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이 KBS 2TV 송출을 16일 오후 3시부터 전면 중단키로 했다. 케이블 측은 타 지상파방송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회장 최용훈)는 16일 오후 1시 30분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3시부터 KBS 2TV의 디지털방송은 물론 아날로그까지 우선적으로 전면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재송신 중단 때 케이블은 지상파 HD(고화질)방송만 중단해 SD(표준방송)를 통한 시청은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재송신 중단에서는 아날로그방송까지 포함시켜 케이블을 통해 지상파 시청은 불가능하게 됐다.
케이블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 판결에 의해 케이블(CJ헬로비전)이 지상파에 지급해야 할 간접강제 이행금이 100억 원대 규모로 불어나 있는 상황”이라며 “지상파 3사가 과도한 재전송료를 고집하는 태도를 버려야 원활한 협상과 방송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KBS 2TV부터 중단’이라는 기준에 대해 최정우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 정책TF팀장(C&M 전무)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가 지상파 유료화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팀장은 “오늘은 KBS 2TV이지만 다음은 MBC 그리고 SBS 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84만5712명으로부터 받은 서명지를 방통위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재송신비상대책위원회 KBS 김동렬 팀장은 “법원 판결로 강제이행금을 내야하는 CJ헬로비전 측과 합의를 하고 있고 실무선에서 거의 타결이 됐는데 나머지 상관없는 케이블에서 뒷다리 잡는 격으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 것은 케이블을 통해 지상파를 보고 있는 시청자다.
‘지상파 무료화’ 주장은 케이블의 기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윤정주 소장은 케이블 측의 ‘지상파 무료화’ 주장에 대해 “케이블은 말로는 ‘지상파 무료화’를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지상파를 가지고 장사를 해왔던 게 사실”이라며 “그들 주장이 진정성이 있다면 지상파 채널 사이사이에 홈쇼핑 채널로 묶어 송출하는 등 장사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또, “케이블의 ‘지상파 무료화’ 주장은 시청자들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자신들이 마치 무료로 지상파를 제공해왔던 것 인양 시청자를 볼모로 ‘지상파를 끊겠다’고 기만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윤정주 소장은 그러나 재송신 분쟁의 원죄는 ‘지상파’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상파는 지금까지 수신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케이블에 기대려다가 뒷통수 맞은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이 1년 정도 남은 지금부터라도 제발 부지런히 수신환경 개선해서 따로 설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소장은 “케이블에서 지상파 송출을 끊더라도 시청자들이 지상파를 볼 수 있게 만들어야 진짜 ‘무료’이고 보편적 서비스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냐”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