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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KBS눈엔 민주당 의혹 제기가 야당의 공세?

정동기 파문, 시끄러운 정치권과 시들한 방송 뉴스

2011. 01. 09 by 송선영 기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전관예우, 학위 취득, 예금 증가 등 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폭로되면서, 민주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내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정동기 불가론’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감사원장 후보자 내정 직후부터 정치권은 ‘정동기 파문’으로 연일 시끄럽지만, 정작 KBS, MBC, SBS 등 방송3사의 보도는 그저 조용할 뿐이다.

정동기를 둘러싼 의혹들

정 후보자는 지난 2007년 11월23일 대검찰청 차장에서 물러난 이후 3일만에 법무법인 ‘바른’ 공동 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 과정에서 7개월간 7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한 이후 4천6백만원이던 월급이 1억천만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학위 취득 과정을 둘러싼 의혹도 있다. 그는 부산지검 형사1부장을 역임했던 지난 1996년 당시, 서울에 있는 한양대 법대 박사학위 과정을 밟아 9학점을 취득했다. 그는 지난 1976년에도 사법연수원 과정을 밟으면서, 동시에 한양대 법대 대학원 주간 과정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분명한 예산 증가에 대한 의혹도 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년간 예금만 7억1천만원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총소득 10억1천만원 가운데 세금을 비롯한 기본 지출은 4억9천만원으로, 실제 예금증가 가능액은 5억2천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즉, 실제 예금 증가분에 대비해 최소 1억9천만원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정 후보자 배우자 재테크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 KBS <뉴스9> 1월9일치 보도 화면 캡처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은 연일 터져 나오고 있지만 방송3사의 보도는 시들시들하다.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서도 일부만을 골라 드문드문 보도할 뿐이다. 민주당의 주장을 바탕으로 정 후보자 쪽의 해명을 더해 ‘양적인 균형’만을 맞추는 방송3사의 보도, 언론의 철저한 검증을 기대하기란 애당초 무리다.

감사원장이라는 막중한 자리, 그럼에도 언론의 검증 노력은 아예 실종됐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검증 작업에 넋 놓고 있는 언론 대신, 잇달아 의혹을 제기하느라 민주당만 되레 바빠졌다.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을 야당이 대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민주당의 의혹 제기를 드문드문 보도하고 있는 방송3사의 보도 행태는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채, ‘방송’이라는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실력 행사를 하고 있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의혹 제기를 ‘야당의 공세’라고 표현한 KBS

공영방송 KBS는 메인뉴스인 <뉴스9>를 통해 정동기 후보자와 관련된 보도를 몇 차례 했을까? KBS는 청와대가 정 후보자를 내정한 이후부터 9일까지 단 3건밖에 보도하지 않았다.

그 3건의 보도도 찬찬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보도가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소개한 뒤 이에 대한 한나라당 혹은 감사원의 해명을 친절하게 덧붙이고 있다. 이마저도 정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들을 직접 검증하려는 노력보다는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들을 그대로 전하는 데 그치고 있다.

양적인 균형에만 치우친 채 의혹과 해명을 같은 선상에 놓고 있는 KBS의 시각은 9일 <민주 “예금 1억 9천 만원 불분명”…“퇴직금”> 보도에 대한 앵커 코멘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거셉니다. 민주당이 오늘 지난 4년간 예금 가운데 1억 9천만원의 출처를 요구했는데, 정 후보자측은 이 돈은 검찰 퇴직금 등이라고 반박했습니다.”

KBS는 또,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잇달아 제기하고 있는 의혹을 ‘야당의 공세’라고 표현하는 등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 검증하고 이 과정에서 진실을 보도하려는 의도는 아예 찾을 수없다.

▲ MBC <뉴스데스크> 1월8일치 보도 화면 캡처
법무법인 ‘바른’의 급성장 배경 보도한 MBC

MBC도 KBS 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MBC는 메인뉴스 <뉴스데스크>를 통해 9일까지 정 후보자와 관련한 보도를 단 3건만 보도했다. MBC는 KBS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들을 전하고, 이에 대한 정 후보자 쪽의 해명을 싣는 데 주력했다.

물론, KBS가 전하지 않은 부분을 전한 ‘의미있는’ 보도도 있었다. MBC는 특히, 정 후보자가 몸 담았던 법무법인 ‘바른’이 어떤 곳이며, 이명박 정권 들어 급성장했던 배경을 주요하게 전했다. 이 역시 민주당의 주장을 전하는데 그쳤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정 후보자의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주요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었다.

MBC는 지난 8일 <정동기 후보자 몸담았던 ‘바른’, 급성장 배경 의혹>을 통해 “‘바른’은 정연주 전 KBS사장의 해임 무효소송과 미디어법 소송 등에서 정부 측 대리인을 맡았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정 후보자를 배경으로 여권의 주요 소송이 ‘바른’으로 몰렸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적절한 예금 증가 의혹과 관련한 의혹이 9일 불거졌지만 MBC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 SBS <8뉴스> 1월7일치 보도 화면 캡처
딱 두 차례 정동기 의혹을 보도한 SBS

SBS도 다른 방송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SBS는 9일까지 정 후보자와 관련해 딱 2건의 보도만 했을 뿐이다.

SBS는 메인뉴스인 <8뉴스>를 통해 지난 6일 처음으로 정 후보자를 둘러싼 전관예우 논란을 보도했다. 이어 하루 뒤인 7일에도 정 후보자 급여를 둘러싼 논란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게 전부다. SBS는 MBC와 마찬가지로, 9일 민주당이 제기한 예금 증가 관련 의혹들은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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