구글 아니면 판교에서나 볼 법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서, 이 회사는 이야기도 되고 지역에서 보기 힘든 기업이니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획했던 경우에요.

또 당연하게도 취준생들 각자 개인의 기호가 달라요. 저희가 먼저 원하는 연봉 수준이나 복지 내용이 있는지 등을 묻고 취준생들의 기호에 맞춰 기업을 섭외하는 편입니다. 물론 여기에 취준생들이 방송 재능까지 있으면 저희는 더 좋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강원도 내에서 <가고잡소>가 많이 알려져서 섭외가 쉬울 듯해요.

“반반인 것 같아요. 초반에 기업들 같은 경우 ‘우리 회사는 꾸밈없고 자신 있어서 TV에 내보내도 된다.’라는 기업들이 있었던 반면에, 저희가 가서 짓궂게 굴고 장난스럽게 비추는 모습 때문에 거리를 두는 기업이 생긴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취준생들 같은 경우 프로그램이 알려지기 전후를 떠나서 섭외하기가 녹록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프로그램이 알려지면 취준생들은 출연하고 싶어 할 것 같거든요.

“취업준비생들에게 여전히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있는 것 같고요. 또 지역 기업들의 임금이나 복지 부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 보니 여전히 서울 수도권 취업을 목표로 하는 청년들이 많죠. 또 지역 안에서도 주로 큰 회사들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상황이라 취준생 섭외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춘천MBC 오피스 예능 프로그램〈가고잡소〉
춘천MBC 오피스 예능 프로그램〈가고잡소〉

22회부터 포맷의 변화를 준 것 같던데 이유가 있을까요?

“포맷에 변화를 준 건 아니고요. 저희 프로그램 목적 중 하나가 취업을 연결시켜주는 거잖아요. 실제로 그 업무를 ‘강원도 일자리 재단’이라는 곳에서 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매년 도내 취업준비생과 기업을 매칭시켜주는 취업 박람회를 열고 있거든요. 게다가 올해는 좀 더 특별하게 취준생이 기업들에 자기PR 하는 ‘취업 오디션’을 진행한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저희와 하는 일도 같고 의미도 통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가서 특집처럼 꾸미다 보니 22회부터 그렇게 느껴지신 것 같아요. 그런데 취업 박람회 끝나면 기존의 방식인 중소기업 찾아가서 탐방하고 취업 매칭도 하는 내용이 다시 나올 예정입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은데?

“앞서 방송된 기업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기업들이 있어 지원했던 취업준비생들이 혹시 그 회사에 다시 안 가는지 제작진에게 물어온 일이 있었고요. 지금 계속 방송되고 있는 취업 오디션에서도 취준생들이 너무 잘하다 보니, 그 자리에서 ‘우리 저 친구 연결하고 싶은데’라고 적극적으로 나섰던 회사도 있었어요. 거기서 발표하고 했던 취준생이 마음에 든다며, 이미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기업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죠. 취업시키고 싶다고 그 친구한테 적극적으로 어필했던 그런 기업들도 있었습니다.”

취업이 되면 보람도 크겠어요.

“어떻게 보면 저희 프로그램의 목적이기도 하죠. 그런데 취업 매칭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사실 취업 매칭률이 낮거든요. 저희로서는 취준생의 매력을 많이 보여주고, 취준생에게도 이 기업이 마음에 들게끔 보여주려고 노력하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칭이 됐을 때 굉장히 뿌듯하죠.”

혹시 프로그램 제작하면서 혹했던 기업 있나요?

“사실 많은 기업을 다니는데, 제가 정말 괜찮은 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혹한 기업은 아직 없고요(웃음). 그러나 같이 다니는 스태프들 중에는 혹했던 기억들이 꽤 있었던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용두애브컴 같은 전자장비 설치해 주는 기업들이 있었는데, 그 회사 같은 경우 직원들 간의 사이가 끈끈해 보였거든요. 그래서 저희 스태프 중에서 이 기업 한번 가보고 싶다고 했던 일도 있었죠.”

춘천MBC 오피스 예능 프로그램〈가고잡소〉
춘천MBC 오피스 예능 프로그램〈가고잡소〉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희 매칭률이 그렇게 높지 않아요. 주로 취업준비생들이 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유를 들어보면 다채롭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보다 다양한 조건, 또 다양한 매력을 가진 기업들을 찾아내 알리는 게 방향성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와 더불어 내년에는 취업준비생의 범위를 좀 더 확장시켜볼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취업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청년만 있지는 않잖아요. 예를 들어 경력단절 여성이라든지 노인과 장애인 그리고 탈북자 등등, 취업시장에서 조금은 소외됐지만 우리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 일할 기회 만들어드리는 것도 저희의 역할이지 않나 싶어서 내년에는 취업준비생의 범위를 좀 더 확장시켜볼까 합니다.

지금은 강원도 지역 그리고 목포MBC의 권역에 저희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어요. 보다 많은 지역에서 <가고잡소>가 방영되기를 바라며 TV뿐만 아니라 OTT 그리고 해외 수출까지 좀 더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유행어처럼 쓰이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월드컵 때 이 말이 회자됐는데 취업이 잘 되지 않아서 힘겨워하는 취업준비생들과, 또 사람이 구해지지 않아서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쉽게 꺾이지 않는 마음만 가지고 저희 <가고잡소>의 문을 두드려주신다면 언제든지 응답하겠습니다. 그리고 전국에 계신 모든 중소기업과 취업준비생들이 희망을 가지시면 좋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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