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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

언론 보도, 재난 피해자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2022. 12. 15 by 고성욱 기자

[미디어스=고성욱 기자] 14일 현재 포털 사이트에 ‘이태원 참사 생존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70여 건의 기사가 게재됐다. 대부분 속보성 보도로 참사 당일 행적을 전하는 수준이다.   

생존자·유가족에 대한 신변 이상 보도는 다른 생존자·유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14일 미디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유가족들이나 생존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보도를 안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밝혔다. 

심 센터장은 “재난 당사자들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을 조명해주는 보도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로만 느껴지면 무력해지지만,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능동적인 주체로 비추어질 때 이들에게 더 많은 조절감이나 통제감이 생긴다. 이런 사례를 좀 더 조명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유가족들이 10월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유가족들이 10월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심 센터장은 “생존자의 경우 죄책감 때문에 어려움을 드러내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쉽지 않다”며 “명백하게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생존자라는 사실만으로 유족에게 너무 죄송하고, 사망한 지인들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게 심적 회복을 너무 어렵게 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난 피해자들이 심신 회복에 주력할 때"라며 "복지센터나 트라우마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센터장은 지난달 7일 열린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재난 보도 가이드라인’ 발표회에서 재난을 겪은 사람들은 ▲낙인, 혐오, 루머 등과 같은 부정적 반응 ▲신상노출 등을 통해 2차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재난 보도 가이드라인’은 재난 당사자의 피해 사실 뿐만 아니라 복구를 위한 노력, 회복, 공동체 기여 등 모든 과정을 균형 있게 보도하여 누구보다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주체임을 알려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재난 피해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보도가 필요하다.

심 센터장은 ‘세월호 유가족의 강원 산불 자원봉사’ 보도나 ‘5.18 유가족의 세월호 유가족 지원’ 보도를 좋은 사례로 꼽았다. 심 센터장은 “재난 피해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한 일들이 많다”며 “이러한 보도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게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 ‘이러한 활동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신호를 준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4월 14일 <‘유가족다움’과 싸우는 세월호 유가족···산불 현장 봉사하고 어린이 안전교육 나가기도> 보도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지역사회와 함께한 활동 소식을 전했다. 유가족들은 ▲초등학교 ‘안전교육’ ▲경북 울진 산불현장 봉사 등에 참여했다. 한 유가족은 “유가족이라는 시선에 힘들어하기보다는 전문성을 갖고 당당히 사는 모습을 떠난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심 센터장은 최근 언론보도보다 댓글 ‘2차 가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심 센터장은 “언론의 재난 보도는 예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느낀다”면서 “언론 보도보다 댓글이 너무 문제"라며 "댓글창을 아예 다 닫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 댓글을 접한 시민 중 71.4%는 '혐오적이거나 인신공격성 댓글'을 경험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국민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55.8%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이나 사고 발생 시 관련 뉴스 및 정보에 달리는 댓글창을 차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5.1%가 댓글 차단이 필요한 플랫폼으로 인터넷 포털 뉴스를 꼽았으며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24.6%, SNS 20.8%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직·간접적으로 재난을 경험한 뒤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는 경우, 아래의 번호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02-2204-0001(평일 주간),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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