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감독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MBC 경영진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에 대한 임면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를 차례로 예방했다. 이 위원장은 오전 우원식 원내대표를 만나고 나온 자리에서 "방송 정상화 문제는 검찰 개혁, 국정원 개혁에 이어 사회적 화두"라면서 "주무 기관으로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 조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어떤 정권에도 흔들림 없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법과 절차에 따라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이효성 위원장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법과 절차'의 일환으로 감독권 행사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경향신문에 나온 김형성 교수님 글 대로 (방통위가)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고, 해야 한다"면서 "그런 것에 따라 구체적으로 법적 문제라든지 절차의 문제 등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성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0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방문진은 법에 의해 설립된 특수재단법인으로 방통위가 주무관청"이라면서 "따라서 민법 제37조에 따라 방문진 사무는 방통위가 검사, 감독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최근 김장겸 MBC 사장,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대한 퇴진 요구와 관련해서는 "공영방송 사장이나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공적 책임과 공정성을 지켜야 하는데 그런 것이 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측면도 있다"면서 "무조건 보장해야 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대법원이 방통위의 임명권에 임면을 포함한다고 했다"면서 "지금은 검토 조사 단계이고, 그래서 해직되고 전출되고 징계받은 분들을 만나고 있다. 이것과 관련해 사측의 얘기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효성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공영방송 바로 세우기에 이 위원장께 많은 기대를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추 대표는 "공영방송을 바로 세워야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있다"면서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많은 국민들은 언론이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도 많이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MBC나 KBS와 같은 공영방송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을 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는 "방송이 바로 서야만 민주주의도 꽃필 수 있다"면서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민주주의의 순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공영방송 바로 세우기에 어깨가 무거우실 이효성 위원장께 많은 기대를 한다"면서 "민주당도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후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효성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겨울이 갔는데 아직 봄이 오지 않은 상황이 지금의 방송 아닌가"라면서 "방송에 필요한 것은 상실되고 훼손된 방송의 독립성이나 공정성 복원이다. 신임 방통위원장께서 하실 일이 참 무겁고 클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언론의 자유는 우리 국민들이 싸운 민주주의의 성과 중 하나"라면서 "그런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힘들게 얻은 언론의 자유, 그래서 강화된 언론의 힘이 잘못 쓰이고 있는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에 이걸 바로잡는 일이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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