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남아있는 것은 MBC밖에 없다"면서 자유한국당이 'MBC지키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14일 오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MBC사장 해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은 정권의 나팔수가 필요한 문재인 정부와 경영권 장악을 목표로 줄곧 자기들의 잣대에 공정성을 외쳐온 MBC노조가 합작해 MBC 경영권을 장악하겠단 의도"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와 김태흠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태흠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이효성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하고 참담하게 기울어진 부분이 공영방송이라고 말했다"면서 "이 위원장은 대통령의 말에 화답하듯 1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방문에서 공영방송 사장이 공적책임과 공정성을 지키지 않았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하고, MBC 사장과 이사회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의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만 다른 한 측면에서 그것이 무조건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하며 MBC 사장 해임 의도를 노골화했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임기가 보장된 방송사 사장들의 퇴진을 압박하는 것으로 공영방송을 장악해 정권의 시녀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언론을 장악하는 대통령,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적폐 5관왕인 자신을 임명해준 대통령에 보은해야 하는 방통위원장, 그리고 정권과 결탁한 대가로 경영권 장악을 노리는 좌파 MBC 노조가 삼위일체가 돼 벌이는 공영방송 장악 흉괴"라며 맹비난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미 문재인 정부는 MBC 장악을 위한 의도로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관을 파견했으나 의도하는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자 공영방송 사장 임명권이 없는 방통위가 나서 임기가 보장된 MBC 사장과 방문진 임원들을 갈아치우려는 불법적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는 이효성 위원장을 통해 1차로 MBC를 무력화시키고, KBS와 비우호적 언론들마저 장악하려 할 것이 자명하다"고 예단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대표적인 적폐인물 이효성 위원장을 동원해서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효성 위원장은 MBC 사장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설 것이 아니라 부끄러움을 알고 본인 스스로 방통위원장직을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흠 최고위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먼저 이효성 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방통위는 공영방송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임면권을 가지고 있다. 방통위의 임명권 해석 문제는 대법원에서 이미 '임면권을 가진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해당 판결은 이명박 정부가 감사원, 국세청, 검찰 등을 총동원해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끌어내린 것에 대한 판결이었다.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방통위의 임면권을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MBC 특별근로감독에 대한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MBC 특별근로감독과 관련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아직 발표된 결과가 없다. 오히려 현장근로감독 결과를 토대로 일부 건이 '수사 대상'으로 전환됐고, 회사 관련자 일부가 입건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연합뉴스)

김태흠 최고위원의 이러한 발언을 경청한 홍준표 대표는 "(자유한국당) 방송장악저지특위에서 위원들과 강효상 대변인이 좀 적극적으로 대처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지금 남아있는 것이 유일하게 MBC밖에 없다. 강효상 특위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공세적으로 또 대처를 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실상 자유한국당이 'MBC 지키기'에 발 벗고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오전 11시부터 자유한국당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 7차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강경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주문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홍준표 전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SBS뉴스를 없애버리겠다", "종편을 제가 만들었는데 요즘은 보면서 참 후회를 한다" 등의 발언을 했고, 지난 6월에는 "MBC의 좌편향을 견제하기 위해 종편을 만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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