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멤버 온유의 강제추행 논란을 너무 빨리 매듭 지으려 한 나머지 SM엔터테인먼트는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차근차근 이성적으로 접근해 대처했다면 대중도 지켜보자는 반응이었을 테지만, 지나칠 정도로 빠른 대응은 반감을 키워 드라마 하차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온유의 강제추행 사건 소식이 알려지자 실시간으로 기사는 내려졌다. 최초 보도 기사도 바로 내려가는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 일단 사실 여부가 중요했기에 팩트체크 할 부분이 있고, 각자의 이견이 있을 수 있기에 논쟁을 피하기 위해 최초 보도 기사가 내려갔을 수 있지만, 대중의 입장에선 그런 상황도 좋지 않아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초반 반응은 대부분 불만이 가득했다. 논쟁이 벌어져도 보도 자체를 막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 SM엔터테인먼트의 빛과 같은 처리 속도에 경악할 수밖에 없던 것은 고소 취하가 무척이나 빨리 이뤄진 면 때문이기도 하다.

샤이니 멤버 온유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소인이 직접 취하를 했다고 발표했기에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상세한 부분을 알리지 않고 고소인이 취하를 했으니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반응은 그나마 소속사의 발표를 믿었기 때문에 받아들인 반응.

그러나 이후 많은 이들의 뒷골이 당겼을 것이다. 후속 보도로 나온 기사의 내용이 뒤통수를 치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

SM엔터테인먼트의 발표와 경찰의 발표 내용은 달랐다. 경찰은 ‘피해자가 경찰 조사에서 온유에게 추행당한 사실을 번복한 적은 없다’고 말했으며, 이어 ‘신상털기 등 2차 피해에 대한 우려와 SM엔터테인먼트의 요구로 고소 취하서에 사인했지만, 추행당한 사실은 변함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온유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온유가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에서 의도치 않게 추행했다면, 사실대로 인정했을 때 대중이 용서를 하기도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소속사 SM의 빠른(?) 대처로 사건은 이상하게 꼬였다. 사건을 숨겼다는 것이 밝혀졌고, 고소취하서를 제출한 것도 온유 측 변호인이었다는 점이 알려지며 반응은 냉담해졌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만취 상태, 고의성으로 보기 힘든 부분이 있음에도 사건을 은닉하고자 한 뒷수습으로 중차대한 문제가 돼 대중은 그를 내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화를 키운 건 너무도 빠른 수습을 하려 했던 소속사로 인한 것이며, 소속 아티스트는 당분간 큰 데미지를 입게 됐다. 무엇보다 일을 저지른 이가 1차 책임이 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는 소속사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당분간 온유는 근신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대응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이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성실한 조사 임하기와 피해자에게 진중한 사과 그리고 실수를 모두 시인하고 납작 엎드리는 일밖에 없다. ‘해명’은 할 수 있으나, 자칫 ‘변명’의 말이 들어간다면 그들은 더 큰 화를 당할 것이다. 솔직하면 된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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