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부부에 이어 두 아이돌의 만남으로 인해 진작부터 누리집을 뜨겁게 달궜던 우리 결혼했어요(아래 우결)의 새로운 커플 서현, 용화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 커플의 우결 생활은 다른 커플과 확연하게 다른 것이 있는데, 그것은 우결의 패널로 출연 중인 진운이다. 진운은 비밀번호를 서현의 이름으로 해놓을 정도로 팬임을 일찍부터 고백했었다. 그런 진운의 존재는 서현을 아끼는 수많은 남성 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해서 마치 셋이서 우결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서현과 동갑내기인 진운 역시 내놓을 연애경험이 없을 터, 서현을 보면서 애타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진운이 귀엽고 한편으로 안타깝게 보여져서 서현, 용화 커플 편의 또 다른 재미로 시작부터 자리를 잡았다. 패널의 입장이 많은 시간을 할애 받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말도 잘 잇지 못하는 모습만으로도 우결을 시청하는 남성 팬들의 고통(?)을 충분히 대신해주고 있다. 진운에게는 다소 잔인한 출연인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스케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서현이 소녀시대 언니 태연, 타피니에게 먼저 알리는 것으로 시작했고, 용화는 멤버들과 라디오 출연 직후 서현을 만나기로 해서 첫 만남은 1대 4로 이뤄졌다. 이후 서현이 가장 많이 한 말(?)은 으흠, 에휴, 아이고, 이히히 등 어색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들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딴에는 큰 용기를 내어 단독 예능에 첫발을 들여놓기는 했지만, 다른 것도 아니라 경험없는 연애에 관한 것이라 아무리 언니들의 귀띔이 있었다 해도 곧바로 적응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서로 바쁜 스케줄로 인해 첫 만남을 자정에 가진 이들이 처음으로 간 곳은 용화의 밴드 연습실이었다. 이런저런 대화가 오가며 시간이 다소 지난 후 용화가 "너를 위해 준비했어"하면서 빨대로 만든 하트를 주자 서현은 "네, 감사합니다"하고 만다. 이게 서현이다. 천하의 독설가 김구라조차도 두 손 들고 투항하고 말았던 청정소녀 서현은 소위 작업에 대처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모두 그렇듯이 서현도 많은 별명을 갖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기계, 로봇이란 말들이 있다. 서현의 우결 출연 소식이 전해지자 반대하는 첫 반응 속에서도 이런저런 재치 넘치는 유머들이 나왔는데, 기계인 서현이 연애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란 질문에 "펌 웨어 업그레이드"라고 답하는 등이다.

아무리 스무 살이 어리다고 하지만 보통은 중학생 즈음에서 겪게 되는 첫사랑의 경험조차 갖지 못했다든지, "사랑과 좋아하는 것이 뭐가 다르냐고"고 묻는다면 이것은 100% 거짓이거나 내숭일 수 있다. 그러나 초롱초롱한 눈으로 또박또박 묻는 서현의 모습은 바로 앞에 놓인 용화에게도, 시청자에게도 진실로 다가선다. 초등학생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서 겨우 고1의 나이에 데뷔한 서현에게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SM 소속이기도 하다.

22살에 데뷔한 미남 용화하고는 다른 경험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서현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런 서현의 모습이 꾸며낸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수도 있겠지만, 아홉이나 되는 소녀시대 멤버 중 막내인 서현은 언니들의 보호도 있었겠지만 가끔씩 보이는 모습에서도 일관되게 융통성 없고 고지식한 모습을 꾸밈없이 드러냈다. 연예인의 꾸며지는 이미지에 대해서 관대하지 않은 것은 필자 또한 마찬가지지만 서현만은 믿겨지고 한편으로 믿고 싶은지도 모를 일이다.

서현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면 작년 12월에 쓴 글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소녀시대 청순 아이콘, 서현 집중탐구)

현재 우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아담부부가 서로 안면이 있는 상태에서 만나 깝권과 연상 가인이 투닥거리는 모습으로 시작되어 연상연하 커플의 좌충우돌이 흥미로웠지만, 서현, 용화의 경우 첫 방의 내용으로 봐서는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을 것만 같은 꽉 막힌 커플인데도 묘하게 반응은 좋았다. 하다못해 소녀시대 이름만 들어가면 무조건 까고 본다는 모 사이트에서도 악플이 아닌 선플이 베스트로 오르는 기이한 현상을 낳을 정도였다.

요즘 보기 드문 서현이란 청정한 케릭터와 함께 아직은 미남이시네요의 신우 형님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는 용화가 어떻게든 서현을 이끌고 가려는 노력이 더해져서 연애가 쉬운 시대에 풋풋한 느낌을 주는 듯하다. 시종일관 해맑은 서현을 대하는 용화의 쩔쩔매는 모습이 귀엽게 비쳐져 첫 방임에도 커플의 성격을 무사히 잡은 것으로 보였다. 또한 아직 모든 것이 서툴지만 피하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최대한 우결 생활에 적응하려는 서현의 모습이 이 둘을 낯설 뿐 어색하지는 않은 커플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인 듯싶다.

우결은 황정음, 김용준 뒤를 이은 황우슬혜가 연하로 설정되었다가 본 나이가 공개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신뢰와 흥미를 잃어버린 감이 있는데, 신인으로서 롤러코스터를 탄 정용화와 작년 이후 최고의 자리에 선 소녀시대 서현의 만남에다가 서현앓이의 정진운이 지켜보는 묘한 3각구도는 우결로써도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막전막후의 감정기류가 흥미를 더하고 있다. 게다가 아담부부도 그랬거니와 소녀시대와 씨엔블루의 멤버들이 덤으로 출연하게 될 것이 분명하니 당대 최고의 인기 남녀 그룹을 만날 수 있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아직은 첫 방에 불과한 서현.용화 커플의 성공 여부를 성급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둘은 풋풋하고 상큼한 첫인상을 시청자에게 주었으며, 바른생활소녀 서현으로 인해 절대로 애먼 짓 못할 용화의 전전긍긍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진운까지 이 어린 세 친구들의 그려낼 앞으로의 그림에 대한 기대감만은 충분히 높여준 것 같다.

과연 용화는 서현에게 남자가 고구마보다 더 좋다는 말을 끌어낼 수 있을까?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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