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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 없는데 원자력 사고시 '통제 대응' 가능할까?

원자력 원천기술 없는 '세계 5대 원자력 강국'

2011. 03. 21 by 김완 기자

2009년 12월 29일, 그 해 열렸던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MB는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을 격정적으로 강조했다. 직전에 있었던 'UAE 원전 수출'에 대해 스스로 "기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 지난 2009년 12월 29일 국무회의에서 MB는 "2012년까지 원자력 원천기술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세계 5대 원자력 강국', '원전 수출국'이라는 칭호가 무색하게 한국은 아직 원자력 원천기술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당시 MB의 발언을 보도한 YTN화면 캡쳐
당시 MB는 국제 사회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판도를 볼 때, UAE 정부가 한국형 원전을 선택한 것은 높이 살 만하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 "오는 2012년까지 원자력 발전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당시엔 그저 낯간지러운 자화자찬과 의례적인 청사진 제시 정도로만 치부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날 MB의 언급에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2개의 중요한 맥락이 감추어져 있었다.

우선, MB가 UAE 정부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까닭이다. UAE원전 수출 조건이 일부 공개된 이후, 이것을 과연 수출로 보는 것이 타당하냐는 의구심이 합리적일 정도로 수출 조건이 형편없다. 공사비를 대출해주는 것은 물론이오, 사후 관리의 책임 정도 역시 일방적이라고 할 만큼 한국에 불리하다. 정부가 즉각 부인하긴 했지만, <신동아> 4월호에 따르면 '방사능 폐기물'을 국내로 들여와 재처리한다는 내용까지 있다고 한다. 정리하면, 공사해주고, 공사비는 우선 우리가 내고, AS 책임은 무한정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폐기물 처리까지 맡아주기로 한 셈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중요한 또 한 가지가 있다. 당시, MB는 "오는 2012년까지 원자력 발전의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일본이 점유하다시피 한 원천기술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그때까지도 한국은 원자력 발전에 대한 원천기술을 갖고 있지 않았던 셈이다. 실제로 UAE에 수출되는 원전의 경우에도 한국형 원전이라고는 하지만 그 원천기술은 도시바(일본)-웨스팅하우스(미국) 컨소시엄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의 원천 기술은 단일한 능력이 아니라 여러 가지 공정에 각각 적용되는 것들을 일컫는다. 원자력 발전소는 100개 이상의 개별적 기능을 가진 계통으로 구성된다고 하니 그 복잡함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일 테다. 정부는 줄곧 한국의 원자력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선전해왔지만, "2012년까지 원천기술을 확보하라"는 MB의 조바심을 보면 여전히 핵심적 기술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2010년 기준으로 한국은 20기의 원전을 운전 중이고, 8기는 건설 중이며, 2기를 추가 건설 준비 중으로 세계에서 5~6번째로 원자력 의존도가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한국보다 원전이 많은 나라는 미국(104기), 프랑스(59기), 일본(55기) 정도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한국이 원자력 의존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이는 추세의 맨 앞에 서 있단 점이다. 세계원자력협회의 2005년 자료에 보면, '독일이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줄여감에 따라, 한국은 '세계 5대 원자력 강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MB는 "원자력 발전량을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59%로 확대"할 계획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한국은 '세계 5대 원자력 강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직까지 원자력 발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세계 5대 원자력 강국' 가운데 원천기술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국가적 차원의 과제로 삼고 있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현재 원자력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일본의 도시바, 미쓰시비, 히다치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GE 프랑스의 아레바 그리고 러시아의 ASE 정도이다. 국내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주)의 주도하에 한국전력기술(주)과 두산중공업(주)이 공격적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해가고 있지만 아직 기술력이 압도적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천기술 없이도 수출만 잘 하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세계에서 5번째로 원자력 발전소가 많은 나라가 아직도 원전의 원천기술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형용모순이다. 원천기술이 없다는 것은 유사시 원전에 대한 통제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다는 것과 같은 얘기이고, 이를 수출되는 원전에 적용해보면 사고 발생시 책임은 몽땅 뒤집어쓰고 권한은 별로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단 얘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일방적 '속도전'이 어떤 폐단을 초래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 21일 오전 MB는 '61차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내 원전은 안전하다고 강조하며 "우리 원전은 지금까지 사고로 분류되는 경우는 한 건도 발생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MB의 이 발언은 거짓말이거나 최소한 상황을 호도하는 것이다. 지도는 사고가 발생한 적 있는 국내 원자력 발전소를 표기한 것이다ⓒ환경운동연합
상황이 이럴진대 MB는 21일 오전 '61차 라디오 연설'을 통해 "우리 원전은 지금까지 사고로 분류되는 경우는 한 건도 발생한 적이 없고, 공식적으로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염려하지 말라는 호언장담만 늘어놨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은 당연한 업무겠지만,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MB는 "사고로 분류되는 경우는 한 건도 발생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환경운동연합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국내 원전의 사고는 빈번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많았다. 고리와 울진 원자력 발전소는 핵 연료봉이 손상되는 사고가 있었고, 월성과 영광 발전소에서도 증기가 누수되는 등 피폭이 감지된 사고가 있었다. (관련 자료 클릭) MB가 언급한 '사고'가 어떤 수준까지를 염두에 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국내 원전의 경우에도 분명히 사고가 있었고 원전은 기본적으로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시설물이다.

원전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없는 사회에서 원전 사고가 난다면 그렇지 않은 사회에 비해 훨씬 큰 충격과 피해가 발생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독일은 수령이 30년 이상 된 원전의 운행을 중단했다. 국내의 경우 1978년도에 건립된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30년 이상 되었다. MB는 원전 종합 점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원전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시설에 대한 원천 기술이 여전히 부재한 상황에서 사고가 생기면 일본 만큼이나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까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래저래 불안하기만 하지만 MB는 국민의 불안감이 "근거 없는 소문이나 비과학적인 억측"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MB의 영을 받들어 경찰은 '방사능 괴담'의 단속에 앞장서고 있다. 게다가 국민적 불안감의 본질에 파고들어야 할 언론 역시 본분은 내팽개친 채, '안전하니 잔말 말라'는 정부의 선전에만 호응하는 상황이다. 국내 언론이 지금 시급히 해야 할 것이 '일본 힘내라'며 대대적으로 성금을 모금하는 것뿐인지, 국내 원자력 정책의 문제점과 현실은 그럼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것인지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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