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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김건희, 검찰이 구성한 논리라면 주가조작 가담한 것 맞아”

2022. 09. 15 by 이영광 객원기자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지난 9월 2일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증권거래소 직원이 나눈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뉴스타파 보도가 허위‧날조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주가조작‧허위경력 의혹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뉴스타파는 왜 지금 김건희 전 대표의 도이치모터스 녹취록을 공개했을까? 지난 7일 서울 충무로역 근처에 위치한 뉴스타파 함께센터에서 심인보 기자를 만나 녹취록과 관련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사진=뉴스타파)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사진=뉴스타파)

2일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 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링크)> 뉴스타파 보도 나간 후 반응이 상당한 것 같은데, 어때요?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큰 것 같습니다. 이게 법정에서 공개된 녹취록이라 녹취록의 신빙성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할 여지가 없고, 그 내용도 지금까지 나온 대통령실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보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아요.”

왜 지금 보도했나요?

“대선 끝나고부터 계속 공판 취재를 했어요. 저희는 사실 공판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면 보도하려고 했어요. 왜냐하면 공판에서 또 어떤 얘기가 나올지 모르니 한꺼번에 모아서 순차적으로 보도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저희가 판단하기에 중요한 증인이 8월 26일에 나왔어요. 그 얘기까지 들어보고 보도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뉴스타파만 취재한 건가요?

“그런 건 아닌 걸로 알고 있어요. 법조 기자들이 각사 별로 돌아가면서 재판에 들어와요. 재판에 들어가서 취재하고 그 취재한 내용을 공유하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저희만 취재했다고 보기는 어렵죠.”

그렇다면 왜 뉴스타파만 보도한 걸까요?

“보도 후 법조 기자 후배한테 전화가 왔는데 ‘선배, 저희가 가진 법정 녹취록 보니까 그게 진짜 있더라고요’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아마도 법조 기자들이 워낙 취재해야 되는 재판들이 많다 보니 도이치모터스 공판 기록을 꼼꼼하게 안 읽은 것 같아요. 혹은 읽었어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이 사건을 처음부터 계속 취재해왔으니까 그 의미를 캐치하기에 용이하지만, 예를 들어 인사가 막 나서 새로 투입된 기자가 보면 앞의 내용과 어떤 맥락으로 연결되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겠지요.”

뉴스타파〈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 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보도
뉴스타파〈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 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보도

이게 김건희 전 대표 측이 법원에 낸 녹취록인가요?

“그게 아니고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면서 확보한 겁니다. 각 증권사에서 고객과 통화하는 녹취는 거의 영구적으로 보관하게 돼 있거든요. 재판 들어가면 검찰이 확보한 수사 기록들이 변호인에게 공유가 되잖아요. 그래서 변호사들도 이걸 갖고 있었던 거죠. 다만, 이걸 공개 공판에서 노출시킨 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쪽 변호인이었습니다.”

권오수 회장 쪽이면 김건희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거 아닌가요?

“그렇죠. 변호인이 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주장하려던 취지는, ‘김건희 대표는 증권사 직원의 권유를 받아 소극적으로 승인을 하는 모양새 아니냐. 이게 어떻게 주가 조작이냐’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 이 녹취록을 공개한 거죠.”

내용은 그게 아니지 않나요?

“일단 변호인 자체가 김건희 대표 변호인이 아니고 권오수 회장의 변호인이잖아요. 그러니까 권 회장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김건희 대표가 이걸 직접 샀는지 안 샀는지가 드러나는 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 거죠.”

뉴스타파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전화주문 중 '이상거래' 비율 60% 〉보도
뉴스타파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전화주문 중 '이상거래' 비율 60% 〉보도

대통령실은 녹취록 보도가 ‘허위, 날조’라고 입장문을 냈는데?

“제가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도 했지만, 일단은 어느 부분이 허위고 어느 부분이 날조인지를 정확하게 짚어주지 않아서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고요.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저희가 공개한 1월 12일, 1월 13일, 6월 16일 녹취록이 있는데 1월 13일 녹취록 하나에만 반론을 한 셈이죠.

