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시민단체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첫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누락된 것에 대해 ‘공약실현 의지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사실상 보고할 게 없어서 보고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과기정통부 입장에서는 통신비 인하 방안에 실질적인 게 없어 대통령이나 청와대 배석자들로부터 지적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고 자료에 뺀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사무처장은 “과기정통부가 대통령 공약을 파기한 수준을 넘어 대통령 보고도 누락했다고 봐야 한다”며 “당장 대통령 공약대로 통신비 인하를 재추진하고 통신사 편이 아니라 국민 편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진걸 사무처장은 “과기정통부가 보고를 누락했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통신비 인하를 언급해 고마웠다”면서 “대통령이 보고 자료에도 없는 통신비 인하를 언급한 것은 과기정통부를 향한 질책”이라고 밝혔다.

안진걸 사무처장은 “사회적 논의기구도 지연되고 있고, 보편요금제 도입도 속도가 안 나고 있다”며 “통신비 인하는 청와대가 직접 챙겨야 할 사안이다. 과기정통부에만 맡겨놓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업무보고를 하는 유영민 과기정통부장관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대통령이 통신비 인하를 또다시 표명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과기정통부 첫 업무보고에 통신비 공약이 빠진 것은 통신비 인하에 대한 국민적 기대치에 어긋나는 행위”이라고 비판했다.

윤문용 국장은 “공약은 공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신뢰성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과기정통부가 통신비 인하를 업무보고에서 누락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문용 국장은 “선택약정 할인율 25%라도 제대로 추진해야 하는데 적용을 신규가입자만으로 축소해 버렸다”며 “정권 초기에도 이런데 통신비 인하에 대한 기대치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22일 대통령 업무보고에 앞서 발표한 긴급논평을 통해 “오늘 오후 유영민 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를 하게 되어 있는데 껍데기뿐인 통신비 인하 방안을 뭐라고 보고하는지 우리는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며 “대통령 업무보고에 통신비 인하 내용으로 보고할 게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기존 가입자에게 아무런 혜택을 주지 못하는 25%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이 과연 대통령 공약 이행방안으로 적절한 것인지 살펴보셔야 한다”며서 “지금이라도 다시 기본료 폐지, 보편요금제 대폭 보완, 선택약정할인제도의 예외 없는 적용, 단말기 폭리 제거 등이 제대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참여연대는 “지금이 아니면 통신비 인하를 또 언제 할 수 있겠느냐”며 “국민의 가계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소득주도형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도 지금 당장 통신비 대폭 인하가 실현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통신비 절감 대책이 대통령 업무보고에 누락된 이유에 대해 “업무보고에서 빠졌다기 보다는 중요한 핵심 정책 과제 두 개에 대해 보고를 드린 것”이라며 “과기정통부에서 토의가 필요한 과제들을 보고 드렸다. 통신비는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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