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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라파엘 라시드 프리랜서 기자

"심각한 것은 방글라데시 기자로 끼워 맞추려는 의도"

2022. 10. 12 by 전혁수 기자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부천국제만화축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한 고등학생이 출품한 '윤석열차'가 금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과거 영국 매체 '더 선'에 게재됐던 만평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만평 원작자인 스티브 브라이트 작가는 라파엘 라시드 기자와 인터뷰에서 "절대 표절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라시드 기자는 한국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6일 브라이트 작가를 인터뷰한 내용을 SNS에 공개했다.

그러자 일부 극우 유튜버가 라시드 기자에 대한 사이버 폭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유튜버 강용석·김용호·권유 씨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튜브를 통해 라시드 기자 부친의 국적이 방글라데시라는 점을 거론하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또 이들은 라시드 기자가 좌편향적인 기자이기 때문에 브라이트 작가에게 유도질문을 해 표절이 아니라는 답을 얻었을 것이라는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라시드 기자는 미디어스와 인터뷰에서 "슈퍼챗을 통해 돈을 벌려고 인종차별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은 저급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라시드 기자와 일문일답이다.

라파엘 라시드 기자
라파엘 라시드 기자

인종차별 영상에 대해 충격 받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매우 충격적이고 화가 납니다. 제 의견에 반대하는 것과 인종차별은 완전히 다른 이슈입니다. 슈퍼챗을 통해 돈을 벌려고 인종차별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은 저급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영상을 올리자마자, 비공개로 전환했고 다음날 다시 공개했습니다. 현재는 영상이 삭제된 상태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또한 해당 영상에서 사용한 썸네일에 백인 사진과 제 사진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진짜'와 '가짜' 영국인을 암시하는 것은 온전히 편견에 가득찬 발상이라고 봅니다.

유튜버 김용호 씨는 스티브 브라이트 작가에게 유도 질문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스티브 브라이트에 연락을 취하면서 상황을 설명했고 해당 내용을 다루는 영문 기사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표절’이라는 답변을 받아도 그대로 공유했을 것입니다.

강용석, 김용호 씨 등 유튜버들은 부친 국적을 거론하며 인신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솔직히 할 말이 없습니다. 그들의 생각이 얼마나 좁은지 보여줄 뿐입니다. 

강용석, 김용호 씨 등 유튜버들은 TBS, MBC 등에 출연한 것을 문제삼아 좌편향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입맛에 맞는 것만 보여주려고 하는 시도입니다. 영어로는 '체리 피킹(cherry picking)'이라고 하죠. 김어준 씨가 TBS에서 일하기 전인 2012년 TBS에 출연했었습니다. 최근 출간한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MBC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매체 중 하나인 월간조선에서도 제 책에 대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KBS, JTBC, SBS, EBS, 연합뉴스, YTN, 아리랑 TV 등에 출연하거나 인터뷰를 한 적이 있고 문재인 정권 때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 없이 코멘트를 했습니다.

저를 불러주는 언론사가 원하는 바를 제 입장처럼 이야기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특정 미디어가 써준 대본을 따라한 적도 없습니다. 저는 항상 제 의견을 말했을 뿐입니다.

라파엘 라시드 기자 트위터 갈무리
라파엘 라시드 기자 트위터 갈무리

유튜브 영상 댓글창에 인종차별적 내용이 지속적으로 올라온 것으로 확인됩니다

실망스럽지만 놀랍지 않았습니다. 혐오는 혐오를 낳고 차별은 차별을 낳는 것 같습니다. 단지 해당 유튜버들이 편향된 시각을 바로잡기보다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플 따름입니다.

강용석, 김용호 씨 등 유튜버들이 왜 인종차별 영상을 방송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의 주장과 제가 하는 일에 대한 평판을 떨어뜨리기 위한 시도로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런 시도들은 별로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강 씨의 유튜브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저에 대해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퍼뜨리고 인종차별적이고 편견과 증오를 아무렇지 않게 부추긴다는 것입니다.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그런 주장을 받아들이고 동조하게 되고요. 

제가 방글라데시 기자일 수도 영국 기자일 수도, 한국 기자일 수도 있습니다. 심각한 것은 저를 굳이 ‘방글라데시 기자’로 끼워 맞추려는 시도가 암시하는 뉘앙스입니다. 영국인 기자가 아닌 방글라데시 기자는 기자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며 그렇기에 제가 하는 주장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에서 방글라데시나 개발도상국가에 대한 편견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은 방글라데시를 미개하고 무슬림 테러국가라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사이버 폭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표현의 자유는 가해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주체가 개인이든 언론이든 기준과 윤리는 중요한 것이고요. 학교에서 괴롭힘이 용납될 수 없는 것처럼 온라인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사이버 폭력은 그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사이버 폭력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우울증에 빠지고 극단적인 결심을 하기도 합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행복을 빼앗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법적 조치를 하실 계획이 있나요?

이전에 비슷한 사건처럼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혐오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버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들의 표현으로 타인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바랍니다. 타인의 행복을 바라기에도 짧은 시간을 굳이 그런 쪽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요? 인종차별뿐만 아니라 모든 차별을 용납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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