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고대영 KBS 사장이 보도국장을 포함한 총 37명에 이르는 대규모 실·국장급 인사발령을 냈다. 최근 부사장·본부장 인사를 내자 KBS 구성원들이 반발했지만 이를 묵살하고 인사를 강행한 것이다.

KBS가 31일 실·국장급 등 37명의 인사(8월1일, 4일자)를 단행했다. 보도본부 정지환 통합뉴스룸국장이 대전방송총국장에, 이강덕 통합뉴스룸 디지털주간은 대외협력실장에 임명된 점이 눈에 띈다.

정 보도국장은 지난해 한겨레에서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이름을 밝힌 이후, KBS 기자들이 관련 보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최순실이 대통령 측근이야. 측근이라고 장담할 수 있나?"라며 취재 건의조차 묵살한 인물이다.

이 디지털주간은 2011년 ‘KBS의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 당시 정치부장으로, 보도본부장이었던 고대영 사장과 함께 해당 사건의 핵심 관계자로 분류됐다. 최근 <뉴스타파>의 보도로 이 사건이 재점화되자 지난달 언론시민단체들은 고 사장과 이 디지털주간 등 6명을 고발했다.

▲고대영 KBS 사장(사진=KBS, 미디어스)

KBS 내부 구성원들은 최근 고 사장이 부사장·본부장 인사를 단행하자 잇따라 반발 성명을 내고 있다. KBS 30기(14년차) 이상 기자 118명은 31일 기명 성명을 내고 “고대영 사장이 임명하는 보직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고대영 체제는 이미 수명을 다했으며, 우리는 보직 전면 거부를 통해 고대영의 퇴진과 KBS 정상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고 사장의 부사장·본부장 인사에 대해 “고대영 사장이 2기 체제를 만들었다기보다는 오히려 곧 집으로 함께 돌아갈 ‘순장조’를 꾸렸다는 확신이 든다”며 “‘돌려막기 인사’, ‘아무나 인사’로밖에 버틸 수 없는 고대영 체제는 곧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는 지난 27일 조인석 제작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했고, 28일에는 홍기섭 미래사업본부장을 보도본부장에 임명하는 등 5명의 본부장 인사를 단행했다. KBS 이사회는 오는 2일(수요일) 정기 이사회에서 고 사장이 경영부사장으로 임명한 이종욱 전 비즈니스 이사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한다.

아래는 KBS가 발표한 인사발령 명단이다.

▲ 인력관리실장 김우성 ▲ 인재개발원장 이영태 ▲ 대외협력실장 이강덕 ▲ 아나운서실장 성기영 ▲ 전략기획실 미래전략기획국장 장한식 ▲ 방송본부 라디오사업국장 정철훈 ▲ 방송본부 광고국장 조봉호 ▲ 미래사업본부 콘텐츠사업국장 정지영 ▲ 보도본부 통합뉴스룸국장 직무대리 김환주 ▲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방송주간 김주영 ▲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디지털주간 직무대리 정인석 ▲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취재주간 이춘호 ▲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뉴스영상주간[뉴스영상] 이규종 ▲ 제작본부 TV프로덕션3담당 박복용 ▲ 제작본부 TV프로덕션6담당 하원 ▲ 시청자본부 경영정보국장 김진권 ▲ 시청자본부 경영지원센터장 김윤로 ▲ 광주방송총국장 박영환 ▲ 대전방송총국장 정지환 ▲ 제작본부 TV프로덕션5담당 최성민 ▲ 감사실장, 청탁방지담당관 겸직 박상섭 ▲ 심의실장 이은수 ▲ 주간[노사협력] 조하룡 ▲ 전략기획실 방송문화연구소장 김정수 방송본부 편성마케팅국장 한창록 ▲ 방송본부 1TV사업국장 윤태호 ▲ 제작본부 TV프로덕션1담당 정재학 ▲ 시청자본부 재원관리국장 류진희 ▲ 창원방송총국장 김대회 ▲ 전주방송총국장 김종진 ▲ 청주방송총국장 송기윤 ▲ 전략기획실 지역정책실장 주경애 ▲ 포항방송국장 최성안 ▲ 목포방송국장 정기윤 ▲ 충주방송국장 신동춘 ▲ 원주방송국장 김영진 ▲ 미래사업본부 콘텐츠사업국 매체사업부장 장두희 등 총 3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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