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 보도국 간부가 이른바 ‘MBC블랙리스트’ 파문 관련 뉴스를 내보내려는 제작진을 가로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작진은 이 간부가 생방송 도중 해당 뉴스 테이프를 수거하자 다시 뉴스 테이프를 복사해왔지만 끝까지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련 뉴스를 자사 뉴스에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한 MBC<뉴스M> 관계자에 따르면 제작진은 10일 오후 방송에서 <MBC 블랙리스트 논란> 등 두 꼭지의 ‘엠빅뉴스’를 방송할 계획이었다. 복수의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뉴스M>은 뉴스 아이템이 부족하면 뉴미디어뉴스국이 제작하는 ‘엠빅비디오’ 중 일부 아이템을 받아 1건에서 3건 정도를 고정으로 내보낸다.

10일 오전 MBC'엠빅비디오'에 올라온 <MBC 블랙리스트 논란> 화면 갈무리.

이에 따라 <뉴스M> 제작진은 이날 오전 iMBC 홈페이지에 올라온 5분 분량의 <MBC 블랙리스트 논란>을 뉴미디어뉴스국에서 받아 내보낼 계획으로 테이프를 보도국으로 가져왔으나 생방송 도중 김 모 부장이 ‘회사 관련 뉴스를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 테이프를 수거해갔다. 제작진은 다시 해당 뉴스 테이프를 복사해왔고 방송에 내보내려 했으나 김 부장은 이를 가로막았다. 결국, ‘공관병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부인의 해명을 꼬집는 '엠빅뉴스'만 방송되며, 55분 분량의 방송이 50분으로 줄어들었다.

한 <뉴스M>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뉴미디어뉴스국에서 ‘엠빅뉴스’를 받아 <뉴스M>에서 내보내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오늘 ‘블랙리스트’ 관련 아이템이 iMBC홈페이지에 올라왔고 뉴미디어뉴스국장에게 승인을 받은 뒤 관련 뉴스를 내보내려고 했었다”며 “갑자기 김 부장이 부적절한 뉴스라며 테이프를 빼앗아 사무실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이날 큐시트에 (‘엠빅뉴스’ 부분에) 제목이 없었다. 이후 제작진에게 아이템을 빼라고 고지하고 해당 테이프를 수거했다”며 “큐시트 상에는 관련 뉴스를 내면 안 된다고 씌어 있었는데, 제작진이 다시 테이프를 복사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에 대해) 내부적으로 토론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스M>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엠빅뉴스’를 방송에 내보낼 때 큐시트에는 제목을 쓰지 않고 ‘엠빅뉴스’라고 쓰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한편, 뉴미디어뉴스국 박소희 기자는 이날 오전 <MBC 블랙리스트 논란>이란 제목의 ‘엠빅비디오’를 iMBC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한 뉴미디어뉴스국 관계자에 따르면 박 기자가 담당 부장에게 관련 아이템을 발제했고 부장은 국장에게 이를 보고했다. 국장은 현재 ‘MBC 블랙리스트’가 논란이라는 박 기자 등의 주장을 수용해 발제를 수용, 홈페이지에 ‘엠빅비디오’를 올리도록 했다.

MBC 간부가 자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수용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안팎의 반응이었다. <미디어스>는 담당 국장에게 해당 발제를 수용한 이유에 대해 물었으나 담당 국장은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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