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현장성‧심층성‧스토리텔링’ 키워드의 현재 MBC 뉴스 < 인터뷰 < 뉴스 < 큐레이션기사 - 미디어스

상단영역

뉴스Q

기사검색

주요메뉴

본문영역

인터뷰

[이영광의 ‘언론을 묻는다’] 박성호 MBC 뉴스룸국장

‘현장성‧심층성‧스토리텔링’ 키워드의 현재 MBC 뉴스

2022. 08. 11 by 이영광 객원기자

[미디어스=이영광 객원기자] 지난 3월 MBC는 신임 뉴스룸국장에 박성호 기자를 임명했다. 1995년 기자로 MBC에 입사한 박 국장은 2012년 노조의 170일 파업 당시 해직됐다가 2017년 복직해 보도국 정치 국제에디터, <뉴스데스크> 앵커,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다.

박 국장은 임명 전 정책설명회에서 “공영방송을 공영방송답게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소수자와 약자 목소리를 듣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고 그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박 국장을 만나 뉴스룸국장 취임 후 4개월 동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박 국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지난 3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박성호 국장을 만났다. (사진=이영광 기자)
지난 3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박성호 국장을 만났다. (사진=이영광 기자)

MBC 뉴스룸국장 임명 이후 어떻게 보내셨어요?

“4개월 동안 뉴스에 파묻혀 지냈어요. 아침 편집회의 준비부터 저녁 뉴스 모니터 끝날 때까지 한 13시간씩 뉴스룸에서 지내는데, 이렇게 하다 보면 하루가 너무 짧게 느껴져요. 그리고 주말에 미뤄뒀던 국내외 뉴스 모니터하고 분석하는 데 시간을 쓰다 보니 사실상 생활이 오직 뉴스뿐입니다. 그렇게 살고 있는데 즐기면서 하는 일이라서 그렇게 힘들진 않고요.”

워싱턴 특파원 마치고 바로 뉴스룸국장 맡으셨는데 적응하기 어렵진 않았나요?

“기자라는 게 적응의 동물이라 크게 어렵진 않았어요. 다만 새로 하는 일이 워낙 여러 가지에 관여하고 신경을 써야 해서 제 역량에 비해서 벅찰 뿐이죠.”

뉴스룸국장 지명은 어느 정도 예상하셨어요?

“아니요. 제가 기자 생활하면서 다음에 갈 자리 같은 거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어요. 다만 워싱턴에 있을 때가 26년 차 기자로서 MBC에서는 최고참 현장 기자였기 때문에, 귀국하면 다시 현장으로 가기 어렵겠다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방송기자에게 보도국장은 누구나 꿈꾸는 일이라고 알고 있는데?

“누구에게나 꿈이라는 얘기는 아마 물어보면 그렇지 않을 걸요? 방송기자로 현장에서 뛰다가 관리자로서 올라갈 수 있는, 저널리스트로서는 가장 정점이라는 말씀 같은데 그걸 꿈꿔본 적은 없어요. 다만 처음 얘기 들었을 때는 가슴이 확 막혔죠, 부담감이 컸어요.”

평기자 시절 보도국장을 봐오셨을 텐데, 직접 해보니 어떠세요?

“솔직히 평기자 때 보도국장이라는 직책에 대해서 별로 생각을 안 해보고 살았거든요. 그래서 보도국장 역할에 대해 잘 몰랐죠. 그런데 어떤 일이든 다 그렇듯 실제로 해보니까 책임이 막중하고 결정해야 할 일들도 상당히 집중돼 있고, 그래서 신경 쓸 일이 굉장히 많아 쉽지 않은 역할이란 생각은 하죠.”

2018년 MBC 평일 뉴스데스크 진행 당시 박성호 앵커 (사진제공=MBC)
2018년 MBC 평일 뉴스데스크 진행 당시 박성호 앵커 (사진제공=MBC)

지난 3월 사내 정책설명회에서 “MBC 뉴스는 신뢰할 수 있고 공정하며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재미있고 젊은 감각의 뉴스라는 평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하셨던데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그렇게 목표를 제시한 이유는 그게 공영방송 저널리즘이 가야 할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MBC가 공공 서비스하는 기관이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불편부당하고 품격 있고, 또 시민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공영방송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 돕고 참여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신뢰‧공정‧맥락‧흥미’ 이런 게 중요하다고 봤고, 그렇게 하면 양식 있는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서 목표를 그렇게 제시했습니다.”

