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26일 뮤직뱅크에서 4주 연속 1위에 오른 소녀시대
소녀시대 Oh!가 KBS 뮤직뱅크 연속 4주 1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4연속 2만점을 넘기는 대기록을 함께 세웠다. 이런 기록은 작년 Gee 때도 거두지 못한 성적이다. 이로써 소녀시대는 역대 최고점수 3위를 제외하고 1위부터 5위까지를 모두 Oh! 한 곡으로 랭크시켰다. 게다가 다음주 역시 1위가 거의 확정적이어서 Oh!의 롱런체제는 갖춰졌다. 가요계 기록제조기 소녀시대의 질주는 거침없고, 막을 수 없는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

컴백하자마자 YG의 대성, 2NE1 그리고 최근의 빅뱅까지 음원순위를 불안케 하는 강력한 견제가 기습적으로 등장했으나 소녀시대의 도도한 행보를 막아서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한편에서는 YG의 소녀시대 견제가 오히려 스스로의 불안감을 노출케 했다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연이은 YG의 기습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소녀시대와의 경쟁은 우결(우리 결혼 했어요)버프를 받고 있는 발라드 그룹 2AM이었다. 비록 뮤직뱅크에서는 높은 벽을 느껴야 했지만 인기가요에서는 먼저 뮤티즌 송을 수상했고, 엠넷의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에 올라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소녀시대 컴백 직전 뮤직뱅크 1위에 오른 신인 씨엔블루와 더불어 4주차까지 순위 변동 없이 나란히 동행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2AM의 뮤직뱅크 1위 등극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소녀시대가 컴백 이후 줄곧 2만점대의 고공행진을 이어오는 까닭이다. 3주차부터는 가까스로 음원부분에서 따라잡았으나 그조차 곧이은 카라와 티아라의 컴백 이후 추월 폭이 줄어들고 있다.

▲ 2월 24일까지 음반판매량 집계

반면 소녀시대의 경우 방송횟수와 시청자 선호도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음원점유율 감소를 상쇄시키고 있다. 이른 감이 다소 있지만, 소녀시대는 사실상 다음 주 뮤직뱅크 1위도 확보한 상태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작년 거둔 최고의 아이돌그룹으로서의 높아진 위상에 따른 독보적인 시청자 선호도 점수와 더불어 발표 1주일 만에 역대 아이돌그룹 음반 초동 판매 2위에 오를 정도로 호조를 띠고 있는 음반판매 역할이 크다.

이번 소녀시대 정규2집 활동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음반판매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지난 포스트 통해(기록제조기 소녀시대 골든디스크 향해 달린다) 그 이유에 대해서 분석하고 예상한 바 있다. 그 예측이 대부분 적중해서 소녀시대 2집은 컴백 1달을 채우기도 전에 한터 기준 10만장을 돌파했다. 꼭 골든디스크 대상이 아니더라도 현재 SM엔터테인먼트가 음반판매에 집중한 결과 이번 주에 이어 다음 주까지도 Oh! 열풍을 이어가는데 중요한 포석이 되었다.

소녀시대는 3주차 뮤뱅 성적에서 2AM에게 음원에서 밀리기 시작하자 곧바로 팬 싸인회를 열었다. 그와 동시에 잠시 주춤하던 음반은 다시 탄력을 받아 꾸준히 팔려나가기 시작했고, 그것은 고스란히 차트에서 경쟁 그룹들이 감히 넘보지 못할 철옹성 같은 위용을 과시했다. 4주 연속 뮤직뱅크 1위에 오른 소녀시대는 5연속의 의미보다도 2만점 대를 언제까지 이어갈 지에 대한 관심이 더 큰 상황이다.

이렇듯 소녀시대가 음반 판매에 성공을 보인 데는 소속사와 팬덤의 집요한 분석과 대응이 적중한 것이 컸다. 서울지역 팬싸인회를 통해 4주차 뮤직뱅크 성적을 안정권으로 올려놓은 소녀시대 팬덤은 아무래도 음원 등에서 탄력을 잃을 것을 예상하고 곧바로 5주차를 위한 팬덤 연합 총지원에 나섰다. 이를 Oh!위크라고 명명하고 24일부터 28일까지 음원, 음반 및 각종 투표에 적극적인 공세에 돌입한 것이었다.

