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이 3주 연속 결방될 위기에 처했다. 담당 PD 10명이 ‘비합리적인 아이템 불허’ 등을 이유로 ‘제작 중단’에 돌입하며 ‘제작 자율성’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이 묵묵부답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PD수첩>은 지난 25일에 이어 내일(1일)도 결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PD수첩> 관계자는 31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 제작이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 다음 주 방송도 아이템이 결정된 게 없다. 만일 이번 주 초에 사측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 주 제작도 현실적으로 문제”라며 8일 방송까지 결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사측이 8월 1일 <PD수첩> 방송 시간 때에 지난주처럼 <100분 토론>을 앞당겨 편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MBC 소속 PD들이 24일 오전 10시 30분 상암 MBC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대법원에서 실형 확정 판결을 받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이야기를 고리로, 한국사회의 노동 문제를 다루려고 했으나, 해당 아이템이 MBC 제작간부에 의해 가로막히자 지난 21일부로 제작중단에 돌입했다.

MBC는 지난 24일 <PD수첩> 팀장인 장현원 시사제작3부장이 “양심을 지키고 싶다”며 보직 사퇴를 선언한 뒤 라디오·편성 쪽에서 근무했던 김지수 PD를 팀장으로 앉혔다. 김 팀장은 현재 ‘제작중단’ 중인 담당 PD들을 면담하며 업무파악을 진행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PD들은 제작거부 선언 이후 출근·점심·저녁 시간 때에 자신들의 이름과 요구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고 피케팅을 진행 중이다.

<PD수첩> 제작진 이외에 다른 시사제작국 구성원들의 ‘제작중단·거부’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D수첩> 관계자는 “시사제작국 소속 팀마다 사정이 달라 내부에서 ‘제작중단·거부’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며 “팀 내에서 결정이 이뤄지면 이번 주 중에 시사제작국 총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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