지금 MBC 보도의 위치는 어느 정도로 파악하세요?

“그건 제가 주관적으로 파악해서 답변하는 게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고요. 다만 내부적으로 회사 편성국에서 분기별로 조사하는 게 있어요. 그러니까 지상파와 종편 통틀어 시사보도 프로그램 110여 개를 대상으로 실제 심층면접 서베이 조사를 해서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순위를 늘 파악하거든요. 저희가 1분기에 3위, 2분기에 전체 1위로 올라서서 그런 정도의 위치 파악은 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공영방송 뉴스의 불편부당성’에 대한 논문을 쓰셨잖아요. 실제는 어떤가요?

“크게 다른 차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느끼고 있어요. 이슈를 다룰 때 정해놓은 주제에 맞는 팩트 위주로만 취사선택하는 리포트로 흐르지 않도록 하자고 늘 강조합니다. 편집회의에서 세상이 흑백으로 나뉘는 게 아니니 항상 반대 목소리나 관점에도 열어놓고 취재하도록 기자들에게 당부하고 있고요.

예를 들자면, 현재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박받고 있는 전현희 권익위원장을 연결해서 인터뷰해요. 이후 보도에 그분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지만, 그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전달되지 않도록 인터뷰 앞에 그의 사퇴가 옳다고 믿는 여권 인사들의 육성도 짤막하게 편집해서 먼저 제시하도록 배치했거든요. 기계적으로 5대 5 균형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관점 상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도록 뉴스를 구성하도록 애쓰고 있어요.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재현의 다양성입니다. 쉽게 말하면 뉴스에 등장하는 행위자들이 정부 당국자, 정치인, 전문가 이런 '엘리트'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자고 강조하고 있어요. 시민들이 적극적인 발화 주체로서 자기 의견을 내고 또 문제를 제기하도록 그들의 목소리를 많이 담아내야겠다는 생각에 그런 공간을 가급적 많이 확보하려고 합니다.”

MBC 사옥/ MBC 뉴스 로고 이미지
MBC 사옥/ MBC 뉴스 로고 이미지

왜 그 생각을 하셨어요?

불편부당하고 공정한 뉴스는 관점의 다양성이 충분히 확보된 토대 위에서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많은 뉴스에서 시민은 늘 수동적이고 반응적으로만 재현되고, 자주 배제됩니다. 때문에 저는 시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리포트를 많이 주문해요. 예를 들면 지난 번에 통일부가 탈북어민 북송 당시 판문점 넘어가는 동영상을 공개했잖아요. 그때 우리는 당국자나 정치권의 공방에만 국한하지 않고, 이 영상을 바라본 시민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현장에서 담았어요. 또 이런 것을 공개하는 의도에 대한 각자의 생각 혹은 이 이슈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시민들의 목소리로만 담아서 리포트를 한 적이 있어요.”

한쪽으로 기울면 신뢰받기 어렵다고 하셨던데 MBC 보도에 ‘편향적’이란 평가가 붙습니다. 이 부분 어떻게 보세요?

“판단은 시청자분들이 하는 것이지만, 일부의 시각이 아닌가 싶고요. 다만 그런 평가는 권력에 대한 충분한 감시와 비판을 하지 않았다거나 아니면 특정한 정파나 정치인에 대해 좀 더 감싸기하는 모습이 누적됐을 때 나온다고 봐요. 그런데 제 임기 중에 그런 평가를 받거나 그런 논란이 될 만한 것은 없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저는 누구보다도 MBC가 권력 감시를 충실하게 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아마도 비판하시는 분들은 현재 야당이 된 세력이 집권했을 때 좀 더 비판적이었어야 했다는 말씀일 것 같은데요. 그런 시각에는 일부 공감합니다. 그때도 권력 감시와 비판의 잣대가 상당히 매서웠더라면 더 많은 신뢰를 받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지금은 그런 부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언론은 기계적 중립과 편향성 사이 어딘가에 위치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계적 중립도 안 되지만 편향성을 띠어도 안 되잖아요.

