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작가유니온이 원·하청구조 개선에만 중점을 둔 정부의 외주제작 실태조사를 비판하며 정책목표를 방송제작 현장의 노동환경 개선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작가유니온은 방송제작 현장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표준계약서 법제화와 표준제작비 규정 마련 등을 요구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16일 논평을 통해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노동조건 개선방안 마련이 중요한 과제”라며 이같이 요청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방송제작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표준계약서를 법제화하고 제작 스태프들의 직종과 경력을 반영한 최저임금보장 항목을 포함하는 표준제작비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방송작가유니온이 노동절을 맞아 방송작가들이 직접 말하는 노동환경, 개선하고 싶은 노동환경에 대한 목소리를 담은 인증샷들을 모았다. (사진=방송작가유니온)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0일부터 방송사 외주제작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부처가 발표한 데 따르면 문화부 산하 콘텐츠진흥원이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4사와 종편 4개 채널, CJ E&M의 외주를 맡은 외주제작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방송작가유니온은 “방송사·외주제작사 간 불공정거래 개선은 정부가 풀어야 할 방송생태계의 수많은 적폐 중 하나일 뿐”이라며 “불공정거래가 일정 부분 개선된다고 해서 방송제작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역시 자연스럽게 개선될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방송사 자체제작 프로그램 노동현장에서도 인턴이라는 이름 아래 임금 대신 수십만 원어치의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는 관행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며 “외주제작사가 방송사에게 분명 제작비를 지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노동자에게 임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는 일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또 방송작가유니온은 “자체제작이든 외주제작이든 제작방식을 가리지 않고 방송작가, PD, 조연출 등 방송제작노동자들의 전반적인 노동조건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라며 “장시간 노동 근절, 표준계약서 법제화 등 방송제작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노동조건 개선방안 마련이 오히려 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외주제작사의 어려움만이 아니라 방송제작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고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실태조사 추진과 개선방안 마련이 방송제작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노동조건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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