지금까지 대통령실이 신한금융투자 증권 계좌로 거래한 것은 전부 주가 조작 선수 이 씨가 알아서 했다는 취지로 해명해 왔는데, 1월 12일의 녹취록은 그게 아니라 김건희 대표가 직접 했다는 거고, 1월 13일 녹취록은 이 씨가 한 건 맞지만 증권사 직원이 김건희 대표한테 전화해서 컴펌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1월 13일 녹취록에 국한된 대통령실의 해명은 ‘이런 경우에 컨펌 받는 건 너무 당연한 절차다’라는 거죠.

지금까지 대통령실이 내놨던 입장은 신한금융투자 계좌로 이루어진 거래를 이 씨가 알아서 했기 때문에 김건희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샀는지도 전혀 몰랐다는 거 아닙니까? 그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죠. 왜냐하면 거래할 때마다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거니까요. 그럼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1월 13일뿐만 아니라 그 뒤의 거래들이 있어요. 1월 25일에서 29일 거래가 있는데 이 거래는 완전히 ‘주가 조작 패턴’을 보이는 거래예요. 예를 들어 동시호가 직전에 주문을 집중시킨다거나, 아니면 점심시간에 자기가 가진 주식 10만 주를 싸게 내놨다가 오후에 비싸게 그걸 다시 사는 등 작전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거래 패턴을 보이는 여러 거래가 있어요.

그런데 대통령실 해명이 사실이라면 결국은 그 이상한 거래들조차도 김건희 여사가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뜻이 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은 지금까지 내놓은 입장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김건희 대표가 주가 조작에 가담한 정도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크다고 시인한 셈이죠.”

뉴스타파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거래 분석
뉴스타파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거래 분석 "전형적 작전 패턴" 〉보도

대통령실 입장은 다들 그렇게 한다는 것 같아요.

“대통령실 해명에서 ‘일임 매매’라는 단어를 법적인 의미와 통상적 의미를 섞어서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런 오해가 생기는데요. 자본시장법상 의미에서 일임 매매는 증권사 직원하고만 할 수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제가 어떤 증권 계좌를 갖고 있다면 법적으로 증권사 직원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일임 매매를 시킬 수가 없어요. 그러면 증권사 직원한테 ‘내 계좌에 얼마가 있으니 당신이 알아서 매매해서 수익을 내달라’는 게 일임매매한 거거든요. 그럼 증권사 직원이 거래할 때마다 보고하겠습니까, 안 하겠습니까? 안 해야죠. 몇 주에 한 번이나 한 달에 한 번 이렇게 결과만 보고하겠죠. 매번 거래할 때마다 보고한다면 일임 매매가 아닙니다.

대통령실이 주장하는 일임 매매라고 하는 것은 아마 ‘대리인 지정 계약’일 겁니다. 대리인 계약의 경우 대통령실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리인이 거래했더라도 원래 계좌 소유주에게 전화 보고를 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주가 조작범과 김건희 대표가 아무 관계 없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잘못된 용어인 ‘일임 매매’라는 용어를 사용해오다가 녹취록이 보도되니까 ‘일임 매매는 원래 그런 거다’라고 우기고 있어요.”

그러면 이 경우 일임 매매가 아니라는 거죠?

“일임 매매가 아니죠. 왜냐하면 일임 매매는 증권사 직원과 하는 거니까요. 대통령실 해명의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이런 거예요. 주식 거래할 때 HTS(Home Trading System, 홈트레이딩시스템)로 주문을 할 수 있고, 증권사 직원에게 전화해 주문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김건희 대표가 1월 12일에 증권사 직원한테 전화를 한 것은 일임 매매여서가 아니고 단순히 ‘전화 주문’을 한 거예요. 만약 제가 증권사 직원에게 전화해 ‘내 계좌로 어떤 종목 얼마를 사주세요’라고 했으면 그 거래를 한 게 저입니까, 증권사 직원입니까? 저죠. 제가 시켜서 한 거니까요. 즉 1월 12일의 매매는 그 통화가 일임 매매라는 걸 뒷받침하는 게 아니고, 그냥 단순히 거래 방식으로 전화 주문을 선택했을 뿐이에요. 1월 12일은 일임 매매와 전혀 상관이 없어요.”

뉴스타파〈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 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보도
뉴스타파〈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 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보도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김건희 전 대표가 이 모 씨와 절연했다고 했는데, 그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게 되나요?