▲ 영등포 타임스퀘어 소녀시대 팬 사인회에 몰린 인파. 사진출처 소시당 씨네21

이렇듯 팬덤의 총공세를 자극한 것은 만만치 않은 걸그룹 카라와 티아라의 컴백이 가장 크다. 지금까지 동행했던 2AM과 마찬가지로 카라와 티아라를 상대로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음반 구매에 집중한 것이 기획사 뺨칠 정도로 정확한 대처였다. 동시에 컴백한 카라와 티아라는 음원 사이트를 양분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어느 한쪽도 압도적인 점유를 차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2AM은 하향세이고 따라서 소녀시대는 앞선 음반점수와 기타 우세한 요소를 통해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오!위크가 시작된 24일부터 음반 구매에 총력을 쏟았던 카라의 일간 판매를 뛰어넘기 시작해서 불과 사흘 만인 26일 총 판매량 10만장을 기록하는 동시에 주간 총판매에서 앞서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이것에는 팬덤의 오!위크에 이어 발표된 3월초 지방 팬 싸인회 발표가 함께 힘을 발휘한 결과이다.

이로써 2월 마지막 주 음반판매는 경쟁 그룹들에 비해 착실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아직 남아 있는 부산, 광주 등의 대도시 2곳까지도 팬 싸인회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이상 음반판매량은 당분간 증가폭이 줄지 않을 전망이다.

음반판매의 호조와 이를 통한 연속1위 행진은 시청자 선호도와 방송횟수를 높이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롱런에 시너지를 주게 될 것이다. SBS 인기가요의 경우 트리플크라운이라는 시스템으로 인해 3주 1위를 할 경우 순위 자체에 올리지 않지만 뮤직뱅크는 그룹 스스로 활동을 마감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차트에 올리기 때문에 소녀시대의 롱런은 지속 가능한 목표가 된 것이다.

▲ SM엔터테인먼트

직접 접촉할 수 없는 기획사의 의도는 확인할 수 없지만, 4주차까지의 예상점수를 거의 차이 없이 맞혀왔던 팬덤에서는 5주를 넘기면 7주까지는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주까지는 확실한 우위를 확보한 음반판매, 시청자 선호도로 안정권을 유지하고 7주차에는 카라와 티아라 역시 음원 발표의 초기 물량이 어느 정도 꺽이는 시점이기에 음반 판매를 독려할 수 있는 계기만 한 번 더 주어지면 7주 연속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이런 정도면 소녀시대 정규2집 활동은 충분한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작년 Gee가 9주 연속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이후 5주 연속을 기록한 2NE1, 지드래곤 등이 있지만 그 이상의 기록은 아직 없다. 때문에 소녀시대 팬덤의 전망대로 5주를 넘기는 기록을 다시 세운다면 2010년 가요계 역시 소시현상이란 주제어 연구에 골몰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가요계 역사와 기록을 새로 쓰는 소녀시대 Oh!에 대한 인색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과를 올린 원인은 역시나 높은 대중인지도와 팬덤의 위력을 들 수 있다. 전문가 못지않은 자료와 경험을 통해 가요계를 읽고 대처하는 능력을 갖춘 팬덤의 움직임은 놀라울 정도다. 거기다가 작년 최고의 그룹으로서 받는 프리미엄이 뮤직뱅크의 차트 선정의 주요 요소인 시청자 선호도의 고득점을 가능케 해주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 27,28일 앙코르 콘서트를 맞는 소녀시대의 거침없는 질주의 종착지는 3월 첫 주 뮤직뱅크에 달려 있다. 현실적으로 Gee의 재현은 어렵겠지만 얼마나 그에 근접한 성적을 거둘지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그와 함께 카라, 티아라의 만만치 않은 도전과 추격 또한 놓칠 수 없는 긴장감을 주게 될 것이어서 3월의 가요계도 심심할 일은 없을 듯하다.

또한 아직도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흑소시의 정체와 분명 연관을 가질 리패키지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소녀시대 정규2집 활동의 정점을 찍을 것이기에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