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연패에 빠졌다. 3연패가 가끔 나오기는 했지만 최근 3연패는 초중반과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연패가 좋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기아가 3연패에 빠지는 동안 팀 타선은 3점을 뽑은 것이 전부다. 말 그대로 마운드가 매 경기 완봉을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는 것이다.

최근 3경기에서 도드라진 기아 타선의 문제, 다시 힘을 내야 한다

기아가 최근 3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도드라진 문제로 다가온 것은 완전히 식어버린 타선이다. 배힘찬이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진 것을 제외하고, 앞선 두 경기는 충분히 타격만 받쳐준다면 이길 수도 있는 경기들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두산과 가진 두 경기는 아쉬웠다. 지난 몇 시즌 동안 두산 등 몇몇 팀들에 유독 약했던 기아는 올 시즌 들어와 많이 만회를 했다. 하지만 두산과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초반 두산 팀 자체가 전체적으로 힘든 시기 기아가 상대를 제압하기는 했지만, 이후 두산에 다시 약점을 보이는 듯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이 불안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두산이 가을 야구에서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팀이라는 점이다. 앞서 최근 두 차례 우승을 한 경험이 갑작스럽게 사라지지 않는다.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KIA 선발투수 임기준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을 야구에 나서지 못하던 기아는 올 시즌 최악의 마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리그 우승을 하고 한국 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다. 두산이 한국 시리즈에 올라올지 알 수는 없지만, 만약 올라온다면 기아로서는 고전을 할 수밖에 없음을 최근 경기에서 잘 보여주었다. 그게 불안 요소이자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임기준이 나선 금요일 경기는 아쉬움이 크다. 5이닝 2실점을 하고 불펜으로 나선 젊은 투수들이 두산을 상대로 무실점으로 맞섰다. 하지만 타선은 끝내 터지지 않았고, 1-2로 패하고 말았다. 만약 이 경기를 한 점이라도 앞서 이겼다면 임기준에게는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4, 5 선발이 후반기 무너진 상황에서 임기준에게 승리라는 것은 훈장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아직 미완성이기는 하지만 이런 젊은 투수가 승리 투수가 된다는 것은 엄청난 힘을 만끽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금요일 경기는 아쉬웠다.

배힘찬이 나선 토요일 경기는 3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11실점을 하며 경기 승패는 무의미해졌다. 타선이 지칠 때가 되기는 했다. 시즌 초반부터 기아를 1위로 달리도록 했던 동력은 마운드의 힘이 아닌 타선이었다.

1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 대 KIA 타이거즈의 경기. 4회초 무사에서 KIA 최형우가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기아는 올 시즌 타선에 큰 장점을 가진 팀이었다. 최형우의 영입으로 인해 중심이 강해졌고, 안치홍과 김선빈이 복귀하며 모든 것이 단단해졌으니 말이다. 임기영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선발 한 축을 담당하며 기아는 1위를 지금까지 고수할 수 있었다.

헥터와 양현종, 팻딘으로 이어지는 선발 3인방과 임기영이 책임진 4선발 자리는 기아가 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이 상황에서 기아 타선은 1번에서 9번까지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모습을 보이며 상대를 압박했다. 타격 1위 김선빈을 9번에 배치시킬 정도로 기아 타선은 강했다.

후반기 들어 타격에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김주찬이 1할에서 3할로 치고 올라가는 동안 다른 타자들은 분명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완벽한 체력으로 시즌 전체를 질주할 수는 없다. 잔부상을 안고 경기를 해야 하고, 타격에 감이 붙듯 그 감은 흐름을 타기 때문에 흐름이 지배하는 것이 야구이기도 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친 타선을 비가 조금은 충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것이다. 일요일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며 기아는 중요한 시점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휴식이 절실한 시점 우천으로 취소가 된 상황이 기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아홉수를 넘어 다시 질주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15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말 1사 상황에서 KIA 김주찬이 1점 홈런을 치고 3루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기아는 현재 최소한 7부에서 8부 능선에는 올랐다. 하지만 아직 우승을 완벽하게 생각할 정도는 아니다. SK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이명기나 김민식도 풀타임으로 시즌을 보낸 적이 없다. 기아의 주축이 되었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런 체력 보충을 위한 휴식은 달콤했을 듯하다.

남은 34경기가 앞선 110 경기보다 중요할 수 있다. 목적지가 보이는 상황에서 기아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3연패를 했다. 그런 기아를 하늘이 돕듯 우천으로 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 휴식이 재충전과 반격을 위한 시작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롯데, 한화, NC로 이어지는 이번 주 경기에서 기아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이후 흐름을 읽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양현종으로 시작하는 기아가 타선만 다시 살아나 준다면 충분히 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휴식이 호랑이들을 다시 깨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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