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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단독뉴스만 18개, 이중 단독감은 얼마나 될까?

단독 보도의 홍수, 정작 시청자는 외면

2012. 01. 12 by 권순택 기자

언론의 ‘단독’ 뉴스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JTBC’, ‘채널A’, ‘MBN’ 등은 ‘단독뉴스’, ‘특종뉴스’로 시청률 반등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3사가 ‘단독’보도 행렬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방송뉴스에서 ‘단독’이라는 이름으로 보도된 리포트는 18개(TV조선 4, JTBC 2, 채널A 7, MBN 1, KB S1, MBC 1, SBS 2)다. 그야말로 ‘단독’뉴스 홍보시대라고 부를만하다. 그렇다면 어떤 뉴스들이 단독이란 이름으로 보도됐을까.

먼저 해당 리포트의 인터넷 판 제목을 살펴보면 단독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뉴스가 몇 개나 될지 의문이다.

[단독]“묘소 찾아 명복 빌겠다”_TV조선
[단독]이재오 최측근 소환_TV조선
[단독]즉답 피한 안철수_TV조선
[단독]‘부러진 화살’에 법원 화들짝_TV조선
[단독]중국, 김정일 사망 전 ‘작은 닭 공정’ 작전 계획_JTBC
[단독]중국 고위 군 간부 ‘북난민 시찰'…경계 강화_JTBC
[단독]눈물 없는 김정일 분향소…북한내부 동영상 입수_채널A
[단독]정부, 발해사 왜곡 우려 중국에 전달조차 안 해_채널A
[단독]북한 장마당에 남한상품 등장…쌀값 폭등_채널A
[단독]인사동은 ‘폭풍전야’…고미술협회 이사 구속_채널A
[단독]론스타 ‘투자자 바꿔치기’ 의혹 5개사, 자산 변동내역 미스테리 _채널A
[단독]한나라 관계자 “비례대표 공천장사 이렇게 했다”_채널A
[단독]한나라, 물갈이 위한 ‘살생부’ 만든다_채널A
[단독]백신공장 옆에 웬 오리공장…‘녹십자’ 비상_MBN

[단독]여야, 당내 경선 ‘선관위 위탁’ 합의_KBS
[단독]국회 밖에서도‥“50만원씩 30명에게 뿌려라”_MBC
[단독]한순간에…수면마취제 3년간 18명 사망_SBS
[단독]‘아기 스티커’ 보고…신혼집 골라 절도_SBS

▲ 1월 12일 TV조선 머리기사 캡처

TV조선은 11일 뉴스에서 ‘“묘소 찾아 명복 빌겠다”’라는 단독보도를 머리기사로 배치했다.

“한때 고문기술자로 통했던 이근안씨, 김근태 전 의원이 고문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파렴치한이라는 뭇매를 맞았는데, 알고보니 이근안씨도 눈물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참회의 뜻을 밝히면서 죽는 날까지 회개하겠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우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파렴치한으로 뭇매를 맞았다’는 이근안을 꾸미는 수식어가 눈에 띈다. 이처럼 이근안 인터뷰를 머리기사로 배치한 TV조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타계한 지난해 30일은 어땠을까? TV조선은 정작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타계 소식을 16번째 꼭지에 배치했다.

특히, 김근태 상임고문의 사망원인은 ‘고문으로 인한 휴유증과 파킨스병, 그로인한 합병증’이지만 TV조선의 당일 보도에는 ‘고문’이라는 단어 자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당일 TV조선 뉴스는 ‘김근태’라는 인물보다는 “정치권에서는 야당 인사들 뿐 아니라 이재오 전 특임장관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등도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애도에는 여야 구분이 없었다”는 등 ‘여권 인사들’에 초점이 맞춰졌다.

TV조선은 한발 더 나아가 고문을 담당했던 이근안 인터뷰를 ‘단독’이라며 TOP에 배치한 것이다. 이 씨는 그동안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고문은) 일종의 예술이었다”, “당시 상황에서는 ‘애국’이었다”는 등의 독재정권을 미화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또, TV조선은 ‘즉답 피한 안철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기사로 뽑았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TV조선이 단독으로 만났습니다. 정치참여에 대해서는 여전히 딱 부러진 말, 하지 않았습니다”가 뉴스내용의 골자다.

TV조선이 단독으로 만났다던 안철수 교수, 그러나 KBS와 MBC, SBS에서는 이미 10일 저녁 관련 보도가 나갔다.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안철수 교수가 특파원들과 만났습니다. 정치할 건지 또 물었는데 여전히 조심스러웠습니다”가 SBS <8뉴스> 보도 내용으로 ‘TV조선이 단독으로 만났다’는 자랑이 무색해진다.

▲ 1월 11일자 MBC '뉴스데스크' 단독 머리기사

지상파도 만만치 않아

MBC <뉴스데스크>는 11일 단독보도라면서 머리기사로 ‘국회 밖에서도‥“50만 원씩 30명에게 뿌려라”’를 배치했다. 지역 당협위원장이 구 의회를 통해 돈봉투 심부름을 지시했다는 것이 뉴스의 핵심내용이다.

“2008년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국회 밖에서도 50만원씩 30명에게 돈 봉투를 배달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MBC>

▲ 1월 9일자 '동아일보' 1면
“2008년 7·3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 박희태 후보 측의 서울 및 원회조직을 책임졌던 A 당협위원장이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을 돌리도록 소속 구의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8일 드러났다. 이는 당시 A 위원장의 돈봉투 전달 지시를 받았던 구의원들의 증언으로 확인됐다”<동아일보>

내용이 다른 게 없다. 그러나 <동아일보> 보도는 MBC보다 앞선 9일자 1면 기사다. MBC는 한참 뒤늦은 리포트를 ‘단독’으로 보도한 것이다.

‘단독’ 보도는 해당 언론사만이 취재한 ‘중요한 소식’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최근 방송사 뉴스들이 ‘단독’이라고 이름 붙인 리포트들을 살펴보면 ‘중요한 뉴스’라는 점보다는 단지 ‘단독’으로 보도되면서 나타나는 효과만을 강조하고 있다. ‘단독’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보도되는 다른 리포트와 차이가 없다.

다른 방송사들은 보도하지 않은 소식을 해당 방송사만 보도한다고 해서 ‘단독보도’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종편은 시청률을 꾀하는 방법으로 ‘단독’이란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지상파에 ‘단독’이라는 보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방송들의 ‘단독’뉴스는 늘었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시청자들은 종편은 물론 지상파의 뉴스를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기획국장은 “단독이라는 이름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 만일 ‘단독’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내용이 부실하다면 그 자체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게 되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며 “단독뉴스를 늘려 시청률을 올리겠다는 전략은 장기적으로는 효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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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플때밥 2012-01-13 14:48:34
미디어가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이 시대에 좋은 기사 많이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