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드라마 시청률은 절대적인 고정 시청자 층이 있는 KBS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와 일일 드라마 빼고는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이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진화로 방송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대중 사이에서 딱히 화제가 되는 드라마도 없는 것 같다. 그나마 최근 종영한 tvN <비밀의 숲> 정도? 케이블이라는 한계 상 최종 시청률이 6%대에 머무르긴 했지만, 온라인 상 반응도 뜨거웠고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으니 한동안 <비밀의 숲>에 대한 상찬은 계속될 것 같다.

하지만 특별한 인기 드라마는 없는 것 같은데, 진짜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에 대한 말은 많은 것 같다. 매주 수목요일 KBS2TV에서 방영하는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이야기이다. 아이돌 출신 김재중, 유이가 주연을 맡았고 서브 조연을 맡은 바로 또한 현역 인기 아이돌(B1A4)의 멤버이다.

KBS2 수목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

전작 <7일의 왕비>의 최종회 시청률(7,7%, 닐슨코리아 기준)에서 겨우 반 토막을 넘은 3.1%에서 출발한 <맨홀>은 이후부터 2%대로 하락하더니 지난 16일 방영한 3회에서는 2.2%, 17일 방영한 4회에서는 2%로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겪었다. KBS2 <바보 같은 사랑>(2004, 1.8%), <사육신>(2007, 1.9%)에 이어 역대 드라마 최저시청률 공동 3위(SBS <내 마음 반짝반짝>(2015, 2.0%)에 오른 불명예는 덤이다.

김재중, 유이와 같은 유명 아이돌 출신이 주연을 맡았으니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대부분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낮은 시청률에 대한 호들갑이다. 이제 겨우 4회 방영됐는데 안타깝게도 낮은 시청률 외에 드라마 <맨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있어도 이 드라마에 대한 대대적인 혹평뿐이다.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

설상가상 이 드라마의 경쟁 상대는 연기에 대해서는 두 말이 필요 없는 최민수(MBC <죽어야 사는 남자>)인터라 자연스레 비교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죽어야 사는 남자>라는 드라마 자체가 초반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시달리긴 했지만,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코믹물이다. 그 덕분인지 이 드라마가 동시간대 1위다.

반면, <맨홀>에는 <죽어야 사는 남자>처럼 최민수, 강예원으로 대표되는 하드캐리가 없다. 오직 드라마에 대한 혹평과 주연들에 대한 아쉬움이 무성하다. 일단, 드라마의 메인 소재인 '타임슬립' 자체가 지겨운 감이 없지 않은데 그마저도 질질 끌어 버린다. 주인공 봉필(김재중 분)이 짝사랑하는 수진(유이 분)의 결혼을 막기 위해 매번 다른 삶을 사는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조금 헷갈리기도 한다. 또한 초반부터 극이 늘어지다 보니 지루함이 앞선다.

KBS2 수목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

지루한 전개야 앞으로 편집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쳐도, 문제는 이제 겨우 4회 방영한 <맨홀>에 대한 우려와 낙담의 내용이다. 더 늦기 전에 우려를 기대로, 낙담을 긍정적인 반응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주연들의 매력을 살려야할 것 같다. 주연을 맡은 김재중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아직 봉필 캐릭터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드라마에 있어 심각한 치명타이다. 부디 여기저기서 지적된 문제들을 잘 보완해 최소 2%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긴 이보다 더 낮게 나오면, 이건 심각한 전파낭비이다.

연예계와 대중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자합니다.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http://neodol.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