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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권희진 MBC 기자

“위상 달라진 국제뉴스, ‘뜨거운 세계’가 프로파일링해 드립니다”

2022. 11. 18 by 이영광 객원기자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MBC가 파일럿으로 <뜨거운 세계>(☞방송보기)라는 국제뉴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난 10월 23일과 11월 6일 2부작으로 방송된 <뜨거운 세계>는 국제뉴스에 프로파일링 기법을 도입해서 국제 정세를 다층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 시청자에게 호평받았다.

‘국내 최초 국제뉴스 프로파일링’을 표방한 <뜨거운 세계>는 어떻게 기획한 프로그램일까. 지난 9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뜨거운 세계>를 기획한 권희진 MBC 기자를 만나 새 프로그램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권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뜨거운 세계〉기획한 권희진 MBC 기자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뜨거운 세계〉기획한 권희진 MBC 기자

새로운 형식의 국제뉴스 프로그램 <뜨거운 세계>를 선보이셨는데, 방송 마친 소회는?

“제가 보도국에서 프로그램 기획해서 만든 게 거의 처음이거든요. 그동안에는 보도 제작이라는 조직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혼자 기획해서 시작했고 이후 곽승규 기자와 김주만 선배가 합류했어요. 파일럿 프로그램이라 지원을 충분히 받기 어려운 상황인데, 회사 예산은 들어가니까 제가 부담이 너무 커서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였어요. 그래도 방송이 잘 나와서 반응도 괜찮습니다. 기분이 좋죠.”

기자로서 리포트만 쓰다 프로그램 제작해 보니 어때요?

“제가 PD처럼 기획하고 세트 디자인과 로고 타이틀, 자막 같은 것까지 다 결정했어요. 기획‧ 구성‧출연까지 여러 가지 일을 했으니 PD 경험을 톡톡히 해본 거죠. 굉장히 힘들기는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아주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반응이 좋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시청률은 첫 회가 2.4%, 두 번째가 3% 나왔는데요. 첫 방송이고, 사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미리 프로그램 광고를 못 했거든요. 그런데도 이 정도 나왔으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주변에서 프로그램 본 사람들이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해줍니다. 무거운 주제를 잡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10.29 이태원 참사로 2부 방송이 연기됐는데?

“뉴스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방송 시점을 예상하고 만들었잖아요. 그런데 그날 못 나가니까 여러 가지가 신경 쓰이는 거예요. 이러다가 만약에 다른 큰일이 생기면 아예 바꿔야 하는데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고, 또 2부는 1부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고 제가 자신하고 있었거든요. 완전히 버리게 될까봐 조마조마, 좌불안석이었어요.”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뜨거운 세계〉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뜨거운 세계〉

<뜨거운 세계>는 어떻게 기획된 프로그램인가요?

“KBS에 특파원이 리포트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제가 그 프로그램을 굉장히 재미있게 보게 되더라고요. 또 제가 국제문제에 관심 많다 보니 할 수 있는 얘기들이 정말 많은 거예요. 그리고 이제는 국외에서 벌어지는 일이 우리 생활에 바로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죠. 그런데 그와 관련한 전문 프로그램이 별로 없고, 정규 뉴스에서 국제뉴스를 전달하는 건 한계가 있죠. 뉴스 프로그램에선 그날그날 가장 시급한 보도부터 하게 되잖아요. 국내 뉴스를 많이 다룰 수밖에 없죠.

그래서 국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결국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KBS의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과는 다른 성격의 프로그램을 구상했어요. 제가 이 작업을 하기 한 1년 전부터 ‘권희진의 세계는’이라는 이름으로 국제 정세 관련 칼럼을 쓰고 있는데, 그걸 쓰기 위해서 공부하다 보니 굉장히 의미 있는 움직임들이 보이더라고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꽤 의미와 재미가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박성호 보도국장에게 제안했고, 박성호 국장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적극적으로 해보자고 하셔서 시작하게 된 거죠.”

우리나라는 국제뉴스를 잘 안 다루는데 왜 그럴까요?

“아주 근본적으로는 아직 우리가 우리나라의 위상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무슨 얘기냐면, 우리나라는 국방력이나 GDP 같은 지표가 세계 10위 안에 들 정도로 영향력 있는 나라가 됐고, 그러다 보니 국제적인 문제들이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됐는데 그걸 아직 인식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뉴스를 수용하는 사람들은 국제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오히려 뉴스를 공급하는 사람들이 인식을 못하고 있는 상황인 듯합니다.”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뜨거운 세계〉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뜨거운 세계〉

<뜨거운 세계>는 국제뉴스를 ‘프로파일링’하듯 다층 분석해 입체적으로 전달한단 점이 차별점인데, 어떻게 프로파일링 기법을 생각하셨나요?

“우리 프로그램의 색깔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던 차에 제작진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거든요.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전하려는 국제뉴스는 단순하게 우발적으로 생기는 일이 아니에요. 물론 모든 뉴스가 그렇습니다만, 어떤 국제뉴스를 파고 들어가 보면 다 스토리와 역사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지리적 여건 등이 영향을 미치고요. 그래서 이걸 입체적으로 분석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논의 중에 그러면 프로파일링이 어떠냐는 아이디어를 우리 작가 한 명이 냈고 너무 좋은 아이디어 같아서 선택한 거죠.”

이전엔 프로파일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프로파일링이라는 게 범죄 수사할 때만 쓰는 용어로 생각했어요. 처음엔 ‘범죄 수사 용어인데 프로파일링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알아듣냐’고 했는데 다 알아듣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정리하기에 프로파일링이 딱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요?

