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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가식 버린 그들의 열광이 아름답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3.09 10:35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마음껏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은 슬픔입니다. 문화를 나이, 직업, 성별 등 갖은 잣대로 즐길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다면 그것은 문화가 아니겠지요. 하물며 대중들이 즐기라는 대중문화를 나이로 기준을 세우는 것만큼 우매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33번째 미션-남자, 열광하라

1. 소녀와 아저씨

평균 나이 40이 넘은 대한민국 버라이어티 출연진 중 최고령인 그들에게 '열광'하라는 주문은 자칫 힘겨움을 동반할 수도 있었습니다. 더욱 사회적인 편견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열광할 수 있다는 것은 '용기'였습니다.

오직 배우 '수애'만을 좋아하는 김태원을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들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그들은 '카라'를 좋아하는 윤형빈과 김봉창, 소녀시대 팬들인 나머지로 나뉜 그들은 그들의 공연장을 찾기로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딸 같은 혹은 조카 같은 걸 그룹 멤버들을 떠올리며 좋아하는 이들은 과거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누구보다 걸 그룹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경규는 윤석과 정진과 함께 유리 쟁탈전에 뛰어들어 그동안 숨겨왔던 '열정'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민호를 보고 우울증을 고친 아주머니와 배용준의 드라마를 보며 병실에 누워 있다 식물인간에서 깨어나자마자 미용실을 찾은 아주머니의 사례를 들며 '열정의 기적'을 설파하기도 하는 그들은 본격적으로 열정에 도전합니다. 

우선 그들의 일정을 살피고 공연장에 가서 마음껏 즐기는 시간을 가지기로 합니다. 우선 태원이 오매불망하는 수애와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하는 친구 국진으로 인해 소속사 사장과 통화를 해서 만남을 약속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을 위해 한없이 설레 일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 자신의 즐거움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건 없을지도 모릅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의 중년들이 마음껏 자신의 열정과 사랑을 모두 쏟아낼 수 있는 걸 그룹 공연장을 찾는 것은 용기를 동반한 자유의 시작이었습니다.

   
 

2. 엄숙주의를 타파하고 열광하라

공연 일정부터 점검하고 본격적으로 당일 어떤 식으로 참여할 것인지 고민하는 그들은 관련 팬클럽에 회원으로 접속해 공유를 시도합니다. 김봉창은 카라 팬클럽에서 채팅을 시도하다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만, 자신은 이명박이라는 상대 팬으로 인해 인증을 거치는 수고도 해야 했습니다. 

소녀시대 팬들은 앙코르 공연을 보러, 카라 팬들은 신곡이 발표되는 뮤직뱅크를 찾기로 한 그들은 부푼 마음과 왠지 모를 낯선 쑥스러움을 토로합니다. 식사 전 공연장 분위기를 보고 온 경규옹은 자신의 딸보다 어린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더욱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모두 쑥스러워 집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선 그들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도 쉬운 세상이 아님을 이야기합니다. 어느 순간 자신의 나이와 사회적 지위에 의해 자신을 희생해야만 하는 자신을 목격하고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에서 걸 그룹을 좋아하는 삼촌 팬들은 '변태'로 취급받기 일쑤였습니다.

그런 엄숙주의에 빠진 세상에 그들의 도전은 스스로 좋아할 자유를 얻는 것과 같았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찾아간 공연장 앞의 수많은 팬들을 바라보며 몸둘바 몰라 하던 <남격>팬들은 힘겹게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며 비로소 열광할 자유를 얻게 됩니다.

   
 

열광적인 콘서트 장에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았던 그들이 서서히 공연에 몰입하며, 가슴 속에 담아 두었던 '열정'을 조금씩 꺼내 놓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기 위해 몸에 베였던 형식과 허식을 털어 내고 좋아하는 마음을 숨김없이 털어 놓기 시작 하는 그들에게 그곳은 자유와 열정의 공간이었습니다.  

KBS 공개홀에서 열리는 '카라 공연'을 기다리는 봉창과 형빈은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라 그런지 줄서서 기다리는 어린 팬들과 쉽게 하나가 되어 즐거운 기다림을 경험합니다. 오랜 시간대기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소녀시대 공연을 보러간 형님들 보다는 행복한 두근거림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일곱 남자의 이번 도전은 '열광'이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광할 수 있는 삶은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일이든 사랑이든 어느 하나에 열광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엄숙주의가 강하게 지배하는 대한민국의 중장년층은 소외 속에서 자신을 속이며 살아야만 합니다. 그렇다고 중장년층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들이 많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스스로를 황폐화 시키는 사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마저도 규제한다면 당황스러울 수밖에는 없는 법이지요.

   
 

그렇게 그들은 '열정'을 걸 그룹으로 잡은 것은 우리 사회의 엄숙주의가 강요하는 가식을 털어 버릴 수 있는 효과적인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즐거움을 타인에 대한 눈치 보기로 일관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나이와 사회적 지위를 버린 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삶의 활력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엄숙주의를 깨버리고 열광할 수 있는 그들에게 걸 그룹들은 자유를 상징하는 특별한 존재들이었습니다. 삶에 지치고 사회의 틀 속에서 자신을 가두고 살아야만 했던 우리가 각자가 가진 '열정'을 모두 쏟아 넣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축복일 것입니다.

마음의 늙음은 자신의 열정을 속이고 스스로 '열광'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리기 시작하면서 부터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과연 나는 언제부터 자신을 속이고 타인을 의식하며 열광을 억누르고 살아왔는지 고민하게 한 <남자의 자격>이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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