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강남구청(구청장 신연희)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현수막,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현수막 등을 일방적으로 철거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 음해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신연희 서울강남구청장이 지난 21일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으로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18일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서울 강남을)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구가 17일 수서역 사거리에 설치된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현수막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 현수막을 철거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해당 현수막은 현직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기념하고, 전직 대통령 서거를 추도하고자 민주당 차원에서 서울 전역에 게시된 것이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동일한 장소에 설치된 강남구 홍보 현수막은 몇 달째 철거하지 않으면서도, 민주당의 통상적인 정책활동에 관한 현수막은 계속해서 설치 직후 철거하고 있다.

지난 2월 강남구의회 이관수 의원 구정질문 당시에도 강남구 도시계획과장은 각 정당의 홍보성 현수막의 경우 5일에서 일주일 사이의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번 민주당 출신 전·현직 대통령에 관한 현수막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철거됐다.

전현희 의원은 "아직도 강남구에서는 적폐청산이 진행 중"이라면서 "현수막 철거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애쓴 두 분의 대통령과 민주당을 모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신연희 구청장에게 전·현직 대통령 현수막 철거에 대해 사과하고, 이를 원상회복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선웅 강남구 의원은 "강남구청장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모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 피고인 신분이 된 구청장은 더욱 자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대후 구의원은 "민주당 현수막만을 유독 철거하는 강남구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강남구 의원들은 이날 오후 강남구청을 방문해 현수막 철거에 항의할 계획이다. 이관수 강남구 의원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강남구청에서 민주당 관련 현수막을 몇 시간 만에 철거하고 있다"면서 "관련법상 정당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게 돼있음에도 일방적인 철거를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오늘(18일) 오후 3시에 강남구청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라면서 "불법도 아닌 현수막을 형평성에 맞지 않게 일방적으로 철거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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