“그렇죠. 저희가 보도에서 설명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이 씨한테 맡겼던 계좌를 회수하고 그 계좌에 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다른 계좌로 옮기기까지 하면서 이 사람과 절연했다고 얘기했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 계좌에서 주식을 빼간 날짜가 5월 20일인데, 이번에 저희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6월 16일 자 녹취록에서 김건희 씨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하면서-이 증권사 직원은 앞의 신한금융투자 증권이 아니고 주식 옮긴 DB 증권인데요-DB 증권 직원이랑 통화를 하면서 ‘저하고 이 씨 말고는 아무도 거래를 못 하게 하세요’라고 말했다는 거죠.

그렇다면 대통령이 절연했다고 말한 5월 20일보다 한 달 뒤인 6월 16일에도, 김건희 대표가 이 씨한테 자기 계좌에서 주문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계속 주고 있었다는 뜻이잖아요. 계속 관계를 맺어왔는데 그게 어떻게 ‘절연’입니까?”

녹취록으로 김건희 대표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다고 볼 수 있나요?

“적어도 검찰이 구성한 논리에서라면 가담한 것이죠. 논리적인 연결고리가 어떻게 되냐면,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종목의 주가 조작이 있었다고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그것을 한 사람들은 이러저러한 사람들인데, 검찰이 주식 시장에서 체결된 거래와 이들이 낸 주문 이런 것들을 꼼꼼하게 다 표로 만들어 놨단 말이에요. ‘이게 당신들의 범죄야, 하고. 그게 바로 공소장 범죄 일람표인데요. 근데 공소장 범죄 일람표에는 당연히 김건희 씨의 계좌가 나오고, 그 김건희 씨의 계좌로 거래한 내역이 다 범죄라고 되어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김건희 여사가 계좌를 빌려줬을 뿐 자기가 직접 했다거나 인지하지 못했을 수 있기 때문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되었다고만 표현을 한 거예요. 계좌를 빌려준 건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이번 보도로 인해서는 김건희 여사가 ‘직접’ 그 행위를 했다는 것까지 확인된 거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검찰 논리로는 김건희 여사도 주가 조작에 가담한 것이죠.“

그러나 김건희 전 대표는 조사도 안 받았잖아요.

“소환 조사는 안 한 게 확실하고,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도 서면 조사를 했냐 안 했냐 질문에 검찰총장 후보자가 답변을 안 했습니다. 서면 조사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저희가 알 수가 없어요. 근데 어쨌든 서면조사를 했더라도 그것으로 충분한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소환 조사는 없었습니다.”

뉴스타파〈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 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보도
뉴스타파〈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 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보도

녹취록이 더 있을 가능성 있을까요?

“그럼요, 매우 높고요. 왜냐하면 김건희 여사와 증권사 직원이 통화를 세 번만 하지는 않았을 거 아닙니까. 그게 다 증권사 서버에는 보관이 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그 모든 주문에 대해서 사실은 녹취가 다 있을 걸요? 검찰은 다 갖고 있을 겁니다.“

후속 보도 이어지나요?

“네. 저희가 몇 달 동안 법정 공판에 들어가 취재한 내용 중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그걸 계속 순차적으로 보도할 생각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이번 녹취록 보도나 또 다음에 나갈 보도는 1차 작전과 관련된 보도잖아요. 그런데 도이치모터스 사건에는 2차 작전이 또 있었단 말이에요. 2차 작전 세력과 김건희 여사의 연관 관계에 대해서도 기사를 써야죠.“

언제쯤 나오나요?

“일주일에 하나씩 계속 내려고 하고 있는데요. 뜻대로 될지 모르겠어요. 써봐야 아는 거죠.”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취재할 때 어려운 점이 있었을까요?

“아무래도 매주 금요일에 누군가 하루종일 공판을 취재해야 되는 거니까 그 점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뉴스타파는 법조 출입사가 아니잖아요. 법정에서는 법조 출입기자가 아니면 타이핑을 못 해요. 제가 법정에서 타이핑하고 있을 때 법정 경위가 와서 기자증 보여달라고 했는데, 출입 기자증이 없어서 타이핑 제지당한 적도 있었거든요. 공판 취재하면서 그런 점이 좀 어려웠죠. 출입 기자가 아니어서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저희 보도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거나 혹은 민감한 시기에 보도하냐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저희는 어떤 정파적인 관점에서 취재하고 보도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현재 대한민국 최고 권력과 맞서는 일이니까 다른 언론사 기자분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취재에 동참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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