“프로파일링이 요새는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하더라고요. 우리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내용이 인물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분석하는 거니까 프로파일링이 괜찮겠다는 거죠. 제목이 <뜨거운 세계>잖아요. 사실 ‘월드 리포트’ 같은 제목을 피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쉽고 직관적이지만 다루는 내용은 진지하게 접근하고자 했어요. 그렇지만 그 진지함을 가리고 싶어서 제목을 편하게 <뜨거운 세계>라고 하고 스튜디오도 약간 예능 비슷하게 구상했던 거죠.”

형식을 예능처럼?

“왜냐하면 국제문제라고 생각하면 되게 어렵게 다가오잖아요. 세미나 하듯이 진지하게 전달하면 아무도 안 볼 거 아니에요. 그런데 중요하니 알리기는 해야겠어서 일종의 당의정 비슷하게 그런 형식과 포맷으로 시청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어요. 그렇지만 우리가 정말로 하려고 이야기는 진지하고 무거운 얘기인 거죠.”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 〈뜨거운 세계〉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 〈뜨거운 세계〉

이휘준 아나운서와 에스토니아 국적의 방송인 마리엘 산드라 코르베 씨가 MC를 맡았잖아요. 이분들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진행자는 박성호 국장님이 제안했어요. 이 프로그램에 애정과 관심이 많으셨죠. 박성호 국장님이 국제뉴스 프로그램이니 MC도 외국인이 하면 어떠냐고 제안하셨고, 또 프로그램을 주제 자체가 딱딱할 수 있으니 좀 밝게 가져가려면 이휘준 아나운서가 어떠냐고 제안하셨는데, 그 제안 자체가 괜찮은 것 같아서 그렇게 했죠.”

뉴스라기보다 교양과 예능이 섞인 느낌입니다.

“쉽게 이해하고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왜냐하면 뉴스 전달하는 방식은 좀 딱딱하잖아요. 이 프로그램까지 딱딱하게 제작하면 안 볼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 신경 많이 썼죠.”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이게 파일럿 프로그램이라 정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인력이나 조직이 없잖아요. 그러니 미리 만들어 둘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았어야 됐죠. 그러면서도 이 프로그램이 왜 필요한지를 입증할 수 있는 아이템이어야 했고요. 그래서 큰 주제를 다뤄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을 찾게 됐고, 마침 첫 방송 날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기 때문에 그 주제를 정면으로 다뤄보자고 생각해서 미리부터 준비할 수가 있었죠.”

시기가 우연히 시진핑 3연임과 맞은 건가요, 일부러 맞춘 건가요?

“첫 방송일을 일부러 맞춘 부분이 있어요. 왜냐하면 그런 큰 이벤트가 있어야 아무래도 사람들이 관심을 더 갖게 되니까요. 그리고 만약 우크라이나 사건이 좀 더 커지면 우크라이나가 먼저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준비했었죠.”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 〈뜨거운 세계〉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 〈뜨거운 세계〉

미국 인플레이션 상황 얘기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사실 그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데 첫 회니까 좀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주제가 낫지 않을까라는 기준으로 판단을 했죠. 말씀하신 대로 실제로 인플레이션도 고려했었습니다.”

마지막에 특파원 코너도 있던데요?

“사람들이 저처럼 파리나 뉴욕 등 해외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대리 체험 비슷하게, 안방 시청자들에게 유럽이나 뉴욕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요. 마침 파리하고 뉴욕에 특파원이 있어서 특파원들한테 현장에 가서 취재해달라고 부탁했죠.”

기자님은 국제문제 전문기자로 활동하시잖아요. 국제문제 취재하시는 건 어떠세요?

“많은 사람들이 국제문제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신뢰도 있게 전달해 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지금은 제가 직접 현장을 다니는 건 아니라 그런 부분에 조금 아쉬움은 있죠. 이번에 우리가 해외 전문가 인터뷰도 했는데, 그런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서 현지 목소리나 현지 취재 강화할 방안을 좀 더 고민하려고 합니다.”

국제문제에 관심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과정도 했거든요. 입사 전부터 국제문제에 관심이 있었고, 사실 여행도 많이 좋아하고 그런 부분에 호기심이 많았어요. 다른 부서에 있을 때도 일이 끝나면 카페 같은 데서 3, 40분이나 1시간 정도 세계사 같은 책을 읽었죠. 제가 이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그러니 관심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 〈뜨거운 세계〉
MBC 국제뉴스 프로파일링 프로그램 〈뜨거운 세계〉

국제문제와 국내문제는 취재 방식이 다를 것 같은데 어때요?

“국내문제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바로 만날 수가 있지만, 국제문제는 간접적으로 취재해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리고 전문가들의 분석적인 요소가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취재 방식이 좀 다르기는 하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사안에 대해 흐름을 이해하고 짐작하고 전망하고 분석할 때는 제가 그동안 해왔던 탐사보도라든가 국내문제를 취재했던 경험, 스토리를 구성했던 경험들이 결국은 기본이 되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많은 시청자들이 알게 모르게 국제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제가 입사했던 초기 한 2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국제뉴스의 위상이나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위상도 달라졌고요. 그래서 더욱 이 영역에서 신뢰도 있는 뉴스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밖에서 큰일이 벌어져서 어떤 흐름이 나에게 결국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우리가 국내문제에 매몰돼 있다 보면 이 흐름을 못 보는 경우가 많단 말이죠.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큰 흐름이 결국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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