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공관에 근무하는 공관병들을 자신과 가족들의 몸종처럼 활용했다는 논란이 들끓자 육군 제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이 1일 전역의사를 밝혔다. 해당 의혹을 첫 폭로한 임태훈 소장은 2일 “전역 지원서 제출은 형사 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장 부부는 직권을 남용해서 공관병들에게 의무에 없는 일들을 시켰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박 대장의 부인은 남편의 권한을 일부 사용했고, 남편의 암묵적인 동의와 묵인이 있었기 때문에 공범관계가 성립된다”고 덧붙였다.

육군 대장 부인 공관병 갑질(CG)[연합뉴스TV 제공]

임 소장은 공관병들에게 제보 받은 ‘갑질’ 사례들을 전하며 “공관병들은 박 대장이 일어나서부터 눈을 감을 때가지 계속 대기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임 소장에 따르면 박 대장 부부의 공관 1·2층 식당 내 식탁에는 각각 하나의 호출벨이 붙어있다. 공관 근무병 중 1명은 상시 전자팔찌를 차고 있어야 했고, 부부가 이 벨을 누르면 전자팔찌에 신호가 와 달려가서 공관병이 상시적으로 시중을 들어야 하는 구조였다.

또한 공관에는 냉장고만 10대가 있었고 냉장고를 꽉 채울만큼의 과일 선물이 들어왔지만 박 대장의 부인은 공관병들에게 과일 한 쪽도 먹지 못하게 했다. 공관병이 과일을 많이 깎아오면 핀잔을 줬고, 과일이 방치돼 썩으면 공관병들에게 과일을 집어던지는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박 대장의 아들이 오면 공관병들은 바비큐 파티를 세팅해줘야 했다. 임 소장은 이밖에도 수많은 갑질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1일 군 지휘관의 공관에 근무하는 병력을 철수시키고 민간인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오늘(2일)부터 군 인권센터가 제기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감사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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