“기계적 중립이라는 게 일단 가능하지 않아요. 바람직하지도 않고요. 그렇다고 어느 한쪽으로 편향된다면 특히 공영방송 입장에서는 치명타거든요. 하지만 어떤 이슈를 선택할 때부터 그 사안을 어느 정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든가,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든가 하는 정도의 가치 판단과 개입은 뉴스 편집과 선택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가치 개입을 배제하는 것이 언론은 공정해야 된다는 것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MBC〈뉴스데스크〉 ‘은폐되는 산업재해’ 연속 보도
MBC〈뉴스데스크〉 ‘은폐되는 산업재해’ 연속 보도

MBC가 지난해 전문기자 제도를 도입했고 1년 지났는데 어떤가요?

“지금 경제‧환경‧범죄 심리‧국제 그리고 노동 분야에 예비전문기자를 두고 있는데 내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노동 전문기자의 경우, 노동 현장의 열악한 실태, 직장 갑질, 플랫폼 업체들의 횡포 문제를 굉장히 깊이 있게 다뤘어요. 반영되기 쉽지 않은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주목할 수 있게 했고요. 환경 전문기자도 전국을 누비면서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파괴라든가, 정부나 지자체 환경정책 문제를 현장에서 고발하고 잘 다뤄왔어요. 오는 9월 초 한국방송대상 기자 부문 개인상을 수상해요. 국제 예비전문기자도 조만간 국제뉴스를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출범시키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 MBC NEWS 구독자가 239만 명이더라고요. 콘텐츠 대부분은 지상파에서 나온 건데, 유튜브 콘텐츠 제작 계획은 있으세요?

“질문 잘하셨는데요. 일단 오늘(3일) 자로는 240만 명이고요. 저희 유튜브 상황에 대해 설명해야 될 것 같은데, MBC 뉴스하고 엠빅뉴스는 분리돼 있어요. 엠빅뉴스 채널에는 유튜브용으로 제작된 각종 콘텐츠가 나가고 있어요. MBC 뉴스 채널은 지상파 뉴스 위주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이에요. 그런데 이 MBC 뉴스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 순위가 어느 정도 된다고 보세요?”

글쎄요?

“제가 유튜브 조회수를 집계하는 한 사이트를 보여드릴게요. 전 세계 뉴스 채널의 1주일 합산 조회수에서 MBC 뉴스가 전 세계 3위예요. 미국의 CNN이 55위, 폭스 뉴스가 8위거든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4월 말부터 꾸준히 상승해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의 전통적인 뉴스’에 대해서도 엄청난 니즈가 있는 거예요. MBC 뉴스의 하루 유튜브 총 조회수는 1,400만에서 1,900만 정도 나오는데요. 타 방송사의 2~3배 정도 되는 수치입니다.”

MBC 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
MBC 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

유튜브 채널 조회수가 높은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취재해서 분석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유튜브로 뉴스를 본다는 것은 밖에서 이동하면서 보거나 혹은 이용자가 편한 시간에 선택했다는 것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MBC 뉴스가 어떤 강점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 디지털 뉴스룸에서 유통 전략을 잘 짠 요인도 크다고 보고요.”

보도에 중점 두는 부분 있을까요?

“대원칙으로는 공영방송 저널리즘으로서 불편부당성과 함께 강조하는 게 투명성과 정확성입니다. 취재과정이나 근거 자료 등이 있으면 더욱더 투명하게 밝히라고 주문하고 있고, 팩트가 틀리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강조합니다. 특히 개별 리포트의 뉴스 품질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저희 내부적으로는 경쟁사들에 비해서 굉장히 많은 공력을 들이고 있고,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내놓으려 애쓰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집중하는 부분은 ‘현장성‧심층성‧스토리텔링’입니다. 한번이라도 더 현장에 달려가고, 조금 더 쉽게 설명하고, 조금 더 맥락을 살려서 기사를 구성하고 그것을 또 대단히 ‘텔레비전적’으로 풀어나가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으시다면?

“뉴스를 시청자 입장에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잘 만들어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요. 지금 인력 면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열악하지만 기자들이 최선을 다해서 뛰고 있기 때문에 그 노력이 뉴스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