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KBS 기자협회가 16일 “고대영 사장의 즉각 퇴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에 돌입한다”고 선언한 가운데, 촬영기자·라디오PD, 방송기술 분야 등에서도 ‘KBS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1990년 4월 이전 KBS에 입사한 고참 PD 63명은 18일 “명령불복증·제작거부 등 가능한 모든 투쟁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을 낸 KBS 고참 PD들은 이른바 ‘KBS 4월 투쟁’에 동참했던 인물들이다. 1990년 4월 KBS 언론인들은 노태우 정권의 낙하산 사장 임명에 반대하며 36일 동안 파업에 돌입, 당시 사장을 끌어내린 바 있다.

답변하는 고대영 KBS사장(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고대영 KBS 사장이 18일 오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2017.1.18 hihong@yna.co.kr (끝)

고참 PD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엔 내정된 자리에 허울뿐인 공모를 하고, 내외부의 청탁에 휘둘리며 무조건적인 복종을 담보로 한 자리 나누기가 노골적인 행태로 나타났다”며 “공영방송의 역할을 무시한 KBS는 이제 존재마저 시청자들에게서 지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늦었지만 ‘공영방송 KBS의 역할을 되찾으라’는 촛불의 명령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고참 PD들은 ▲고대영 체제를 옹호하는 어떤 세력도 용납하지 않을 것 ▲명령 불복종·제작거부 등 가능한 모든 투쟁을 후배들과 함께 할 것 ▲반개혁 세력을 끝까지 가려내 응징할 것 ▲KBS가 공영방송 역할을 되찾는 그 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 등을 선언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라디오 PD 89명은 지난 17일 “KBS는 오랜 세월 편파보도, 권력에의 굴종, 사실 왜곡 등을 당하며 병들었고, 그 결과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라디오 또한 극우파적인 간부들에게 일상적인 간섭을 받았고 라디오 피디들은 자기도 모르게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라디오 PD들은 “우리는 다짐하고 선언한다. 당신에게 권력은 있을지언정 권위도 정당성도 그 어떤 명분도 없다”며 “우리는 고대영 사장과 그 친구들, 또 이인호 이사장의 사임까지 쉼 없이 소리 지르고 싸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보도영상·방송기술 구역 조합원 등 35명도 성명을 내고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퇴진 행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KBS기자협회(협회장 박종훈)는 16일 오후 기자 총회를 열고 향후 제작거부 여부에 대해 논의, "공영방송의 보도 참사를 야기한 고대영 사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기자협회는 잡포스팅을 거부하고 제작거부에 돌입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전체 투표자 수 283명 중 281명이 찬성해 찬성률은 99.29%를 기록했고, 반대는 2표에 그쳤다. 투표율은 제적 대비 50.3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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