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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수정 대표, 황호완 본부장, 이창민 PD

서대문공동체라디오의 주민자산화프로젝트…"지켜봐 달라”

2022. 06. 23 by 윤수현 기자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인터넷 마을라디오 ‘가재울라듸오’가 지난해 7월 공동체라디오 신규사업자로 선정됐다. 2013년 방송을 시작한 이후 8년 만이다. 가재울라듸오는 사명을 ‘서대문공동체라디오’로 바꾸고 사옥을 건설 중이다.

2019년 12월 미디어스와 인터뷰할 당시 가재울라듸오 운영진의 우선 과제는 ‘공동체라디오 선정’이었다.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운영진은 지속가능성이라는 다음 목표를 계획하고 있다. 서대문공동체라디오는 최초로 주민 후원·대출 약정으로 사옥 건설자금을 마련하는 ‘주민자산화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디어스는 17일 장수정 대표, 황호완 제작본부장, 이창민 PD를 만나 개국 준비 과정과 공동체라디오 제도 개선점을 물었다. 황호완 본부장은 전파를 획득하게 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서대문구 주민들에게 함께 방송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이창민 PD는 전파 관리를 위해 최근 무선설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아래는 서대문공동체라디오 구성원들과 일문일답이다.

가재울라듸오, 서대문공동체라디오 CI
가재울라듸오, 서대문공동체라디오 CI

Q. 첫 인터뷰 후 2년 6개월이 지났다. 당시 공동체라디오를 준비 중이었는데, 올해 11월 개국 예정이다. 공동체라디오에 선정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황호완 :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특히 공동체라디오가 있는 마포와 서대문이 인접해있다는 점이 고민이었다. 사업 영역이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려가 많았지만 다행히 공동체라디오 사업자로 선정됐다.

Q. 공동체라디오에 선정되고 난 뒤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황호완 : 주변 대접이 달라졌다. (웃음) 법적으로 인정받은 허가 사업자라는 것과 아니라는 것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앞으로 91.3MHz를 통해 방송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하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또한 주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체라디오라는 것을 이해시키기 편해졌다.

Q. 최근 사옥 착공식을 열었다. ‘주민자산화프로젝트’를 통해 사옥 건설자금을 마련했는데, 설명을 부탁한다

장수정 : 주민 펀딩, 후원, 단체·개인 약정 등을 통해 사옥 건설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서대문구 남가좌동 땅을 매입했고, 건물 신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옥이 완성되면 주민들에게 시세 80% 수준으로 공간을 빌려줄 계획이다.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프로젝트다. 주민들과 함께 공간을 사용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옥은 4층 규모로 지어질 계획이다. 1층은 주민들이 사용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미고, 2층은 공유 사무실을 들일 예정이다. 방송국은 3층·4층이다. 11월 사옥이 완공되면 정식 개국을 할 것이다.

Q. 방송통신위원회의 올해 공동체라디오 지원 예산은 2억 원에 불과하다. 공동체라디오 사업자가 7곳에서 27곳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예산이 줄었다고 봐야 한다. 아쉬운 점은 없는가

장수정 : 물론 지원이 부족하다는 걸 각오하고 시작한 일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공동체라디오를 시작하려면 물리적으로 요구받는 게 굉장히 많다. 재무 상태도 봐야 하고, 재원 확보 방안·고용 계획도 제출해야 한다. 송신소도 설치해야 한다. 공동체라디오에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지원을 요구하기 전 ‘공동체’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체가 없다면 지원을 받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많은 미디어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기 전 지원 요구부터 하는데, 이런 건 지양해야 한다.

황호완 : 방송통신위원회에 모든 책임을 묻는 게 적절한 것인지 고민이 있다. 공동체라디오는 지역에서 활동하며 지역성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면 자치단체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해주는 것이 맞다. 물론 공동체라디오 숫자가 제한적이어서 자치단체가 지원해 주면 특혜 시비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난방송 기금’을 주는 형태의 지원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고 본다. 재난방송을 하는 공동체라디오에 관련 의무를 부과하고, 기금을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될 경우 주민들이 재난 관련 소식을 빠르게 획득할 수 있고, 공동체라디오의 건강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Q. 퍼블릭 액세스(주민 제작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 같다. 방송법에 따르면 전체 방송의 50%를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으로 편성해야 한다.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

이창민 : 현재 주민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완성도는 프로그램 품질과 연결되는 질문인데, ‘품질’의 기준을 달리 가져가야 한다. 레거시 미디어에선 방송 품질을 중요하게 여긴다. 방송 품질이 수익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학력의 전문 방송인이 중심이 된다.

하지만 공동체라디오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다. 방송의 품질이 레거시 미디어보다 조금 낮더라도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던 주민들이 직접 이야기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 또한 공동체라디오가 지역의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는지, 주민들이 공동체라디오를 통해 개인의 발전을 이뤄내고 있는지가 품질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황호완 : 레거시 미디어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방송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그램에서 지역성을 강화하고, 주민들에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 이런 고민이 함께 녹아들어 간다면 고품질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서대문공동체라디오 사옥 공사장 현장. 왼쪽부터 이창민PD, 장수정 대표, 황호완 본부장 (사진=황호완 본부장)
서대문공동체라디오 사옥 공사장 현장. 왼쪽부터 이창민PD, 장수정 대표, 황호완 본부장 (사진=황호완 본부장)

Q.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공동체라디오는 ‘보도에 관한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없다. 이 같은 규제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는가

황호완 : 애매한 규정이다. 방송법에 따르면 지역 정보제공 프로그램은 편성할 수 있다. 지역 정보와 지역 뉴스가 다른 점이 무엇인가. 지역 정보에서 말 몇 마디만 더 하면 논평이 될 수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볼 것인가. 방송법이 2000년 제정된 이후 변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방송법 개정은 개헌만큼이나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이제 지역 소식과 뉴스의 경계가 어디인지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때다. 정부는 무조건 규제하기보다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방향성을 인정해야 한다.

장수정 : 공동체라디오의 역할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기존 방송환경은 레거시 미디어 중심으로 꾸려졌지만, 점차 지역성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각 지역의 공동체라디오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변화에 맞춰 제도개선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창민 :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송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또 기후 변화나 재난 상황을 미리 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 이는 서대문공동체라디오 제작진만으론 이룰 수 없는 목표다. 서대문구 주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장수정 : 사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여러 후원자를 만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이는 서대문구가 직면한 중요한 변화의 지점이다. 주민들이 이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있다는 것을 체감했으면 좋겠다. 변화의 순간을 지지해줬으면 좋겠다.

황호완 : 서대문공동체라디오는 직원과 활동가가 만드는 방송이 아니라, 주민 모두의 방송이다. 주민들이 서대문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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