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정부·여당이 ‘부자 증세’를 주도하자 자유한국당이 ‘담뱃세 인하’ 카드를 꺼냈다. ‘부자 증세’에 ‘서민 감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증세 논란을 부추기겠다는 전략이다. SBS·JTBC는 26일 자유한국당이 ‘담뱃값 이슈를 쟁점화’하려는 의도를 분석, 보도했지만 MBC는 자유한국당의 의도에 힘을 싣는 리포트를 내놓았다.

26일 저녁 MBC<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MBC<뉴스데스크> 앵커는 이날 <자유한국당, 담뱃값 인하 법안 발의…뒤바뀐 여야>란 제목의 리포트에서 “증세 논란의 불똥이 담뱃세 인하로 옮겨 붙었다”고 멘트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의원이 담뱃세 인하 법안을 발의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MBC는 또한 리포트에서 자유한국당의 담뱃세 인하를 비판하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말을 전달한 뒤 “하지만 민주당도 야당 시절에는 담뱃세 인상 백지화를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날 자유한국당의 담뱃값 인하 주장을 다루는 SBS와 JTBC 뉴스를 보면 MBC와는 큰 차이가 있다. SBS<8뉴스>는 <"담뱃값 인하"…'증세' 맞서 '서민 감세' 카드 던진 한국당>에서 자유한국당이 담뱃세 인하 카드를 꺼내든 이유를 분명히 했다. SBS는 해당 리포트에서 “자유한국당의 발의한 담뱃갑 인하 법안이 통과되면 세수가 한해 5조 원이 줄어들게 된다”며 “정부의 '부자 증세'에 '서민 감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자연스럽게 조세 저항을 부추기겠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위쪽부터) 26일 저녁 SBS<8뉴스>와 JTBC<뉴스룸> 보도 화면 갈무리.

JTBC<뉴스룸>은 같은날 <3년 만에 뒤바뀐 논리…'담뱃값 인하론' 불붙이는 이유는>란 제목의 리포트에서 “지난 2014년, 당시 새누리당 친박 핵심 인사들은 담뱃값 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담배 판매량은 정부 여당의 주장과는 달리 줄지 않았다”며 “(한국당의 담뱃값 인하 주장은) 정치 쟁점화에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JTBC는 이어 “지금 당장은 달라진 입장으로 인해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국민부담 줄여주자는 야당과 세금을 더 걷자는 정부 여당의 구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한국당 내에서는 ‘법안 발의를 통해 공론화를 일으키면 통과 안 돼도 의미는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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